빗겟 해킹 자금, Zcash 프라이빗 풀로 도피…추적 난항

지난 9월 24일 발생한 암호화폐 거래소 빗겟(Bitget) 해킹 사건과 관련하여, 해커들이 탈취한 자금 중 일부를 익명성이 강화된 Zcash(ZEC)의 프라이빗 풀로 이동시켜 추적을 더욱 어렵게 만들고 있다.
블록체인 분석 결과, 빗겟 해킹으로 탈취된 ZEC 물량의 약 15%에 해당하는 2,746 ZEC(약 390만 달러 규모)가 Zcash의 최신 프라이빗 풀인 '아이언우드(Ironwood)'로 세 차례에 걸쳐 이체된 것으로 확인되었다. 이 자금들은 9월 24일 발생한 빗겟 해킹 당시 탈취범의 것으로 확인된 지갑에서 출발한 중개 지갑을 통해 흘러 들어온 것으로 파악되었다.
Zcash는 거래의 투명성을 보장하는 퍼블릭(Public) 방식과 함께, 송신자, 수신자, 거래 금액 등 모든 정보를 숨길 수 있는 프라이빗(Private) 방식의 거래를 모두 지원한다. 이번에 자금이 유입된 아이언우드 풀은 Zcash의 가장 진보된 프라이빗 풀로, 거래 내부 정보를 완전히 은닉한다. 다만, 해커들이 프라이빗 풀에서 자금을 인출하여 퍼블릭 주소로 다시 보내는 경우, 출금 시점과 금액 등 일부 정보는 추적될 가능성이 남아있다. 수사 기관은 이러한 출입점의 시점, 금액, 기타 메타데이터를 비교 분석하여 자금의 흐름을 추적하려 시도할 수 있지만, Zcash 자체적으로는 프라이빗 풀 내에서의 상세한 거래 내역을 제공하지 않아 추적에 상당한 어려움이 따를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에 프라이빗 풀로 이동된 자금은 빗겟 해킹으로 탈취된 총 ZEC 물량의 약 15%에 해당한다. 나머지 탈취 자금 중 일부는 이미 다른 블록체인으로 교환되는 과정을 거친 것으로 나타났다. 앞서 코인데스크는 해커 관련 지갑에서 THORChain과 같은 크로스체인 스왑 서비스를 통해 이더리움(ETH)을 비트코인(BTC)으로 교환하는 과정에서 약 630만 달러의 자금이 이동한 사실을 추적한 바 있다. 당시에는 이더리움이 유입되고 비트코인이 유출되는 과정이 퍼블릭 기록으로 남아 추적이 가능했지만, 이번 Zcash 프라이빗 풀 이동은 익명성을 극대화하여 추적의 난이도를 한층 높인 것으로 평가된다.
빗겟은 현재 해킹 사건 이후 3억 8,750만 달러 규모의 막대한 자금을 도난당한 상태이며, 회수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그러나 해커들이 Zcash의 프라이빗 풀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면서 자금 세탁 및 은닉 시도가 이루어지고 있어, 빗겟 입장에서는 자금 회수에 더욱 큰 난관에 봉착할 것으로 보인다.
암호화폐 시장에서 익명성 강화 기술은 사용자 프라이버시 보호라는 긍정적인 측면과 함께, 범죄 자금 은닉 및 추적 회피에 악용될 수 있다는 부정적인 측면을 동시에 가지고 있다. Zcash의 프라이빗 풀은 이러한 양면성을 극명하게 보여주는 사례로, 향후 암호화폐 관련 수사 및 규제 논의에 또 다른 과제를 던져줄 것으로 예상된다.
블록체인 보안 전문가들은 이번 사건을 통해 거래소 보안 강화의 중요성과 더불어, 익명성 코인에 대한 규제 및 추적 기술 개발의 필요성을 다시 한번 강조하고 있다. 빗겟 해킹 사건은 단순히 거래소의 보안 취약점을 넘어, 암호화폐 생태계 전반의 보안 및 규제 환경에 대한 근본적인 질문을 제기하고 있다.
현재까지 빗겟 측은 해킹 피해 복구와 관련하여 구체적인 진행 상황이나 해커 검거에 대한 정보를 공개하지 않고 있다. 다만, 내부적으로 자금 회수를 위한 다각적인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사건이 향후 암호화폐 거래소의 보안 프로토콜 및 사고 대응 매뉴얼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귀추가 주목된다.
또한, Zcash 재단 측은 이번 자금 이동에 대한 직접적인 입장을 밝히지 않았지만, Zcash의 기술은 프라이버시 보호를 위한 합법적인 목적으로 설계되었다는 점을 강조해왔다. 그러나 이번과 같은 불법적인 자금 이동에 악용되는 사례가 반복될 경우, Zcash를 포함한 프라이버시 코인에 대한 규제 압력이 더욱 거세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시장 참여자들은 이번 사건이 암호화폐 시장 전반의 신뢰도에 미칠 영향을 주시하고 있다. 대규모 해킹 사건과 더불어 추적이 어려운 방식으로 자금이 이동하는 사례는 투자자들의 불안감을 증폭시키고, 제도권 편입을 가로막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빗겟 해킹 사건의 전말과 자금 추적 결과는 향후 암호화폐 시장의 투명성과 안정성을 높이기 위한 중요한 참고 자료가 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