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유가發 CPI 충격에 비트코인 8만2천달러선 붕괴

미국 9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예상치를 상회하면서 비트코인 가격이 8만2천 달러선 아래로 추락했다. 유가 상승이 인플레이션 우려를 재점화하며 위험자산 회피 심리를 자극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현지시간 11일 발표된 미국의 9월 CPI는 전년 동월 대비 3.7% 상승하며 시장 예상치(3.6%)를 0.1%p 웃돌았다. 이는 8월 상승률(3.7%)과 동일한 수치지만, 예상치를 상회했다는 점에서 인플레이션 둔화 기대에 찬물을 끼얹었다.
특히 휘발유 가격이 전년 동월 대비 9.1% 급등하며 전체 CPI 상승을 견인한 것으로 나타났다. BLS(미국 노동통계국) 발표에 따르면, 9월 에너지 지수는 5.2% 상승하며 8월(2.1% 상승) 대비 상승폭이 확대됐다. 중동 지역 분쟁 격화와 공급망 불안으로 인한 국제 유가 상승이 미국 물가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기조적인 인플레이션 압력을 보여주는 근원 CPI(에너지·식품 제외) 역시 전년 동월 대비 2.6% 상승하며 예상치(2.5%)를 소폭 상회했다. 이는 인플레이션이 전방위적으로 확산되고 있음을 시사한다.
카슨 그룹의 수석 거시 전략가 소누 바르게스는 "투자자들이 광범위한 인플레이션에 계속 놀라는 것은 놀라운 일이 아니다"라며 "특히 디젤 가격 상승과 AI 붐의 완전한 영향은 아직 반영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이번 CPI 발표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통화정책에도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 툴에 따르면, 시장은 오는 10월 28일 예정된 연준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0.25%p 인상할 확률을 53.7%로 전망했다. 이는 하루 전 22.1%에서 크게 상승한 수치다. 12월 금리 인상 가능성도 50%로 높아졌다.
에코노다이의 경제 분석가 테레사 시한은 "9월 고용 보고서의 부진한 숫자와 이번 CPI 발표를 종합해 볼 때, FOMC는 10월 회의에서 금리 동결 가능성이 높지만, 12월 금리 인상에 대한 확실한 편향을 보일 것"이라고 분석했다.
CPI 발표 직후 비트코인 가격은 8만1천926달러까지 하락하며 투자 심리가 위축되는 모습을 보였다. 금 가격 역시 온스당 4,079달러까지 떨어지며 안전자산 수요가 약화되는 양상을 나타냈다. 미국 국채 금리 역시 급등하며 위험자산 회피 심리를 부추겼다.
이러한 시장 상황 속에서 비트코인 투자자들은 오는 13일 발표될 생산자물가지수(PPI) 등 추가적인 인플레이션 지표를 예의주시하며 향후 연준의 통화정책 방향을 가늠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중동발 공급망 불안과 에너지 가격 상승세가 지속될 경우, 인플레이션 압력은 더욱 높아질 수 있으며 이는 비트코인을 비롯한 위험자산 시장에 지속적인 하방 압력으로 작용할 수 있다.
현재 비트코인 온체인 데이터 분석가들은 고래 투자자들의 축적 움직임과 함께 단기적인 가격 조정 후 상승세가 재개될 가능성을 주시하고 있지만, 거시 경제 지표의 불확실성이 높아짐에 따라 투자 심리는 더욱 신중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8만2천 달러선이 단기 지지선 역할을 할 수 있을지가 관건이며, 이마저도 하향 돌파할 경우 추가적인 하락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