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분기 암호화폐 해킹 1.2조원 육박… 복구율 33% 그쳐

올 3분기 암호화폐 업계에서 발생한 해킹 피해액이 12억 달러(약 1조 6천억 원)에 육박하며 심각한 수준에 이른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전체 피해액의 80% 이상이 단 4건의 대형 해킹 사고에서 발생했으며, 전체 해킹 건수의 절반 이상을 차지한 스마트 계약 관련 사고가 막대한 손실을 야기했다.
보안 분석 업체 해켄(Hacken)의 최근 보고서에 따르면, 3분기 동안 총 107건의 해킹 사건이 발생해 11억 8천만 달러의 피해를 입었다. 이 중 98건의 사건은 1천만 달러 미만의 피해를 기록했으나, 중앙 집중식으로 발생한 대형 해킹 사건들이 전체 피해 규모를 급증시켰다. 총 피해액의 80%는 4건의 대형 해킹 사고에서 발생했으며, 이는 개별 해킹 사건의 평균 피해액을 크게 끌어올렸다. 전체 107건의 사건을 통틀어 중간값(median) 손실액은 67만 달러였다.
피해 규모가 커진 배경에는 여러 요인이 작용했다. 공급망 공격(supplier compromises)과 기반 시설(infrastructure failures) 문제가 다수의 자산 탈취를 주도했다. 그러나 가장 빈번하게 발생한 공격 벡터는 스마트 계약 취약점을 노린 공격으로, 71건의 사건에서 총 2억 2,800만 달러의 손실을 초래했다. 이는 전체 해킹 사건 중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며, 디파이(DeFi) 프로토콜의 보안 취약성이 여전히 심각한 문제임을 시사한다.
다행히 전체 피해액의 약 33%에 해당하는 3억 8,700만 달러는 회수되거나 되돌려졌다. 이는 총 피해액의 상당 부분을 복구한 사례로 볼 수 있다. 특히 리퀴드 네트워크(Liquid Network) 해킹 사건의 경우, 자칭 '화이트햇' 해커들이 2억 7,200만 달러를 반환했으며, 이는 탈취된 금액의 약 85%에 달하는 규모다. 또한, 테크토닉(Tectonic) 사건에서는 크로노스(Cronos) 검증자들이 114분간의 블록체인 기록을 롤백하여 1억 2,040만 달러 중 약 1억 1,120만 달러를 되돌렸다. 스테이블코인 발행사인 서클(Circle)과 테더(Tether) 또한 비트겟(Bitget) 도난 사건과 관련된 약 34만 달러를 동결하며 자산 회수에 기여했다.
일부 거래소와 프로젝트 운영사들도 사용자 손실을 자체 기금으로 충당하며 신뢰 회복에 나섰다. 비트겟은 사용자 보호 기금을 통해 3억 8,700만 달러를 지원했으며, 트리플-A(Triple-A), 코인즈바이(Coinsbuy), TAC 등은 약 2,200만 달러를 상환하여 사용자들을 전액 보호했다. 이로 인해 사용자들은 금전적인 손실을 입지 않았지만, 탈취된 자산은 여전히 공격자에게 남아있는 상황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체 피해액의 32%에 해당하는 3억 8,400만 달러는 아직 회수되지도, 운영사에 의해 충당되지도 않은 상태로 남아 있어 투자자들의 불안감을 증폭시키고 있다. 이는 암호화폐 생태계 전반의 보안 강화 필요성을 다시 한번 강조하는 대목이다.
해켄은 암호화폐 업계 참여자들에게 제3자 공급업체, 개발 도구 및 보안 감사 범위를 벗어날 수 있는 외부 인프라의 사이버 보안을 강화할 것을 강력히 촉구했다. 더불어 프로토콜들이 오라클, 브릿지, 커스터디 시스템, 서명 권한 등 특권을 가진 구성 요소들을 포함하도록 보안 감사 범위를 확장할 것을 권고했다. 이러한 조치들은 잠재적인 공격 경로를 차단하고, 보다 견고한 보안 체계를 구축하는 데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현재 암호화폐 시장은 고유가와 인플레이션 우려로 인해 변동성이 커지고 있으며, 이러한 보안 사고들은 투자 심리를 더욱 위축시킬 수 있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