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웜, 바이러스처럼 기기 감염 임박…암호화폐 지갑도 위협

인공지능(AI) 연구 기업 앤트로픽(Anthropic)이 자체 복제 및 자율 확산이 가능한 ‘AI 웜(AI worms)’이 수개월 내 상용화될 수 있다고 경고하며, 이에 따른 보안 위협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이들 AI 웜은 마치 컴퓨터 바이러스처럼 인간의 개입 없이도 사용자 기기에 침투해 악성 행위를 펼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앤트로픽의 프론티어 레드팀 소속 연구원 윌리엄 저우(William Zhou)와 다니엘 프리먼(Daniel Freeman)은 월요일 발표한 보고서를 통해, 안드로이드 TV, 스마트 가전제품, 카메라 등 기본적인 컴퓨팅 능력과 보안이 취약한 인터넷 연결 기기들이 AI 웜의 자율적인 공격 대상이 될 수 있다고 밝혔다. 연구원들은 소규모 AI 모델들이 인터넷 사물인터넷(IoT) 기기에서 스스로 복제할 수 있는 수준에 도달하는 데 불과 몇 개월밖에 걸리지 않을 것이라고 분석하며, 이는 “중앙에서 차단할 수 있는 지점이 없다”는 점에서 매우 어려운 위협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번 경고는 최근 AI 모델의 수학적 연산 능력이 급격히 향상됨에 따라, 기존 암호화폐 지갑 보안에 사용되는 암호화 서명을 무력화시킬 가능성에 대한 우려가 재점화된 가운데 나온 것이다. 만약 AI가 이러한 암호화 서명을 뚫을 수 있다면, 비트코인 공급량의 상당 부분이 잠재적으로 위험에 노출될 수 있다.
실제로, 글래스노드(Glassnode)의 공동 설립자 라파엘 슐체-크래프트(Rafael Schultze-Kraft)는 목요일 X(구 트위터) 게시물을 통해 전 세계 비트코인 공급량의 약 3분의 1, 즉 626만 BTC가 현재 AI 모델이나 양자 컴퓨터에 의해 해독될 수 있는 주소에 보관되어 있다고 밝혔다. 다만, 그는 이 중 433만 BTC는 주소 재사용 때문에 노출된 것이며, 해당 비트코인을 새로운 지갑으로 옮기기만 해도 위험에서 벗어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보다 하루 전, 이더리움 연구원 저스틴 드레이크(Justin Drake)는 AI 기술의 빠른 발전이 암호화폐 지갑을 보호하는 타원 곡선 디지털 서명 알고리즘(ECDSA)을 예상보다 일찍 무력화시킬 수 있다며, 사용자들에게 새로운 지갑으로 자산을 이전할 것을 촉구했다.
하지만 이러한 경고에 대해 드래곤플라이(Dragonfly)의 매니징 파트너인 하셉 쿠레시(Haseeb Qureshi)는 이를 ‘암호화폐 파멸론’이라 칭하며, 단순히 토큰을 새 주소로 옮기는 것이 위협에 대한 근본적인 해결책이 될 수 없다고 반박했다. 그는 AI가 아직 디파이(DeFi) 시장의 ‘해킹 대란’을 촉발하지 않았다고 주장하며, 지나친 우려는 경계해야 한다는 입장을 내비쳤다.
AI 웜의 등장은 단순히 개인 기기뿐만 아니라, 암호화폐 생태계 전반에 걸쳐 새로운 보안 패러다임을 요구하고 있다. 기존의 보안 체계로는 예측하기 어려운 방식으로 진화하는 AI의 위협에 어떻게 대응할 것인지가 중요한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특히, 분산화된 특성을 지닌 블록체인 네트워크와 암호화폐 지갑의 보안은 AI의 발전 속도에 맞춰 지속적인 점검과 업데이트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전문가들은 AI 웜과 같은 신종 위협에 대비하기 위해 사용자들의 적극적인 보안 의식 강화와 함께, AI 기술 발전에 따른 잠재적 위험을 분석하고 선제적으로 대응하는 글로벌 차원의 협력이 시급하다고 지적하고 있다. 또한, 암호화폐 커뮤니티 역시 AI로 인한 해킹 시나리오를 면밀히 주시하며, 새로운 보안 기술 개발 및 적용에 힘써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