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빈후드, 실적 부진 속 암호화폐는 선전…RH 체인 폭풍 성장

미국 증권 중개 플랫폼 로빈후드가 예상치를 하회하는 실적을 발표했음에도 불구하고, 암호화폐 사업 부문에서 기대를 뛰어넘는 성과를 거두며 시장의 주목을 받고 있다. 특히 자체 블록체인 네트워크인 '로빈후드 체인(Robinhood Chain)'의 폭발적인 성장세는 놀라움을 자아내고 있다.
로빈후드는 2일(현지시간) 발표한 2분기 실적 보고서에서 매출 14억 2천만 달러, 주당순이익(EPS) 0.51달러를 기록하며 시장 예상치인 매출 14억 3천만 달러, EPS 0.55달러에 소폭 미달했다. 하지만 암호화폐 사업 부문은 긍정적인 신호를 보냈다. 2분기 암호화폐 사업 매출은 1억 2천만 달러로, 전분기 1억 달러 대비 20% 증가하며 회복세를 나타냈다. 다만, 지난해 같은 기간 2억 6,800만 달러에 비하면 여전히 55% 감소한 수치다.
로빈후드 플랫폼 전체 거래량은 500억 달러에 달했으며, 이 중 290억 달러가 암호화폐 거래소 비트스탬프(Bitstamp)를 통해 이루어졌다. 또한, 이벤트 계약(Event Contracts) 사업은 1억 7,300만 달러의 매출을 기록하며 전분기 1억 5,600만 달러에서 성장했고, 164억 건에 달하는 역대 최대 규모의 계약이 거래되며 1년 전 대비 7배 이상 증가하는 기염을 토했다. 이를 통해 예측 시장과 암호화폐 사업을 합친 비중이 로빈후드 전체 매출의 5분의 1 이상을 차지하게 되었다. 불과 2년 전만 해도 존재하지 않았던 새로운 사업 모델이 회사의 성장을 견인하고 있는 셈이다.
이날 컨퍼런스 콜에서 로빈후드의 블라드 테네브(Vlad Tenev) CEO는 자체 블록체인 네트워크인 '로빈후드 체인'의 예상치 못한 성공에 대해 언급하며 시장의 관심을 집중시켰다. 테네브 CEO는 “로빈후드 체인이 우리의 내부 예측과 기대를 뛰어넘었다”고 인정하며, “7월 1일 출시 이후 8월 말까지 30일간 발생한 수수료 수익이 이더리움이나 베이스(Base) 네트워크보다 많았다”고 밝혔다. 그는 현재 이 성장세를 따라잡기 위해 추가 인력을 투입하고 있으며, 개발자들로부터 더 많은 지원을 해달라는 요청을 받고 있다고 덧붙였다.
테네브 CEO는 “이러한 신규 생태계의 성장은 매우 이례적인 일”이라며, “최근 몇 달간 출시된 수많은 블록체인 네트워크들이 이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미미한 수준의 견인력을 보였기에, 우리는 이 분야에 투자를 두 배로 늘릴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나아가 “주식 토큰을 소프트웨어처럼 완전히 프로그래밍 가능하게 만들면 어떤 일이 벌어질지 상상해보라”며, “토큰화된 옵션 계약도 가능하게 될 것”이라고 미래 비전을 제시했다.
테네브 CEO의 이러한 발언은 로빈후드 체인에 대한 강한 확신과 함께, 토큰화된 주식의 잠재력을 단순한 상품 기능이 아닌, 다른 프로젝트들이 구축할 수 있는 원초적인 요소로 인식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실제로 Long.xyz와 같은 프로젝트는 토큰화된 엔비디아(NVDA) 및 테슬라(TSLA) 주식과 밈 코인을 페어링하거나, Orbio는 토큰화된 엔비디아 주식으로 지불되는 수수료를 통해 AI 추론 크레딧을 조달하는 등 이미 다양한 시도가 이루어지고 있다. 이러한 혁신적인 아이디어들은 로빈후드의 지원이 없었다면 불가능했을 것이다.
로빈후드 체인 생태계를 구성하는 주요 프로젝트들의 가격도 이러한 긍정적인 전망에 힘입어 급등세를 보였다. 폰스(Pons)가 18% 상승했으며, AI(Long)는 33%, 오르비오(Orbio)는 57% 급등하는 등 전반적으로 20~50%의 상승률을 기록하며 투자자들의 높은 관심을 반영했다.
한편,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를 앞두고 비트코인 등 주요 암호화폐들이 2~4% 상승하며 8만 1천 달러 선을 회복했다. 비트코인 현물 ETF에는 1억 7,600만 달러의 순유입이 발생하며 투자 심리가 점차 회복되는 모습을 보였다. 또한, 구글은 은행을 대상으로 암호화폐 보관 서비스를 선보일 예정이며, 리플은 미국 통화감독청(OCC)으로부터 국립은행 설립 최종 승인을 획득하여 기관 금융 서비스 강화에 나섰다. 이러한 거시적인 암호화폐 시장의 긍정적인 흐름 또한 로빈후드 사업 부문의 선전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이번 로빈후드의 실적 발표는 전통적인 금융 서비스와 혁신적인 블록체인 기술이 결합될 때 얼마나 큰 시너지를 낼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좋은 사례가 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로빈후드 체인의 빠른 성장과 테네브 CEO의 공격적인 투자 의지는 향후 토큰화된 자산 시장의 발전에 중요한 이정표가 될 수 있다는 전망이다. 투자자들은 앞으로 로빈후드가 토큰화된 주식 시장에서 어떤 혁신을 선보일지 주목할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