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상원, 스테이블코인 소액 결제 '과세 유예'…비트코인 차등 적용

미국 상원에서 유통되는 스테이블코인을 활용한 소액 결제에 대해 양도차익을 과세하지 않는 방안이 추진된다. 반면, 비트코인을 비롯한 다른 암호화폐의 경우 기존처럼 소득 신고 의무가 유지된다. 이는 암호화폐 규제 논의의 새로운 국면을 예고하며 투자자들의 주목을 받고 있다.
지난 9월 30일 스티브 데인스 상원의원(공화당, 몬태나)이 공개한 '과세 원칙과 디지털 자산의 조율에 관한 법률(ADAPT Act)' 초안에 따르면, 특정 조건을 충족하는 미국 달러 연동 스테이블코인을 이용한 상품 및 서비스 구매 시, 해당 스테이블코인의 가치 변동으로 인한 이익이나 손실을 인식하지 않기로 했다. 이는 실질적으로 소액 결제에 대한 과세 부담을 덜어주는 조치로 해석된다. 다만, 이 조항은 특정 구매 가치 상한선 없이 적용될 예정이지만, 스테이블코인 자체의 종류 및 취득 가격 등 몇 가지 요건을 충족해야 한다.
ADAPT Act 초안은 올해 9월 25일 블룸버그 로우(Bloomberg Law)에 의해 처음 보도되었으며, 데인스 의원은 다음 주에 법안을 공식 발의할 것으로 예상된다. 56페이지 분량의 이 법안에는 신시아 루미스, 버니 모레노, 팀 스콧 상원의원 등도 공동 발의자로 참여했다. 이들은 암호화폐에 대한 합리적인 규제 프레임워크를 구축하는 데 앞장서 온 인물들로 알려져 있다.
현재 미국 국세청(IRS)의 지침에 따르면, 어떤 금액이든 디지털 자산으로 상품이나 서비스를 구매하는 행위는 '처분(disposition)'으로 간주된다. 개인 또는 투자 자산을 보유한 투자자들은 해당 자산의 가치와 취득 원가를 기반으로 양도소득세 또는 손실을 계산하고 보고해야 한다. 예를 들어, 3달러에 취득한 비트코인으로 5달러짜리 커피를 구매했다면, 2달러의 양도소득이 발생하며 이는 세금 신고 시 보고되어야 한다.
이번 ADAPT Act 초안은 세법에 새로운 1034조를 신설하여, '적격 지급 스테이블코인(covered payment stablecoins)'의 처분을 비인식 사건(nonrecognition event)으로 규정한다. 이는 스테이블코인 자체의 가치 변동으로 인한 손익을 과세 대상에서 제외하는 것을 의미하며, 판매세 및 기타 구매 관련 의무는 기존대로 유지된다.
그렇다면 어떤 스테이블코인이 '적격 지급 스테이블코인'으로 인정받을 수 있을까? 우선, 해당 스테이블코인은 '허가된 지급 스테이블코인 발행자(permitted payment stablecoin issuer)'에 의해 발행된 '적격 미국 달러 스테이블코인(qualified US dollar stablecoin)'이어야 한다. 이는 GENIUS Act에서 정의하는 기준을 따른다. 해외 발행자의 경우, 미국 통화감독청(OCC)에 등록하거나 해당 국가의 규제 체계가 미국과 동등하다고 재무부가 인정하는 경우에만 해당될 수 있다. 또한, 재무부가 발표하는 가장 최신 보고서에 등재되어 있어야 하며, 납세자는 최초 구매 시점의 가격이 1달러 기준 3% 이내로 취득했어야 한다.
재무부는 적격 스테이블코인 목록을 최소 3개월마다 발표할 예정이다. 이 보고서에는 직전 12개월 동안 1달러 기준 3% 이내에서 활발하게 거래된 모든 적격 스테이블코인이 명시될 것이다. 사용자들과 결제 서비스 제공업체들은 결제 시점에 최신 목록을 확인해야 한다.
하지만 이러한 혜택이 모든 스테이블코인 사용자에게 적용되는 것은 아니다. 적격 달러 스테이블코인 관련 거래, 중개, 딜러 행위는 면제 대상에서 제외된다. 또한, 미국 달러 외의 기능 통화를 사용하는 납세자들도 이 혜택을 받을 수 없다. 재무부는 유사한 사업 활동을 영위하는 다른 사업체에도 이러한 사업자 제외 조항을 확대 적용할 수 있는 권한을 가진다.
납세자는 적격 지급 거래와 기타 거래를 명확히 구분할 수 있는 기록을 유지해야 한다. 적격 지급 거래는 세법 6045(i)(1)에 따른 중개인 정보 보고 의무에서 면제된다. 또한, 중개인들은 고객의 인증에 의존할 수 있으며, 다른 곳에서 구매한 스테이블코인의 3% 취득 테스트를 직접 검증할 필요가 없어질 수도 있다.
이번 법안은 비트코인과 같은 변동성이 큰 암호화폐와 상대적으로 가격 안정성이 높은 스테이블코인 간의 과세 정책을 차별화하려는 움직임으로 풀이된다. 스테이블코인을 일상적인 결제 수단으로 장려하려는 의도가 엿보이는 동시에, 암호화폐의 종류와 용도에 따라 다른 규제가 적용될 수 있음을 시사한다.
비트코인의 경우, 여전히 소득 신고 의무가 유지된다. 즉, 비트코인을 사용하여 상품이나 서비스를 구매할 때마다 해당 시점의 시가와 취득 원가를 비교하여 양도소득세 신고를 해야 한다. 이는 비트코인의 높은 가격 변동성으로 인해 납세자들이 예상치 못한 세금 부담에 직면할 수 있음을 의미한다.
다만, 법안 초안은 '네트워크 비용'과 같이 10달러 이하의 소액 거래에 대한 별도의 구제책을 제시한다. 이는 암호화폐를 이용한 소액 결제의 편의성을 높이고자 하는 노력의 일환으로 보인다. 하지만 이러한 소액 거래 구제책 역시 특정 조건을 충족해야 하며, 구체적인 적용 범위는 향후 법안 통과 과정에서 더욱 명확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 법안 추진은 미국 의회가 암호화폐, 특히 스테이블코인의 잠재력을 인식하고 현실적인 사용을 촉진하기 위한 정책적 시도를 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그러나 규제 논의는 여전히 진행 중이며, 스테이블코인의 정의, 발행자 요건, 재무부의 보고 체계 등 구체적인 내용들이 향후 시장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 투자자들은 관련 동향을 면밀히 주시하며 규제 변화에 대비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