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 전 '10.10 급락' 이후... 비트코인·이더리움 유동성 회복, 알트코인 리스크 여전

작년 10월 10일, 역사상 최대 규모의 청산 사태를 불러왔던 '10.10 플래시 크래시' 이후 1년이 지났습니다. 당시 비트코인은 사상 최고치를 경신한 지 얼마 되지 않아 갑작스러운 급락세를 보이며 시장에 큰 충격을 안겨주었습니다. 하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암호화폐 시장의 주요 지표들은 흥미로운 변화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특히 비트코인과 이더리움의 유동성은 놀라운 회복세를 보인 반면, 다른 알트코인들은 여전히 불안정한 모습을 보이며 투자자들에게 주의를 요구하고 있습니다.
**주요 코인 유동성, 충격 이전 수준 회복**
코인데스크 리서치가 주요 중앙화 거래소의 시장 깊이(Market Depth)를 네 차례에 걸쳐 비교 분석한 결과, 비트코인과 이더리움의 주문 책(Order Book)은 2025년 1월 1일, 2025년 10월 10일(사고 발생일), 2026년 1월 1일, 그리고 최근 주간 데이터를 기준으로 모두 이전보다 더 깊어진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는 단순히 가격 하락으로 인한 착시 효과가 아니라, 시장 조성자(Market Maker)들이 투입한 자본이 늘어났음을 시사합니다.
비트코인의 경우, 최근 현재 가격으로부터 1% 이내의 구간에 놓인 주문량은 약 1170만 달러에 달했습니다. 이는 1년 전 사고 발생일 대비 약 75% 증가한 수치이며, 올해 초의 약 900만 달러, 2025년 초의 약 690만 달러를 훨씬 상회하는 수준입니다. 더욱 주목할 점은 비트코인 가격이 사고 발생 이전보다 약 3분의 1가량 하락했음에도 불구하고, 달러 기준으로 시장 깊이가 증가했다는 사실입니다. 이는 단순히 가격이 싸져서 주문량이 늘어난 것이 아니라, 시장 조성자들의 적극적인 자본 투입이 있었음을 의미합니다.
시장 조성자들이 가장 활발하게 거래하는 현재 가격 근처의 깊이 증가세가 두드러졌습니다. 반면, 가격으로부터 5% 떨어진 구간에서의 깊이는 약 2400만 달러 수준으로, 2025년 1월 수준과 유사한 모습을 보였습니다.
이더리움의 회복세는 일부 측면에서 더욱 강력했습니다. 현재 가격으로부터 0.5% 이내의 좁은 구간에서의 깊이는 사고 발생일 이후 두 배 이상 증가하여 약 420만 달러에 달했습니다. 1% 이내 구간에서는 약 75% 증가한 530만 달러 수준으로, 올해 초의 두 데이터 지점을 모두 넘어섰습니다.
코인데스크 리서치의 사캄 디완(Saksham Diwan)은 “주요 코인들의 주문 책 깊이가 깊어진 것은 실제 자본의 투입이지 가격 효과가 아니다”라고 강조하며, 시장의 견조한 회복세를 뒷받침했습니다. 이러한 유동성 강화는 최근 시장의 하락세 속에서 다시 한번 시험대에 올랐습니다. 지난 10월 7일부터 8일 사이, 시장이 매도세를 보이면서 비트코인의 1% 이내 깊이는 약 12% 감소했습니다. 이더리움의 가장 좁은 구간 역시 약간 얇아졌으나, 가격에서 더 멀리 떨어진 주문량은 증가하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알트코인 유동성, 지속적인 악화 추세**
하지만 이러한 긍정적인 회복세는 비트코인과 이더리움에 국한된 이야기입니다. 상대적으로 시가총액이 작은 알트코인들의 유동성은 정반대의 길을 걷고 있습니다. 알트코인 시장은 2025년 초부터 지속적으로 달러 기준으로 유동성이 감소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특히 토큰 가격 하락이 이러한 유동성 감소를 더욱 두드러지게 만들고 있으며, 투자자들의 불안감을 증폭시키고 있습니다.
알트코인 시장의 침체는 현물 거래량에서도 확연히 드러납니다. 사고 발생 주간의 현물 거래량은 거의 3분의 2가량 감소했습니다. 비록 8월 저점 대비 두 배가량 증가했지만, 여전히 사고 발생 직전의 최고치에는 크게 미치지 못하는 수준입니다. 이는 알트코인 시장 전반의 거래 활동이 위축되었음을 보여주는 명백한 증거입니다.
**'10.10 급락'의 배경과 영향**
작년 10월 10일, 비트코인은 12만 6천 달러 이상의 기록적인 고점을 찍은 후 갑작스러운 하락세를 맞았습니다. 당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중국 수입품에 100% 관세를 부과하겠다는 발표를 한 직후, 금요일 저녁 (미국 시간 기준) 얇은 거래량 속에서 비트코인 가격은 10만 5천 달러 아래로 급락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하루에만 190억 달러 이상의 레버리지 포지션이 청산되는 등 암호화폐 역사상 유례없는 대규모 청산 사태가 발생했습니다.
이러한 급격한 가격 변동성과 유동성 고갈은 시장 참여자들에게 큰 트라우마를 남겼습니다. 특히 위험 회피 심리가 강해지면서, 비교적 규모가 작은 알트코인 시장은 더욱 큰 타격을 받았습니다. 알트코인은 변동성이 크고 유동성이 상대적으로 낮기 때문에, 이러한 시장 충격에 더욱 취약할 수밖에 없습니다.
**투자자들의 과제와 전망**
1년이 지난 시점에서 비트코인과 이더리움의 유동성 회복은 긍정적인 신호로 해석될 수 있습니다. 이는 시장의 안정성이 향상되었음을 의미하며, 향후 가격 변동성을 완화하는 데 기여할 수 있습니다. 더 깊어진 주문 책은 대규모 거래가 시장에 미치는 충격을 줄여주어, 기관 투자자들의 진입을 용이하게 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알트코인 시장의 불안정한 상황은 여전히 남아있는 위험 요인입니다. 투자자들은 알트코인 투자 시 높은 변동성과 유동성 부족 가능성을 충분히 인지해야 합니다. 과거의 급락 사태가 보여주듯, 시장 전체가 급격한 하락세를 보일 때 알트코인은 더욱 큰 폭으로 하락할 수 있으며, 유동성 부족으로 인해 손실을 확정하기 어려울 수도 있습니다.
향후 알트코인 시장의 회복 여부는 전반적인 암호화폐 시장의 성장세, 혁신적인 프로젝트의 등장, 그리고 규제 환경의 변화 등 다양한 요인에 달려 있습니다. 투자자들은 개별 알트코인의 펀더멘털 분석과 함께 시장 전반의 흐름을 면밀히 주시해야 할 것입니다. 비트코인과 이더리움의 견조한 유동성이 알트코인 시장으로 확산될 수 있을지, 그리고 시장 참여자들이 과거의 충격에서 얻은 교훈을 바탕으로 더욱 성숙한 투자 전략을 구사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