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더나, 암 백신 데이터 유출에 주가 25% 급락…시장 기대감 반영

미국 바이오 기업 모더나(Moderna)의 주가가 개발 중인 암 백신 관련 데이터 유출 소식에 장중 25%까지 급락하며 투자자들에게 큰 충격을 안겼다. 이는 데이터 자체의 부정적인 결과보다는 발표를 앞두고 과도하게 높아진 시장의 기대감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현지시간 목요일, 모더나는 머크(Merck)와 공동 개발 중인 개인 맞춤형 암 백신 '인티스메란 오토젠(v940)'의 부분적인 데이터가 유출되었다고 밝혔다. 이 소식이 전해지자 모더나의 주가는 급락세를 면치 못했으며, 파트너사인 머크의 주가 역시 소폭 하락세를 보였다.
하지만 이후 공개된 백신에 대한 상세한 3상 임상시험 결과는 긍정적인 내용을 담고 있었다. 발표된 데이터에 따르면, 면역항암제 '키트루다(Keytruda)'와 함께 개인 맞춤형 암 백신을 투여받은 특정 흑색종 환자 그룹에서 재발 또는 사망 위험이 키트루다 단독 투여군 대비 42%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암이 원격 전이되거나 사망할 위험은 38% 감소했다.
구체적으로, 2년 시점에서 흑색종이 재발하지 않고 생존한 환자의 비율은 개인 맞춤형 암 백신과 키트루다를 함께 투여받은 그룹에서 82%에 달했으며, 키트루다 단독 투여군에서는 70%였다. 이는 환자들에게 의미 있는 결과를 제공하며, 월스트리트의 기대치를 상회하는 수준이라는 평가다.
이 결과는 이번 주말 열리는 유럽의학종양학회(ESMO)에서 공식 발표될 예정이었다. 여러 애널리스트들은 투자자들의 높은 기대감을 인지하고 있었지만, 이번 데이터가 전반적으로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BMO 캐피탈 마켓의 이반 시거먼 애널리스트는 "재발/사망 위험의 상대적 감소는 임상적으로 의미 있는 수준"이라며, "이번 주가 반응은 복합 요법의 효능을 비난하기보다는 전체 데이터 발표에 대한 과도한 기대를 반영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투자자들은 이 표적 백신을 향후 다른 형태의 암 치료에도 적용될 수 있는 혁신적인 치료제로 보고 있다. 또한, 이 백신은 모더나에게 코로나19, 독감, 호흡기 세포융합 바이러스(RSV) 백신 이후 파이프라인에서 중요한 상업적 제품이 될 잠재력을 가지고 있다.
UBS 애널리스트들은 "전반적으로 강력한 데이터 세트"라며, 신장암과 방광암에 대한 백신 후속 연구에 대한 자신감을 높여줄 것이라고 언급했다. 또한, 주가 반응은 실망스러운 데이터보다는 엄청난 기대감 때문에 더 클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처럼 높은 제품 기대감은 올해 모더나 주가를 폭등시키는 요인이었다. 목요일 오후 기준, 모더나 주가는 연초 대비 530% 이상 급등했다. 반면, 머크의 주가는 약 1% 하락했으며, 올해 41% 상승세를 기록하고 있었다.
개인 맞춤형 백신은 제조 공정이 복잡하여 생산에 6주가 소요될 수 있지만, 머크 CEO 로버트 데이비스는 CNBC와의 인터뷰에서 향후 생산 기간을 단축하여 더 많은 환자에게 신속하게 공급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힌 바 있다.
이번 사건은 신약 개발 과정에서 데이터 유출이 얼마나 큰 파장을 일으킬 수 있는지, 그리고 시장의 기대감이 주가에 미치는 영향을 극명하게 보여주는 사례로 남을 것으로 보인다. 투자자들은 이제 공식 발표될 전체 데이터를 기다리며 신중한 접근을 취할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