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 최대 은행 CEO, 싱가포르 '지루함'이 투자처로 최고의 이유

아시아 최대 자산 규모를 자랑하는 DBS 그룹의 최고경영자(CEO) 탄 수샨은 현재 전 세계적인 불확실성 속에서 투자자들이 싱가포르와 그 기업들을 통해 안정을 찾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녀는 싱가포르를 '작은 붉은 점'이라 부르며, 이곳의 '열려있고, 예측 가능하며, 거의 지루할 정도의 안정성'이 오히려 큰 장점이라고 역설했다. 최근 DBS 아시아 퓨처 포워드 콘퍼런스에서 탄 CEO는 CNBC와의 인터뷰를 통해 “이런 거대한 변동성의 시대에 ‘지루함’은 나쁜 것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현재 글로벌 투자 및 비즈니스 환경은 무역 전쟁, 엘니뇨 관련 기상 이변, 이란 분쟁,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등 다양한 지정학적·경제적 요인으로 인해 극심한 혼란을 겪고 있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싱가포르는 AAA 등급의 국가 채무, 안정적인 정치 환경, 그리고 아시아 중심부라는 지리적 이점을 바탕으로 많은 투자자들에게 안전한 피난처로 인식되고 있다. 이는 싱가포르 정부의 강력한 경제 정책과 규제, 그리고 투명하고 예측 가능한 법 집행 시스템이 뒷받침된 결과이다.
탄 CEO는 DBS 은행 자체도 이러한 싱가포르의 특성을 그대로 반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녀는 “DBS는 세계에서 가장 안전한 신용 등급 중 하나를 보유하고 있다”고 강조하며, 싱가포르의 국영 투자 회사인 테마섹(Temasek)이 DBS의 최대 주주임을 언급했다. 테마섹은 3월 31일 기준으로 5,180억 싱가포르 달러(약 4,040억 달러)의 자산을 운용하고 있으며, 이는 싱가포르의 재정 안정성에 크게 기여하는 요소로 평가받는다. 이러한 안정성은 DBS가 급변하는 금융 시장에서도 흔들리지 않고 고객들에게 신뢰할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기반이 된다.
DBS는 또한 전 세계적인 경제 불확실성을 헤쳐나갈 수 있는 강력한 위치에 있다고 탄 CEO는 덧붙였다. 그녀는 “무역과 공급망은 모두 파편화되고 있다”면서, “지정학적 문제, 공급망 차질, 호르무즈 해협에서의 전쟁 등으로 인해 공급망 다변화를 고려해야 한다면, DBS는 고객들이 한 시장에서 다른 시장으로 신속하게 전환할 수 있도록 돕는 파트너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DBS가 단순한 금융 서비스를 넘어, 고객들의 비즈니스 운영 전반에 걸친 위험 관리와 전략 수립에 적극적으로 기여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인공지능(AI) 시대의 인력 관리와 관련하여 탄 CEO는 직원들에게 올바른 기술을 습득하도록 지도하는 방법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녀는 “인간은 본질적으로 민첩하고 유연하다”며, “모든 관리자들에게 ‘태도를 보고 채용하라’고 말한다. 왜냐하면 태도는 살 수 없고, 훈련시킬 수도 없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이는 급변하는 기술 환경 속에서, 유연한 사고와 적응력을 갖춘 인재를 확보하는 것이 기술적 능력만큼이나 중요하다는 점을 시사한다. DBS는 이러한 인재 확보 전략을 통해 미래 금융 환경에 대비하고 있다.
싱가포르의 강력한 규제 환경과 정부의 지원 정책은 금융 허브로서의 입지를 더욱 공고히 하고 있다. 특히, 암호화폐 및 블록체인 산업에 대한 명확하고 합리적인 규제 프레임워크는 혁신적인 기술 기업들이 안정적으로 성장할 수 있는 기반을 제공한다. 싱가포르 통화청(MAS)은 디지털 자산에 대한 규제를 정비하고, 관련 기업들의 라이선스 취득 절차를 간소화하는 등 적극적인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러한 노력 덕분에 많은 블록체인 기업들이 아시아 지역의 거점으로 싱가포르를 선택하고 있으며, 이는 싱가포르의 금융 산업 발전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또한, 싱가포르 정부는 지속적으로 해외 투자 유치를 위한 인센티브를 제공하고 있으며, 이는 외국인 직접 투자(FDI) 증가로 이어져 국가 경제 성장 동력으로 작용하고 있다.
DBS 은행의 이러한 행보는 단순히 개별 금융 기관의 성공 사례를 넘어, 싱가포르라는 국가가 어떻게 국제적인 혼란 속에서 안정적인 금융 및 비즈니스 환경을 제공하는지를 보여주는 중요한 지표이다. ‘지루함’이라는 단어로 표현된 싱가포르의 예측 가능성과 안정성은, 불확실성이 증대되는 글로벌 경제 환경에서 투자자들이 가장 갈망하는 요소일 수 있다. DBS는 이러한 싱가포르의 강점을 바탕으로 아시아 최대 은행으로서의 위상을 더욱 강화하며, 미래 금융 시장을 선도해 나갈 것으로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