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년 잠자던 비트코인 3340만 달러 움직여… 소송 걸린 '잊혀진 지갑'

오랜 기간 잠들어 있던 비트코인 고래 지갑이 깨어나면서 관련 소송이 재점화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지난 일요일, 2013년 9월 11일에 처음으로 자금이 입금된 이후 단 한 차례도 외부로 전송된 적이 없던 주소에서 411.45 BTC(약 3340만 달러 상당)가 새로운 지갑으로 옮겨졌다. 이는 해당 주소의 첫 번째 외부 송금 거래로 기록되었다.
이 비트코인의 취득 단가는 비트코인 가격이 약 130달러 선이었을 때로, 당시 약 54,000달러가 소요된 것으로 추정된다. 현재 가치로 환산하면 64,000%가 넘는 막대한 수익을 올린 셈이다. 이 물량이 거래소로 이동하지 않고 라벨이 없는(unlabeled) 주소로 전송되었다는 점에서, 소유주의 매도 의사를 단정하기는 어렵다.
블록체인 분석 업체인 갤럭시 리서치는 해당 주소를 '노아 도(Noah Doe)'가 제기한 소송에서 언급된 39,069개의 잠자는 지갑 중 하나로 태그했다. 이 소송은 주인의 개인 키 없이 오랫동안 방치된 암호화폐 지갑을 '유기재산'으로 간주하여 소유권을 주장하고 있다.
갤럭시 리서치의 보고서에 따르면, 이 지갑은 '노아 도 #970'으로 표시되었으며, 2025년에 진행된 '더스팅(dusting)' 캠페인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더스팅 캠페인은 잠자는 지갑으로 미량의 비트코인을 보내며 내부에 메시지를 심는 방식으로, 갤럭시 리서치는 이를 유기재산 주장의 사전 작업으로 분석하고 있다. 아캄(Arkham) 데이터에서도 이와 유사한 더스트 입금 기록과 함께 일부 피싱(phishing) 라벨이 확인되었다.
그러나 이번 움직임은 소송의 근간을 흔들 수 있는 단서가 된다. 비트코인을 이동시키려면 개인 키가 반드시 필요한데, 이는 대상 지갑들이 전혀 방치되지 않았음을 시사하기 때문이다. 갤럭시 리서치의 알렉스 쏜(Alex Thorn) 연구 책임자는 '노아 도' 소송 관련 잠자는 비트코인들이 온체인 상에서 움직이는 속도가 월별로 가속화되고 있다고 언급한 바 있다.
이번 사례는 2026년 들어 유난히 활발해지고 있는 오래된 비트코인 지갑들의 움직임과 맥을 같이 한다. 불과 일주일 전에는 2010년에 채굴된 사토시 시대의 지갑이 16년 만에 처음으로 거래되었고, 9월 말에는 약 1억 6100만 달러 상당의 10년 이상 된 비트코인이 2주에 걸쳐 이동했다. 또한 바로 지난주에는 2020년 이후 모든 주요 시장 붕괴를 겪고도 비트코인을 보유해 온 고래가 무려 3억 7700만 달러를 옮기는 사건도 있었다.
주기적으로 잠자던 비트코인 고래들이 깨어나 움직이는 현상은 시장 참여자들에게 다양한 해석의 여지를 남긴다. 긍정적인 관점에서는 장기 보유자들이 수익을 실현하거나 자산을 재분배하는 과정으로 볼 수 있지만, 부정적인 관점에서는 소송 대상 지갑의 움직임이 소송 당사자들에게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주목받고 있다. '노아 도'와 같은 소송은 암호화폐의 소유권과 법적 지위에 대한 복잡한 질문을 던지며, 앞으로 암호화폐 시장의 규제 및 법적 프레임워크 구축에 중요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