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플레이션 가속화 경고…유가 상승세 심상치 않다

최신 소비자물가지수(CPI) 발표를 앞두고 인플레이션 압력이 예상보다 거세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특히 에너지 가격 급등이 전체 물가 상승세를 더욱 부추길 전망이다.
이달 10일(현지시간) 발표될 9월 CPI는 전월 대비 0.6%, 전년 동월 대비 3.6% 상승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목표치인 2%에서 더욱 멀어지는 수치로, 물가 상승률이 가속화되고 있음을 시사한다. 휘발유, 천연가스 등 에너지 가격은 최근 몇 달간 인플레이션의 주요 동인으로 작용해왔다.
변동성이 큰 식품 및 에너지 가격을 제외한 근원 CPI는 전월 대비 0.2%, 전년 동월 대비 2.5% 상승할 것으로 예상된다. 전년 동월 대비 상승률은 지난달보다 소폭 둔화될 수 있으나, 연간 기준으로는 오히려 상승세가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RSM의 수석 이코노미스트 조 브루셀라스는 "9월 CPI에 상당한 상승 위험이 있다"며 "일반적으로 인플레이션 변동이 있을 때 모델 예측치가 실제 결과를 밑도는 경우가 많다"고 지적했다. 그는 특히 최근 유가 상승이 CPI 수치를 예상보다 더 높게 끌어올릴 수 있다고 경고했다. 앞서 에너지 비용은 올해 초 미국과 이란 간의 긴장 고조 이후 인플레이션의 주요 원인으로 지목되어 왔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주 러시아에 대한 경유 판매 제한을 완화하는 등 국제 유가 하락을 유도하려는 움직임을 보였으나, 전문가들은 이러한 조치가 유가에 미치는 실질적인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보고 있다. 글로벌 유가 기준인 브렌트유 가격은 9월 한 달간 14% 이상 급등했으며, 3분기 전체로는 약 42% 상승했다. 10일 기준 브렌트유는 배럴당 105달러 선에서 거래되고 있다.
PGIM의 미국 수석 이코노미스트 로버트 소킨은 "스티키(sticky)한 유가 상승은 에너지 외 다른 부문에서도 비용 상승을 유발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는 연준이 에너지 가격 상승을 일시적인 충격으로 치부하고 금리 인상을 억제하기 어렵게 만들 수 있다는 의미다. 앞서 연준은 3년 만에 처음으로 기준금리를 인상했으며, 회의록에서는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을 시사했다. CME의 FedWatch 툴에 따르면, 시장에서는 연준이 12월 정책 회의에서 다시 한번 금리를 인상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소킨은 "금리 인상이 필요한 이유는 많다"며 "물론 연준의 다음 금리 인상 시점에 대한 확신은 낮지만, 방향성에 대한 확신은 더 커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번 CPI 발표는 11월 중간선거를 앞두고 발표되는 마지막 물가 지표라는 점에서 정치적으로도 주목받고 있다. 중간선거 결과는 워싱턴에서의 공화당 통제력을 결정할 수 있다. 미시간 대학의 소비자 심리 조사 데이터에 따르면, 올해 들어 정치 성향과 무관하게 전반적인 경제 신뢰도가 하락했다. 특히 2026년 초부터 민주당 지지자들에 비해 공화당 및 무소속 유권자의 심리 하락 폭이 더 컸다.
이날 발표될 생산자물가지수(PPI) 역시 9월에 전월 대비 0.6%, 전년 동월 대비 5.5% 상승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도매업체가 직면하는 물가 상승률을 나타내는 지표로, 두 수치 모두 완만한 상승세 가속화를 나타낸다. 이러한 지속적인 인플레이션 압력은 연준의 통화정책 결정에 중요한 변수로 작용할 것이며, 향후 금리 인상 경로 및 속도에 대한 시장의 우려를 증폭시킬 것으로 보인다. 투자자들은 CPI 및 PPI 발표 이후 연준의 대응과 이에 따른 금융 시장의 변동성을 예의주시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