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규제당국, 토큰화된 증거 자산의 위기 시 현금화 가능성 조사

유럽 증권시장감독청(ESMA)이 토큰화된 증거 자산(tokenized collateral)의 법적, 유동성, 운영상 위험에 대한 업계의 피드백을 수집하고 있다. 이는 위기 상황 발생 시 해당 자산이 신속하게 현금화될 수 있는지 여부를 파악하고, 필요한 추가 규제 조치를 결정하기 위한 사전 작업의 일환이다.
ESMA는 금요일, 토큰화된 증거 자산의 영향을 평가하기 위한 '증거 요청(call for evidence)'을 공개했다. 베레나 로스 ESMA 의장은 "우리는 토큰화된 시장이 법적 확실성, 상호운용 가능한 인프라, 적절한 감독 하에 국경을 넘어 안전하고 대규모로 운영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근 은행과 투자자들이 증거금 충족을 위해 증권에 대한 신속한 접근을 모색함에 따라, 토큰화된 증거 자산은 유럽 청산 절차에 점차 도입되고 있다. ESMA의 이번 검토는 회원사의 채무 불이행 발생 시 청산기관이 이러한 증거 자산에 접근하고 이를 청산할 수 있도록 기존 EU 규정이 충분한지 여부를 판단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다.
실제로 지난 2025년 7월, 유렉스 클리어링(Eurex Clearing)은 분산원장기술(DLT) 기반의 증거 자산 서비스를 도입했다. 네덜란드 연기금 투자자인 PGGM을 위해 JP모건은 다른 수탁 기관에서 증권을 이동시키는 최초의 실거래를 성공적으로 수행했다. 이는 토큰화된 증거 자산의 실제 활용 가능성을 보여주는 사례로 평가된다.
**토큰화된 증거 자산, 유동성과 소유권에 대한 심층 검토**
이번 ESMA의 민간 자문은 전통적인 금융 인프라에 보관된 자산의 토큰화된 표현과 분산 원장에 직접 발행된 자산을 모두 포괄한다. 또한, 이러한 모델들이 스테이블코인, 중앙은행 디지털 화폐(CBDC) 및 토큰화된 예금과 어떻게 상호 작용하는지에 대한 조사도 포함된다.
ESMA는 전통적인 형태에서는 유동성이 높은 자산이라 할지라도, 토큰화될 경우 환매 절차로 인한 지연이나 이전 제한과 같은 추가적인 위험에 직면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또한, 토큰 이전이 기초 자산에 대한 소유권 또는 집행 가능한 권리를 부여하는지에 대한 질문도 제기되었다. 이는 토큰의 법적 지위와 관련된 복잡한 문제를 야기할 수 있으며, 명확한 법적 프레임워크의 필요성을 시사한다.
관련하여, ESMA는 2027년 EU 전반의 인공지능(AI) 및 토큰화 감독을 우선 과제로 삼을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는 금융 시장의 디지털 전환에 대한 감독 강화를 예고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이번 자문은 최근 유로시스템이 금융 기관들이 중앙은행 디지털 화폐를 사용하여 토큰화된 자산 거래를 결제할 수 있도록 하는 시스템인 '폰테스(Pontes)'를 출시한 이후에 나온 것이다. ESMA는 폰테스가 블록체인 기반 인프라를 기존 결제 시스템과 연결함으로써 토큰화된 증거 자산 체계를 지원할 수 있다고 언급했다.
이는 블록체인 기술이 전통적인 금융 시스템과의 연계를 통해 효율성을 높일 수 있음을 보여주는 동시에, 규제 당국이 이러한 새로운 기술의 도입과 확산에 대한 면밀한 모니터링 및 정책 수립에 나섰음을 의미한다. 시장 참여자들은 ESMA의 이번 움직임에 촉각을 곤두세우며, 향후 규제 방향과 이에 따른 사업 전략 수정 가능성을 주시하고 있다. 특히, 유럽의 시장 규율을 담당하는 MiCA(Markets in Crypto-Assets) 규제가 테더(USDT)와 같은 스테이블코인에 대한 엄격한 기준을 적용하는 가운데, ESMA의 이번 조치는 토큰화된 금융 상품 전반에 대한 규제 환경 변화를 예고하는 중요한 신호로 해석될 수 있다.
결론적으로, ESMA의 이번 행보는 토큰화된 증거 자산의 잠재력을 인정하면서도, 시장의 안정성과 투자자 보호를 최우선 가치로 두려는 규제 당국의 의지를 보여준다. 앞으로 업계의 반응과 ESMA의 후속 조치에 따라 토큰화된 금융 상품 시장의 발전 방향이 결정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위기 시 현금화 능력에 대한 실질적인 검증과 명확한 법적, 운영적 가이드라인 마련이 향후 시장 성장의 중요한 변수가 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