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P모건, JPM코인 이더리움 상륙…기관 달러 결제 혁신

JP모건 체이스가 자체 발행 암호화폐인 JPM코인을 이더리움 네트워크에 도입하며 기관 고객 대상의 결제 시스템 혁신에 나섰다. 이번 도입으로 기관 투자자들은 주말에도 수초 내에 달러를 전송하고 결제를 완료할 수 있게 됐다.
기존 은행 간 송금 시스템은 영업 시간 내에만 가능하며, 실제 자금 이동까지는 며칠이 소요되는 경우가 많았다. JP모건은 이러한 비효율성을 개선하기 위해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한 JPM코인을 개발했으며, 이를 통해 거래 시간을 획기적으로 단축시킬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JPM코인은 예치 토큰(deposit token)의 일종으로, 각 토큰은 JP모건 계좌에 이미 예치된 달러를 1:1로 나타낸다. 따라서 고객은 언제든지 JPM코인을 실제 달러로 상환받을 수 있으며, 별도의 락업(lock-up) 기간은 존재하지 않는다. 이는 자산을 토큰화하여 외부에서 준비금을 관리하는 스테이블코인과는 차별화되는 지점이다.
JP모건은 JPM코인의 안정성과 신뢰성을 확보하기 위해 철저한 검증 절차를 거친 승인된 거래 상대방(vetted, approved counterparties)만을 대상으로 운영한다. 따라서 일반 투자자들이 암호화폐 거래소에서 자유롭게 구매할 수 있는 형태의 코인은 아니다.
JP모건은 지난해 11월, 이더리움 기반의 빠르고 저렴한 레이어2 솔루션인 코인베이스의 베이스(Base) 네트워크에 JPM코인을 처음 출시했다. 당시 마스터카드, 코인베이스와의 테스트를 거쳐 현재는 JPM코인이 이더리움과 베이스 네트워크 간 상호 운용이 가능하도록 지원하고 있다.
또한, JP모건은 올해 1월에는 프라이버시 기능이 강화된 금융 시장 특화 블록체인인 캔턴 네트워크(Canton Network)에도 JPM코인을 도입할 계획이라고 발표한 바 있다. 지난해 12월과 올해 5월에는 이더리움 상에서 토큰화된 머니마켓펀드(MMF)를 두 차례 발행하며 전통 금융 상품의 토큰화에도 앞장서고 있다.
JP모건의 블록체인 부문 자회사인 키넥시스 랩(Kinexys Labs)의 엠마 란드리올트(Emma Landriault) 글로벌 헤드는 이더리움 생태계에 이미 상당한 규모의 자금과 토큰화된 자산이 유통되고 있음을 강조했다. 디파이라마(DefiLlama) 데이터에 따르면 이더리움 기반 디앱(dApp)에는 약 500억 달러 규모의 자산이 예치되어 있다.
JP모건은 이번 JPM코인의 이더리움 도입을 통해 암호화폐 기업들에게는 효율적인 결제 수단을 제공하고, 금융 기관들에게는 토큰화된 자산 거래 시 결제 수단이나 담보 제공 용도로 활용될 수 있도록 지원할 예정이다. 담보는 계약 이행에 대한 보증 역할을 한다.
란드리올트는 “지난 1년간 월스트리트와 암호화폐 시장 간의 융합이 더욱 가속화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더리움 인스티튜셔널(Ethereum Institutional)의 공동 창립자인 매튜 도슨(Matthew Dawson)은 이번 움직임이 “기관 금융이 공개적이고 검증 가능한 인프라로 이동하고 있다는 분명한 신호”라고 언급했다.
JP모건은 스테이블코인 발행사들과도 경쟁 구도를 형성하고 있다. 최근 비자, 스트라이프, 마스터카드 등 100개 이상의 기업 컨소시엄이 자체 달러 스테이블코인을 출시했으며, 키넥시스 공동 책임자인 나빈 말렐라(Naveen Mallela)는 예치 토큰이 스테이블코인의 “매력적인 대안”이 될 수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이는 예치 토큰이 스테이블코인보다 더 높은 신뢰성과 안정성을 제공할 수 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키넥시스는 현재까지 4조 달러 이상의 거래를 처리했으며, 하루 약 70억 달러 규모의 거래를 담당하고 있다. 이는 JP모건 전체 결제 사업 규모인 하루 약 12조 달러에 비하면 아직 초기 단계이지만, 기관 시장에서의 잠재력을 보여준다.
이번 JPM코인의 이더리움 확장은 전통 금융 기관들이 퍼블릭 블록체인 기술을 수용하고, 기존 금융 시스템의 효율성과 속도를 개선하려는 움직임을 보여주는 상징적인 사건으로 평가된다. 이는 향후 기관 자금 조달 및 결제 시스템에 상당한 변화를 가져올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