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드만삭스 CEO 승계 난항?…솔로몬과 월드론의 엇갈린 행보

월스트리트의 선두 주자인 골드만삭스가 기록적인 실적을 달성하며 승승장구하고 있지만, 최고경영자(CEO) 데이비드 솔로몬(64)의 승계 계획에 예상치 못한 난관이 발생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며 금융업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습니다. 최근 월스트리트저널(WSJ)은 골드만삭스 이사회가 내년 중으로 현 CEO인 솔로몬을 물러나게 하고, 존 월드론(57) 사장을 후임으로 임명하는 방안을 논의 중이라고 보도했습니다. 이 계획대로라면 솔로몬은 이사회 의장직을 맡게 됩니다. 웰스 파고의 은행 분석가 마이크 마요는 이러한 리더십 승계가 월스트리트에서 보기 드물게 '매끄럽고 신중한' 방식이 될 것이라고 평가했습니다.
하지만 이 계획에는 중대한 위험 요소가 존재합니다. 바로 현 CEO인 솔로몬이 자신의 자리에서 물러날 준비가 되어 있지 않거나, 반대로 후임자로 거론되는 월드론 사장이 무기한 기다리는 것에 지칠 수 있다는 점입니다. 솔로몬 CEO는 임기 초반 야심 차게 추진했던 소비자 금융 사업에서 고배를 마신 후,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시절의 거래 증가와 인공지능(AI) 붐에 힘입어 골드만삭스를 다시 한번 투자자들에게 매력적인 '순수 투자은행'으로 탈바꿈시키는 데 성공했습니다. 그의 리더십 하에 골드만삭스는 인수합병(M&A) 자문에서 1조 달러 이상을 주관하고, 올해 상반기에만 120억 달러 이상의 주식 수익을 올리는 등 눈부신 성과를 기록했습니다.
은퇴한 델라웨어 대학교 법학과 찰스 엘슨 교수는 "그와 같은 인물이 은퇴를 결정하기는 매우 어렵다"며 "오늘날 65세는 30년 전의 55세와 같다"고 언급했습니다. 그는 또한 솔로몬 CEO가 골드만삭스 이사회 의장을 겸임하며 이사회에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어, 그를 강제로 물러나게 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골드만삭스 대변인 토니 프라토는 "승계에 대한 확정된 일정은 없다"고 밝히면서도, 은행 이사회는 통상적으로 단기, 중기, 장기적인 승계 계획을 논의한다고 설명했습니다.
CEO 승계 전문가이자 예일 경영대학원의 제프리 서넨펠드는 "데이비드 솔로몬과 같이 뛰어난 성과를 내는 CEO를 내보내려고 한다면 이는 잘못된 경영"이라며, 골드만삭스 이사회가 이러한 시도를 한다면 심각한 지배구조 문제를 야기할 수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솔로몬 CEO는 2018년 취임 이후 골드만삭스 주가가 300% 이상 상승하며 KBW 은행 지수 대비 두 번째로 높은 성과를 기록했습니다. 이는 JP모건체이스의 제이미 다이먼 CEO(20년 이상 재임) 다음으로 뛰어난 성적입니다.
이러한 상황은 골드만삭스에게 딜레마를 안겨줍니다. 설령 솔로몬 CEO가 1년 내 사임할 계획을 가지고 있더라도, 이를 공개할 유인은 거의 없습니다. 엘슨 교수에 따르면, 사임 의사를 공개하면 그는 은행 내에서 영향력을 잃는 '절름발이 오리(lame duck)' 신세가 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반면, 솔로몬 CEO가 AI 붐이 초기 단계라고 믿으며 CEO직을 계속 유지하려 한다면, 월드론 사장은 왕좌를 기다리는 데 지칠 수 있습니다. 골드만삭스의 사장 겸 최고운영책임자(COO)인 월드론 사장은 이미 대체 자산 운용사인 아폴로와 칼라일에서 리더십 역할을 맡는 방안을 논의 중이었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골드만삭스는 월드론 사장을 붙잡기 위해 2030년까지 유효한 8천만 달러의 잔류 패키지를 제공했습니다. 하지만 엘슨 교수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충분한 자금을 가진 경쟁사가 월드론 사장을 영입하려 할 수 있다고 경고했습니다. 그는 "이러한 구조에서는 항상 긴장감이 존재할 것"이라며, 이는 마치 찰스 왕세자가 왕위를 기다리는 것과 같다고 비유했습니다. 즉, 솔로몬 CEO의 장기 재임 가능성과 월드론 사장의 인내심 한계가 맞물리면서 골드만삭스의 리더십 승계 과정이 복잡해질 수 있다는 분석입니다. 이러한 불확실성은 투자자들의 불안감을 자극할 수 있으며, 골드만삭스의 향후 전략과 실적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이번 CEO 승계 문제는 단순히 인력 교체를 넘어, 골드만삭스의 미래 성장 동력과 경영 전략의 연속성에 대한 중요한 질문을 던지고 있습니다. 솔로몬 CEO의 뛰어난 실적과 재임 기간 동안의 성과는 그의 연임 욕구를 부추길 수 있으며, 동시에 뛰어난 인재인 월드론 사장을 계속해서 붙잡아 두는 것은 골드만삭스의 과제가 될 것입니다. AI 시대에 접어들면서 기술주와 금융주의 상관관계가 변화하는 가운데, 금융 시장의 대표 주자인 골드만삭스의 내부적인 리더십 안정 여부는 나스닥을 비롯한 미국 기술주 시장 전반에도 간접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투자자들은 골드만삭스의 다음 행보를 예의주시하며, CEO 승계 관련 뉴스를 면밀히 분석할 필요가 있습니다. 특히 월드론 사장에게 제시된 8천만 달러의 잔류 패키지는 그의 중요성을 방증하는 동시에, 그를 놓치지 않으려는 골드만삭스의 절박함 또한 보여줍니다. 이 복잡한 역학 관계가 어떻게 해소될지, 그리고 그 과정에서 골드만삭스가 어떤 리더십 아래서 새로운 도약을 이루어낼지가 금융 시장의 최대 관심사 중 하나가 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