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규제당국, 예측시장 '도박' 논란 불식시키려 '스왑' 정의 확대 시도

미국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가 예측 시장의 이벤트 계약을 '스왑' 상품으로 공식 포함시켜 도박과의 연관성을 끊어내려는 규제 움직임을 본격화하고 있다. 이는 주 정부들이 스포츠 베팅 등 예측 시장의 일부 상품을 불법 도박으로 규정하며 제기하는 소송에 맞서, CFTC가 해당 시장에 대한 연방 규제 권한을 확립하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CFTC는 최근 백악관 예산관리국(OMB)에 두 건의 규제안 초안을 제출했다. 첫 번째 안은 이벤트 계약을 '스왑'의 규제 정의에 포함시키는 내용을 담고 있으며, 두 번째 안은 스왑 상품에서 '카지노 스타일 도박 상품'을 제외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 이러한 움직임은 연방 항소 법원에서 잇따라 상반된 판결이 나오며 복잡하게 얽힌 법적 공방 속에서 CFTC의 입지를 강화하려는 시도로 보인다.
이벤트 계약이란 스포츠 경기, 선거 등 측정 가능한 사건의 결과를 예측하고 이에 베팅하는 상품으로, 칼시(Kalshi), 폴리마켓(Polymarket), 코인베이스(Coinbase), 로빈후드(Robinhood) 등 다양한 플랫폼에서 거래되고 있다. CFTC는 이러한 예측 시장을 파생상품 및 예측 시장의 연방 규제 기관으로서 적극적으로 관리하겠다는 의지를 보여왔다. 특히, CFTC 위원장인 마이크 셀리그(Mike Selig)는 예측 시장에 대한 유일한 규제 권한이 CFTC에 있다고 주장하며, 일부 주 정부들이 제기하는 소송에 대해 적극적으로 반박하고 있다.
이번 규제안이 통과될 경우, 이벤트 계약은 CFTC의 규제를 받는 스왑 상품으로 간주된다. 이는 곧 주 정부들이 칼시와 같은 예측 시장 운영사를 상대로 제기하는 불법 도박 플랫폼 운영 혐의 소송에 결정적인 타격을 줄 수 있다. 주 정부들은 스포츠 베팅 관련 계약이 스왑에 해당하지 않으며, 따라서 해당 주 정부의 도박 규제를 받아야 한다고 주장해왔다. 그러나 CFTC의 이번 움직임은 이러한 주 정부의 주장을 정면으로 반박하는 것이다.
백악관 예산관리국(OMB)의 검토는 일반적으로 규제안이 공개 의견 수렴 절차를 거치기 전 마지막 단계로 여겨진다. 특히, '잠정 최종 규칙(interim final rule)'의 경우 즉시 효력이 발생하며, 이후 의견 수렴을 통해 수정될 수 있다. CFTC는 이러한 신속한 절차를 통해 예측 시장에 대한 규제 주도권을 확보하려는 의도를 보이고 있다.
최근 연방 항소 법원에서는 칼시의 스포츠 관련 계약이 스왑에 해당하지 않으며 주 정부의 도박 규제를 받아야 한다는 판결이 나오기도 했다. 이는 CFTC의 입장과는 상반되는 결정이었다. 하지만 CFTC가 이번에 제출한 규제안은 스왑의 정의를 명확히 하여, 두 당사자가 교환에 동의하는 금융 상품이라는 스왑의 본질에 이벤트 계약을 포함시키고, 동시에 도박과는 관련이 없음을 명시함으로써 이러한 판결의 영향력을 무력화시키려 하고 있다.
CFTC는 이미 여러 소송에서 주 정부를 상대로 적극적으로 대응하며, 예측 시장에 대한 연방 규제 권한을 수호해왔다. 이번 규제안은 이러한 노력의 일환으로, 예측 시장을 건전한 금융 상품으로 인식시키고 투자자 보호를 강화하는 데 목적이 있다. 또한, 명확한 규제 체계를 확립함으로써 시장의 불확실성을 줄이고 관련 산업의 성장을 지원하려는 의도도 내포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이번 CFTC의 규제안 제출은 미국 내 예측 시장의 미래를 결정짓는 중요한 전환점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규제 당국의 공식적인 입장 표명과 그에 따른 법적 해석은 향후 칼시를 비롯한 예측 시장 플랫폼들의 운영 방식과 투자자들의 시장 참여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이다. 특히, 이벤트 계약이 도박이 아닌 규제된 금융 상품으로 인정받게 된다면, 해당 시장은 더욱 성숙하고 확대될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주 정부들과의 법적 공방이 완전히 종식되지 않은 만큼, 최종적인 결과는 좀 더 지켜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