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C, 암호화폐 기업 실적 연동 파생상품 상품 승인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가 암호화폐 기업들의 실적 발표와 연동된 파생상품 거래를 승인하며 새로운 국면을 예고했다. 이번 승인은 시카고옵션거래소(Cboe)가 코인베이스(Coinbase)의 거래량과 비트코인 채굴 업체 마라톤 디지털 홀딩스(MARA)의 생산량에 대한 옵션 계약을 상장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내용이다.
SEC의 이번 결정은 특히 암호화폐 시장의 변동성과 규제 환경 속에서 투자자들이 보다 복잡하고 혁신적인 투자 수단을 활용할 수 있는 길을 열었다는 점에서 주목받고 있다. 옵션 계약은 특정 시점에 특정 가격 이하 또는 이상으로 자산 가격이 결정될 경우 지급이 이루어지는 구조를 가지고 있는데, 이번 승인을 통해 코인베이스와 MARA의 실적 발표 수치가 향후 조정되더라도 초기 계약 정산 금액은 변동되지 않도록 하는 규칙이 적용된다.
SEC는 10월 13일자 명령을 통해 이 규칙을 승인했으며, 10월 16일 연방 관보에 게재되었다. 이 새로운 파생상품들의 구체적인 거래 가능 시점 및 로빈후드(Robinhood)와 같은 일부 투자 플랫폼에서의 자격 여부는 10월 17일 기준으로 아직 확정되지 않은 상태다.
이번 승인의 핵심은 '정산 후 재정산(restatement after expiration and settlement)' 조항이다. 이는 옵션 계약이 만기되고 정산된 이후에 코인베이스나 MARA의 실적 발표 수치가 수정되더라도, 이미 결정된 지급액이나 미지급액은 그대로 유지됨을 의미한다. 즉, 계약의 최종 결과가 확정된 후 발생하는 수치 변경은 이미 완료된 거래에 영향을 미치지 않아 계약의 확실성을 보장한다.
구체적으로 코인베이스의 경우, 거래 수수료 수익, 구독 및 서비스 수익, 총 거래량이 주요 지표로 활용될 수 있다. MARA의 경우, 생산된 비트코인 양과 총 보유 비트코인량이 대상이 된다. Cboe는 옵션 계약 상장 시점에 특정 지표와 보고 기간을 설정하며, 각 계약은 이 설정된 수치를 기준으로 정산된다. 통상적으로 계약의 '콜' 옵션은 발표된 수치가 계약의 기준치를 초과하거나 같을 때, '풋' 옵션은 기준치 이하로 떨어졌을 때 지급이 이루어진다. 기본 지급액은 1달러이며, 조정 및 대체 정산 규칙이 적용될 수 있다. 구매자의 손익은 구매 가격과 거래 비용에 따라 달라진다.
SEC는 '정산 후 재정산' 조항을 통해 이미 확정된 정산 가치와 지급액이 변경되지 않도록 함으로써 투자자들의 예측 가능성을 높였다. 예를 들어, 옵션이 지급 없이 정산되었다면, 이후 기업의 수치가 조정되더라도 지급이 새롭게 발생하지 않는다. 이미 지급된 금액에도 동일한 최종성이 적용된다.
하지만 실적 발표 지연은 지표 확인을 기다리는 동안 정산 처리가 지연될 수 있다. 다만, 거래 중단 시점은 예정된 만기일과 동일하며 변경되지 않는다. 또한, 특정 지표를 사용할 수 없거나 Cboe Clear U.S.가 신뢰할 수 없다고 판단하는 경우 등 예외적인 상황에서는 대체 정산 절차가 진행될 수 있다. 이 경우, 옵션의 최종 종가로 정산 금액이 결정될 수 있으며, 이는 일반적인 '올오어낫싱(all-or-nothing)' 방식과는 다른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만약 최종 종가가 이용 불가능하거나 신뢰할 수 없다고 판단되면, 옵션은 행사되지 않고 무가치하게 만료될 수도 있다.
Cboe는 9월 30일 발표에서 규제 승인을 전제로 10월 중 23개 기업을 대상으로 서비스를 출시할 계획을 밝혔으며, 로빈후드를 첫 번째 소매 중개업체로 언급한 바 있다. 10월 8일 업데이트에서도 이 조건부 계획이 재확인되었다. SEC의 이번 승인은 이러한 계획의 중요한 관문을 통과했음을 의미한다. SEC의 승인 기록에는 Cboe가 SEC의 검토 이후 해당 서류들이 승인되거나 효력을 발휘할 때까지 기다리겠다는 약속도 포함되어 있어, 최종적인 규제 절차를 거칠 것임을 시사한다.
이번 SEC의 결정은 암호화폐 관련 기업들의 실적이 투자 상품의 기반이 되는 새로운 장을 열었다는 점에서 의미가 깊다. 투자자들은 이제 코인베이스와 MARA와 같은 기업의 실적 발표 수치를 직접적으로 추적하며 파생상품 투자를 고려할 수 있게 되었다. 이는 시장의 투명성을 높이고, 기업의 실적 발표에 대한 시장의 민감도를 더욱 증폭시킬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기존 금융 시장의 투자 상품들을 암호화폐 생태계로 확장하려는 시도가 본격화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향후 다른 암호화폐 관련 기업이나 긍정적인 실적을 보여주는 기업들로 이러한 파생상품의 범위가 확대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다만, 투자자들은 이러한 새로운 상품의 복잡성을 충분히 이해하고, 관련 위험을 신중하게 평가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