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네덜란드 anti-fascist 서버 압수…프라이버시 논란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에서 활동하던 반파시스트 정치 그룹의 서버가 미국 당국의 요청으로 압수되어 데이터가 미국으로 이관되는 사건이 발생해 심각한 프라이버시 침해 논란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이는 정치적 동기에 의한 데이터 압수가 '끔찍한 선례'를 남길 수 있다는 우려를 증폭시키고 있다.
사건의 발단은 지난 8월 미국 트럼프 행정부가 이탈리아 기반의 인터넷 서비스 제공업체인 Autistici/Inventati (A/I)를 "특별 지정 글로벌 테러리스트"로 지정하면서 시작되었다. A/I는 반자본주의 및 반파시스트 성향의 단체로, 활동가 및 단체들에게 무료 이메일과 웹 호스팅 서비스를 제공해왔다. 그러나 미국 정부는 A/I가 "폭력적인 안티파(Antifa) 세포 및 기타 좌파 무장 세력을 위한 디지털 인프라를 운영한다"고 주장하며 테러 단체로 규정했다.
이에 따라 암스테르담 동부에 위치한 데이터센터에 있던 A/I의 서버가 네덜란드 경찰에 의해 압수되었으며, 네덜란드 당국은 해당 서버의 데이터를 미국으로 넘기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조치는 미국 국토안보부의 요청에 따른 것으로, A/I의 사용자 및 기부자들은 잠재적인 보복 조치를 우려하여 결국 단체를 해산하기에 이르렀다.
이번 사건에 대해 프라이버시 옹호론자들은 강력하게 반발하고 있다. 프라이버시 인프라 기업인 Nym의 CEO인 해리 할핀(Harry Halpin)은 "정치적으로 동기 부여된 서버 압수"가 "끔찍한 선례"를 설정한다고 비판했다. 그는 A/I 서버에 대한 트럼프 행정부의 표적화가 "그들의 정치적 신념 때문"이라고 주장하며, 네덜란드 당국이 협조하여 서버를 폐쇄한 것은 "네덜란드가 더 이상 미국의 식민지에 불과하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덧붙였다.
법률 전문가들 또한 네덜란드 당국이 미국 당국의 요청을 무비판적으로 수용하는 것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법률 및 디지털 파트너십 전문가인 유리 브리소프(Yuriy Brisov)는 "FBI 요원은 암스테르담에서 관광객 정도의 권한을 가진다"며, 국가 간의 정보 요청은 일반적으로 "상호 법률 지원 조약(MLAT)"이라는 규정집을 통해 이루어진다고 설명했다. 그는 모든 과정이 "네덜란드 법에 따라, 네덜란드 공무원에 의해, 네덜란드 권한으로" 수행되지만, 전적으로 미국의 요청에 따라 진행된다는 점을 지적하며, 이것이 네덜란드 당국이 직접 서버를 압수한 이유라고 분석했다.
브리소프는 검찰이 "신뢰 원칙"에 따라 운영된다고 설명했다. 이는 검찰이 압수가 비례적인지, 혹은 미국 수사기관이 실제로 해당 자료를 필요로 하는지 여부를 평가하지 않는다는 의미다. 그러나 그는 네덜란드 당국이 미국 측의 요청을 거부할 법적 권리가 있는지에 대해서도 고려해야 한다고 시사했다.
미국과 네덜란드 간의 이번 데이터 이관은 암호화폐 및 디지털 자산 분야에서 데이터 프라이버시와 국가 주권, 그리고 국제 협력의 복잡한 관계를 다시 한번 부각시키고 있다. 특히, 미국 정부가 특정 단체를 테러리스트로 지정하고 동맹국에 협조를 요청하는 방식은 전 세계적으로 디지털 프라이버시 침해에 대한 경각심을 높이고 있으며, 향후 유사한 사건 발생 시 국제 사회의 더 많은 논의와 감시가 필요함을 시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