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악관 암호화폐 정책 공백… 트럼프 측근 이탈 '불확실성' 고조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암호화폐 자문역인 패트릭 위트(Patrick Witt)의 백악관 퇴진으로 디지털 자산 정책 담당 자리가 공석이 되면서, 향후 암호화폐 정책 추진 방향에 대한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 위트의 퇴진 자체는 예견된 수순이었으나, 그의 이탈로 백악관 내에서 명확한 디지털 자산 정책을 주도할 주체가 사라지게 된 점이 주목받고 있다.
백악관 측은 암호화폐가 여전히 우선순위 사안임을 강조하고 있지만, 최근 새로운 인공지능(AI) 최고책임자를 임명하는 과정에서 과거에는 암호화폐가 해당 직책에 포함되었던 것과 달리 이번에는 명시적으로 배제되었다는 점에서 이러한 입장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지난해 백악관으로 복귀하면서 과거 암호화폐 기술에 대한 반감을 버리고, 업계의 주목받는 인사를 암호화폐 최고책임자로 영입하고 대통령 디지털 자산 자문위원회를 설립하는 등 업계를 적극 수용하는 듯한 태도를 보였다.
그러나 약 2년이 지난 지금, 이러한 정책 추진 동력은 일시적으로 둔화된 것으로 보인다. 마지막 암호화폐 자문역으로서 해당 사무실을 이끌었던 패트릭 위트가 퇴진했으며, 최근 대통령이 새로운 AI 최고책임자를 임명하는 과정에서 과거 암호화폐와 AI 업무를 병행했던 직책은 암호화폐 업무를 제외한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현재 백악관에서 암호화폐 정책을 누가 책임지고 있는지 불분명한 상황이다. 다만, 의회 일부에서는 11월 선거 이후 마지막 회기 주간에 업계를 위한 입법 활동이 여전히 이루어질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백악관에는 여전히 정책 자문 인력이 존재하며, 트럼프 행정부는 증권거래위원회(SEC) 등 여러 기관에서 암호화폐 규제와 관련하여 여러 가지 사안을 추진하고 있다. 하지만 트럼프 전 대통령의 내부 암호화폐 정책을 이어받을 새로운 인물이 명시적으로 지명되지는 않은 상태다.
한 백악관 관계자는 코인데스크와의 인터뷰에서 위트의 노고에 감사하며, 그의 향후 행보에 행운을 빌다고 전했다. 다만, 누가 그의 뒤를 이어 업무를 맡게 될지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이 관계자는 “암호화폐와 명확성법(Crypto and Clarity Act)은 대통령에게 계속 우선순위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백악관의 디지털 자산 정책 업무는 애초에 대규모 조직은 아니었지만, 자문역들은 때때로 매우 적극적인 목소리를 냈으며, 그들의 존재는 암호화폐 목표에 중요한 행정적 도장을 찍을 수 있었다. 이러한 노력은 트럼프 전 대통령이 2025년 백악관 복귀 몇 주 전부터 시작되었는데, 당시 대통령 당선자는 전 페이팔 임원인 데이비드 삭스(David Sacks)를 차기 AI 및 암호화폐 최고책임자로 지명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또한 잘 알려지지 않은 전직 대학 미식축구 선수인 보 하인스(Bo Hines)를 디지털 자산 자문협의회의 초대 이사로 임명하기도 했다. 초기에는 1인 체제로 운영되었으나, 나중에는 부서장까지 추가되었다. 하인스는 곧 백악관의 암호화폐 대표 인물로 부상하며 암호화폐 업계 관계자들과 끊임없이 회의하고 행사 무대에 등장했다. 약 8개월간의 짧은 재임 기간 동안 그는 의회에서 업계에 큰 승리를 안겨주었는데, 바로 미국 스테이블코인 혁신 가이드 및 설립(GENIUS) 법안의 통과였다. 이 법안은 백악관에서 서명 및 기념 행사를 거치며 많은 업계 관계자들이 참석하기도 했다. 당시 행사에 참석했던 한 관계자는 “백악관이 암호화폐를 정책의 최전선에 두고 있음을 보여주는 중요한 순간이었다”고 평가하기도 했다. 그러나 현재 위트의 퇴진으로 인해 이러한 정책 추진에 브레이크가 걸릴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이와 관련하여 업계에서는 백악관의 정책 공백이 암호화폐 산업에 단기적인 혼란을 야기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특히, 스테이블코인 관련 법안 통과 이후에도 여전히 남아있는 규제 불확실성과 새로운 규제 프레임워크 구축에 대한 요구가 높은 상황에서, 정책 추진의 구심점 부재는 업계의 발목을 잡을 수 있다는 지적이다. 다음 행정부의 정책 방향 또한 현재로서는 예측하기 어려운 상황이기 때문에, 암호화폐 업계는 당분간 정책적 불확실성 속에서 움직여야 할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다시 집권할 경우, 그의 암호화폐에 대한 태도가 이전과 같을지, 혹은 더욱 강화될지에 대한 예측이 엇갈리고 있다. 한편, 현재 백악관에 남아있는 정책 자문 인력들이 어떤 역할을 수행할지, 그리고 새로운 AI 최고책임자가 암호화폐 관련 업무를 얼마나 인지하고 지원할지도 관건이 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