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낸스 비트코인 채굴 풀, 해시레이트 급감 후 운영 중단

세계 최대 암호화폐 거래소 중 하나인 바이낸스가 운영해온 비트코인 채굴 풀 서비스가 오는 11월 10일부로 종료된다. 이는 비트코인 네트워크의 상당 부분을 담당했던 채굴 풀의 운영 중단으로, 블록 생산의 집중화와 채굴 시장의 재편을 예고하고 있다.
바이낸스 풀은 지난 2020년 4월 출범 이후 비트코인 네트워크의 약 2.3%에 해당하는 컴퓨팅 파워를 담당하며 상당한 영향력을 행사해왔다. 그러나 최근 몇 달간 이 풀에 할당된 컴퓨팅 파워, 즉 해시레이트는 급격히 감소했다. 작년 12월에는 초당 26 엑사해시(EH/s)에 달했던 해시레이트가 현재는 약 9.2 EH/s로, 이는 비트코인 전체 네트워크 해시레이트의 1% 미만에 해당하는 수치다. 이는 약 65%의 급격한 감소세를 나타낸다.
해시레이트 감소는 채굴 풀 운영의 수익성과 직결된다. 엑사해시는 1초당 10억 번의 연산을 수행할 수 있는 엄청난 컴퓨팅 파워를 의미하며, 이는 비트코인 블록을 채굴하는 복잡한 퍼즐을 푸는 데 사용된다. 채굴 풀은 여러 채굴 장비의 연산을 통합하여, 개별 채굴자가 블록을 발견하지 못하더라도 꾸준한 수익을 얻을 수 있도록 지원하는 역할을 한다. 바이낸스 풀은 '풀 페이퍼셰어(FPPS)'라는 지급 방식을 사용하여 채굴자들에게 작업량에 따른 보상을 지급하고, 예상보다 적은 블록을 발견할 위험을 직접 부담하는 모델을 채택해왔다.
바이낸스 측은 이번 운영 중단에 대해 구체적인 재정적 이유를 밝히지는 않았으나, '제품 및 서비스에 대한 지속적인 검토'를 이유로 들었다. 다만, 채굴 풀, 풀 세이빙스, 클라우드 마이닝, 트랜잭션 가속기 등 관련 서비스 일체가 UTC 기준 11월 10일 오전 7시에 종료된다고 공지했다. 채굴자들에게는 약 4주간의 유예 기간이 주어지며, 이 기간 동안 자신의 컴퓨팅 파워를 다른 채굴 풀로 이전해야 한다. 서비스 종료 후에는 채굴 풀 페이지가 영구적으로 삭제되며, 이용자들은 11월 24일까지 기록을 다운로드하고 지급 상태를 확인할 수 있다.
이번 바이낸스 풀의 운영 중단은 암호화폐 채굴 시장의 최근 동향과 맞물려 주목받고 있다. 앞서 SBI 크립토는 비트코인 네트워크의 약 2%를 담당하다가 올해 7월 31일부로 풀 서비스를 종료했으며, OKX 역시 올해 2월 채굴 풀 서비스를 중단한 바 있다. 이러한 추세는 소수의 대형 채굴 풀로 블록 생산이 더욱 집중될 가능성을 시사한다. 현재 비트코인 네트워크의 컴퓨팅 파워의 약 64%는 파운드리 USA, 앤트풀, F2풀 등 세 곳의 대형 채굴 풀이 장악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과거 바이낸스는 채굴 산업에 적극적으로 투자하며 확장을 지원하기도 했다. 2022년 10월에는 풀을 통해 채굴자들에게 5억 달러 규모의 대출 프로그램을 제공하며 연 5%~10%의 이자를 적용하는 등 공격적인 행보를 보였다. 그러나 이번 운영 중단 공지에서는 해당 대출 프로그램이나 미결제 대출 잔액에 대한 언급은 없었다.
바이낸스 풀의 철수는 암호화폐 채굴 산업의 수익성 악화, 규제 불확실성 증가, 그리고 점점 더 경쟁이 치열해지는 시장 환경을 반영하는 것으로 분석된다. 채굴자들은 이제 더 많은 컴퓨팅 파워를 보유한 대형 풀로 이동하여 효율성과 안정성을 확보해야 하는 과제를 안게 되었다. 이는 결국 비트코인 네트워크의 탈중앙화 수준에 미칠 영향에 대한 논의로 이어질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