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만개 비트코인 몰수 소송, 피해자 구제 길 막힌 사연

미국 법원이 약 12만 7천 개에 달하는 몰수 비트코인에 대한 피해자들의 소유권 주장 시도를 잇달아 기각하며, 이들의 구제 가능성에 제동을 걸었습니다. 뉴욕 동부지방법원의 레이첼 P. 코버 판사는 지난 9월 25일, 9명의 사기 피해자들이 제기한 몰수 비트코인에 대한 이의 신청을 받아들이지 않는다는 명령을 내렸습니다. 해당 피해자들은 자신들이 사기를 당해 잃은 자금이 압류된 비트코인 지갑과 직접적으로 연결된다는 점을 입증하지 못해, 법적으로 해당 자산에 대한 소유권을 주장할 법적 지위(standing)를 확보하지 못했습니다.
이번 판결은 2025년 10월 14일에 제기된 민사 몰수 소송과 깊은 관련이 있습니다. 당시 미국 법무부는 캄보디아의 재벌 그룹인 프린스 홀딩 그룹(Prince Holding Group)과 그 회장 천 지(Chen Zhi)와 관련된 사기 및 자금 세탁 혐의와 연관된 비트코인이 미국 당국에 의해 압류되었다고 밝혔습니다. 이 비트코인은 약 127,271개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법원은 이번에 제기된 9건의 청구를 법원이 인정한 '적시적 청구(timely claims)'와 '늦은 제출 신청(late filings)'으로 구분하여 심리했습니다. 그중 애스 리피뇨(Ath Leepinyo)와 코니 윌슨(Connie Wilson)이 제기한 적시적 청구는 기각되었으며, 나머지 7명의 신청자는 늦게 제출된 청구에 대한 허가를 받지 못했습니다. 이들 모두 법원이 소송을 진행하기 위해 요구하는 최소한의 법적 요건인 '연방 헌법 제3조에 따른 법적 지위(Article III standing)'를 충족하지 못했습니다.
법원은 이들 신청자들이 제기한 주장이 인정된다 하더라도, 이는 몰수 대상 자산에 대한 특정 이해관계를 가지는 것이 아니라, 단순히 보상을 요구하는 '일반 무담보 채권자(general unsecured creditors)'의 지위에 불과하다고 판단했습니다. 즉, 사기 피해를 입었다는 사실만으로는 압류된 비트코인의 소유권을 주장할 수 없다는 것입니다. 판사는 또한, '구성적 신탁(constructive trust)'이 있다면 신청자에게 법정 소유권 이외의 형평법상 소유권 지위를 부여할 수 있다는 점을 인정했지만, 이번 사건에서는 신청자들이 자신들의 자금과 압류된 비트코인 사이에 필요한 연관성을 합리적으로 입증하지 못했다고 지적했습니다.
예를 들어, 로렌스 D. 반 딘 호븐(Lawrence D. Van Dyn Hoven)은 자신의 도난당한 암호화폐가 이번 압류에 포함되었다는 수사관의 믿음에 근거하여 주장을 펼쳤지만, 코버 판사는 이러한 믿음을 뒷받침할 구체적인 사실관계가 제시되지 않았다고 판단했습니다.
이번 판결로 인해 피해자들이 직접적으로 몰수된 비트코인에 대한 소유권을 주장하여 회수할 수 있는 길은 사실상 차단되었습니다. 그러나 법원은 또 다른 구제 가능성으로 '피해자 구제(victim remission)' 절차를 제시했습니다.
피해자 구제 절차는 정부가 해당 비트코인을 최종적으로 몰수하는 데 성공할 경우, 법적 소유권이 없더라도 적격성이 인정되는 피해자들이 법무부에 회수를 청원할 수 있도록 하는 제도입니다. 28 CFR 9.8 규정에 따르면, 청원자는 몰수의 근거가 된 범죄 또는 관련 범죄로 인해 직접적으로 발생한 구체적인 재정적 손실을 입증해야 하며, 기타 자격 조건을 충족해야 합니다. 여기에는 범죄에 대한 고의적인 참여 또는 이득이 없어야 하며, 의도적인 무지가 없어야 한다는 조건이 포함됩니다. 또한, 손실에 대해 이미 보상을 받지 않았고, 회수 가능한 합리적인 대체 자산이 없음을 증명해야 합니다.
만약 몰수된 자산이 청원된 모든 손실액을 충당하지 못할 경우, 인정받은 피해자들은 비례적으로 배분된 금액을 받게 됩니다. 피해자 구제는 피해자가 연관된 순 몰수 수익에서 차지하는 비율로 제한되며, 따라서 몰수된 비트코인의 규모와 총 피해 금액에 따라 실제 지급되는 금액이 결정될 것입니다. 그러나 피해자 구제 절차 역시 엄격한 요건을 요구하며, 피해 사실 입증 및 관련 서류 준비에 상당한 시간과 노력이 필요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결국, 이번 법원의 결정은 압류된 비트코인에 대한 직접적인 회수 가능성을 낮추고, 향후 피해자들이 추가적인 절차를 통해 구제받을 수 있는 가능성만을 열어둔 상황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번 사건은 대규모 암호화폐 몰수 사건에서 피해자들이 자신의 자산을 되찾기 위해 넘어야 할 법적 장벽이 얼마나 높은지를 보여주는 사례로 남을 것입니다. 법률 전문가들은 이러한 몰수 사건에서 피해자 구제가 원활하게 이루어지기 위해서는 보다 명확하고 간소화된 절차 마련이 필요하다고 지적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