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 변동성 '착시 현상'…2018년보다 더 잦은 급등락

비트코인 시장이 겉보기와는 다른 '변동성 착시 현상'을 겪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연간 변동성은 크게 줄었지만, 실제 시장에서는 2018년 약세장보다 더 잦은 극심한 가격 변동이 발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현상은 기존의 리스크 측정 방식이 비트코인의 잠재적 위험을 과소평가할 수 있다는 우려를 낳고 있다.
암호화폐 전문 매체 코인데스크의 분석에 따르면, 올해(2026년 기준, 원문 연도) 비트코인은 이미 10번의 '3-시그마(sigma)' 거래일을 기록했다. 이는 2018년 비트코인 가격이 73% 폭락했던 약세장에서도 8번 기록된 것보다 많은 수치다. 3-시그마 거래일은 자산 가격이 최근 평균 움직임에서 최소 3배의 표준편차 이상 벗어난 날을 의미하며, 이는 일반적인 시장 상황에서는 드물게 발생하는 극심한 가격 변동을 나타낸다.
시그마는 통계학에서 데이터가 평균으로부터 얼마나 퍼져 있는지를 나타내는 척도로, 금융 시장에서는 자산 가격의 변동성을 측정하는 데 사용된다. 코인데스크 분석은 비트코인의 일일 가격 변동폭을 지난 30일간의 실현 변동성과 비교하여 3-시그마 기준을 산출했다. 즉, 하루의 가격 움직임이 지난 한 달간의 평균적인 하루 변동폭의 3배 이상을 상하방으로 움직였다면 3-시그마 거래일로 분류된 것이다.
정규분포 곡선에서 약 95%의 데이터는 2-시그마 범위 내에 속하며, 99.7%는 3-시그마 범위 내에 속한다. 따라서 3-시그마 이상의 움직임은 매우 드문 현상으로 간주되며, 투자자들은 이를 통해 자산의 예상치 못한 급격한 가격 변동 가능성을 감지한다. 3-시그마 거래일이 잦다는 것은 해당 자산이 전반적인 변동성은 줄어들고 있더라도 여전히 급격한 가격 충격에 취약하다는 것을 시사한다.
이는 비트코인 시장이 과거에 비해 성숙해졌음을 보여주는 동시에, 극단적인 가격 움직임의 가능성은 여전히 남아 있음을 시사한다. 올해 비트코인의 연간 변동성은 약 46%로, 2018년의 84%에 비해 크게 낮아졌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3-시그마 거래일은 2018년보다 더 자주 발생하고 있다. 이는 최근 변동성에 비해 이례적인 가격 움직임의 빈도는 높아졌지만, 그러한 움직임 자체의 규모는 다소 줄어들었음을 의미한다. 올해 3-시그마 거래일의 평균 가격 변동률은 약 7%로, 2018년의 약 10%보다 감소했다.
니콜라스 콰트라보(Nicolas Quatravaux) 패러다임 EMEA 총괄은 "비트코인은 여전히 긴 침묵기 후에 날카로운 재가격 조정 과정을 거치며, 이는 변하지 않았다. 시장은 기관 투자자, ETF, 훨씬 깊어진 유동성 등으로 성숙해졌기 때문에 평균적인 날은 더 잔잔해졌다. 하지만 거시 경제 충격, 레버리지, 포지셔닝 등의 위험은 사라지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패러다임은 암호화폐 파생상품 시장에서 선도적인 기관 유동성 네트워크를 제공하는 업체다.
이러한 비트코인의 특성은 다른 변동성 높은 자산과 비교했을 때 더욱 두드러진다. 2024년 이후 비트코인의 변동성은 약 47%로, 엔비디아(Nvidia)와 비슷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그러나 같은 기간 비트코인은 26번의 3-시그마 거래일을 기록한 반면, 엔비디아는 8번에 그쳤다. S&P 500 지수는 16번, 금은 12번의 3-시그마 거래일을 기록했다. 이는 비트코인이 전통적인 금융 자산이나 다른 기술주에 비해 훨씬 더 빈번하게 극심한 가격 변동을 경험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기존의 표준적인 '최소 필요 자본(Value-at-Risk, VaR)' 모델과 같은 위험 관리 도구들은 최근의 낮은 변동성에 기반하여 비트코인의 잠재적 위험을 과소평가할 수 있다. 이러한 모델들은 과거 데이터를 기반으로 미래의 최대 손실 가능성을 예측하는데, 만약 최근 데이터에 극단적인 가격 움직임이 드물었다면 모델은 실제보다 낙관적인 위험 추정치를 제시할 가능성이 높다. 이는 투자자들이 비트코인에 대해 예상보다 더 큰 규모의 포트폴리오를 할당하도록 부추길 수 있다.
시장 참여자들은 이러한 현상의 원인으로 거시 경제적 충격, 과도한 레버리지 사용, 파생상품 시장에서의 포지셔닝 등을 꼽는다. 예를 들어, 글로벌 인플레이션 우려, 중앙은행의 금리 정책 변화, 지정학적 리스크 등은 비트코인 가격에 급격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또한, 파생상품 시장에서 차입을 통해 대규모 포지션을 구축한 투자자들이 시장 충격 발생 시 급격하게 포지션을 청산하면서 가격 변동성을 더욱 증폭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하기도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더 깊어진 유동성과 더 강력한 위험 관리 시스템, 그리고 증가하는 기관 투자자들의 참여는 시장이 이러한 충격을 흡수하는 데 도움을 주고 있다. 기관 투자자들의 진입은 시장의 전반적인 거래량을 늘리고, 대규모 매수/매도 주문에도 가격이 크게 흔들리지 않도록 하는 완충 역할을 한다. 또한, ETF와 같은 규제된 투자 상품의 등장은 더 많은 기관이 투명하고 안전한 방식으로 비트코인에 접근할 수 있게 하면서 시장 안정성을 높이는 데 기여하고 있다.
결론적으로, 비트코인 시장의 변동성 감소는 긍정적인 신호로 해석될 수 있지만, 3-시그마 거래일의 빈도 증가는 투자자들이 비트코인의 위험을 평가할 때 보다 신중해야 함을 시사한다. 기존의 전통적인 리스크 관리 모델에만 의존하는 것은 비트코인의 내재된 높은 변동성을 간과할 위험이 있으며, 투자자들은 이러한 시장의 복잡성을 이해하고 적절한 위험 관리 전략을 수립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