미 상원 보고서: 테더, 이란 정권의 '생명줄' 역할

미국 상원 정보위원회 소속 민주당 의원들이 최근 공개한 보고서에서 테더(USDT)가 이란 정부의 제재 회피를 위한 핵심 도구로 사용되고 있다고 주장하며, 이란 정권의 '생명줄' 역할을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는 암호화폐 시장 전반에 대한 규제 강화 움직임과 맞물려 상당한 파장을 일으킬 것으로 예상된다.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 달러에 페그된 스테이블코인인 테더는 이란 정부가 국제사회의 금융 제재를 우회하는 데 중요한 수단으로 활용되고 있다. 상원 국토안보·정부관계위원회 산하 정보소위 민주당 의원들은 월요일 발표된 보고서를 통해 이란의 암호화폐 기반 '그림자 금융망'이 상당한 규모의 자금을 처리하고 있으며, 여기에는 다양한 이란 이해관계자들이 연루되어 있다고 밝혔다. 특히, 테더는 이란과 연계된 지갑을 차단하는 데 '반복적으로 실패'했으며, 경우에 따라 지갑 동결에 수 주가 소요되거나, 요청에도 불구하고 실제 지갑 블랙리스트 지정 없이 처리하는 경우도 있었다고 보고서는 지적했다.
보고서는 "2024년 이전에는 테더가 대테러 기관이 지정한 지갑을 포괄적이고 일관되게 동결하지 않았으며, 명백히 불법적인 지갑을 사전에 차단하는 데 계속 실패했다"고 언급했다. 이는 "제재 회피를 조장했고, 하마스와 같은 테러 조직이 비트코인과 여러 암호화폐 거래에서 테더로 전환하는 것을 부추겼다"고 덧붙였다. 보고서는 이란 정부가 테더를 통해 거래한 구체적인 총액을 명시하지는 않았으나, 작년에 약 20억 달러 규모의 거래가 있었다고 추정했다. 이 보고서는 월스트리트 저널이 처음 보도했다.
이번 보고서는 이란의 테더 사용을 암호화폐 전반에 대한 광범위한 비판으로 확장하고 있다. 보고서는 "암호화폐는 미국과 동맹국들이 이란 이슬람 공화국의 지역 테러를 막으려는 시도를 적극적으로 훼손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러한 주장은 암호화폐가 탈중앙화를 표방하지만, 특정 국가의 악의적인 활동을 지원하는 도구로 전락할 수 있다는 우려를 증폭시킨다.
이에 대해 테더는 월요일 블로그 게시물에서 미국 당국의 요청에 따라 이란 관련 자금 약 5억 5천만 달러를 동결하는 조치를 지원했다고 반박했다. 테더 최고경영자(CEO) 파올로 아르도이노는 "정부들이 제재 회피와 테러 자금 조달을 방해하기 위한 노력을 강화함에 따라, 우리는 불법 자금이 식별되고 동결될 수 있도록 미국 및 전 세계 당국과 정기적이고 직접적인 협조를 유지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테더 측은 자신들이 규제 당국과의 협력을 통해 불법 자금 동결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음을 강조하며, 보고서의 일부 주장을 반박하려는 움직임을 보였다.
그러나 민주당 의원들의 보고서는 이란의 암호화폐 사용, 특히 테더와 같은 스테이블코인의 역할에 대한 미국 정치권의 경각심을 분명히 보여준다. 이는 향후 암호화폐 규제 논의에 있어 제재 회피 및 테러 자금 조달 방지라는 이슈가 더욱 중요하게 다뤄질 것임을 시사한다. 특히, 테더는 세계 최대 스테이블코인으로서 이란과 같은 국가의 금융 제재 회피에 사용될 수 있다는 의혹은 투자자들의 신뢰도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으며, 규제 당국이 스테이블코인 발행사에 대한 감독을 강화할 가능성을 높인다.
이러한 배경 속에서 암호화폐 시장은 지속적인 규제 압박과 함께 기술적 발전, 그리고 실제 경제 시스템과의 연계성을 탐색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테더와 같은 스테이블코인이 규제 금융 시스템으로 편입되는 과정에서 아시아태평양(APAC) 지역이 중요한 시험대가 되고 있다는 점 또한 주목할 만하다. 해당 지역의 규제 환경, 실제 사용 사례, 그리고 새로운 스테이블코인(RLUSD)의 역할 등에 대한 심층적인 분석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궁극적으로 암호화폐 산업이 투명성과 신뢰성을 확보하고 지속 가능한 성장을 이루기 위해서는 제재 회피와 같은 불법적인 사용을 근절하고, 건전한 금융 생태계의 일부로 자리 잡아야 할 것이다. 이번 미 상원 보고서는 이러한 과제를 해결해야 할 시급성을 다시 한번 강조하는 계기가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