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가포르서 변조된 레저 월렛 피해 38억 원…당국 조사 착수

싱가포르에서 변조된 하드웨어 지갑으로 인해 38억 원에 달하는 피해가 발생한 사건이 뒤늦게 밝혀지면서, 현지 경찰 당국이 수사에 착수했다. 싱가포르 경찰은 지난 9월 10일부터 이미 두 건의 변조된 레저(Ledger) 하드웨어 월렛 관련 신고가 접수되었으며, 총 350만 싱가포르 달러(약 38억 원)의 손실이 발생했다고 밝혔다. 이는 레저 월렛 관련 사건이 대중에게 알려지기 약 한 달 전의 일이다.
싱가포르 경찰은 수요일에 발표한 성명에서 예비 조사 결과, 싱가포르의 일부 소매점에서 구매한 레저 월렛에서 악의적인 하드웨어 구성 요소가 발견되었다고 전했다. 이번 발표는 지난 10월 9일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필리핀의 공인 레저 판매업체인 크립토빌리스(CryptoBilis)를 통해 판매된 기기에서 발생한 손실 관련 보고 이후 사건이 공개된 가운데, 현지 손실 규모와 더 이른 신고 시점을 추가로 알린 것이다.
앞서 사건은 지난 10월 9일,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필리핀에서 공인 레저 리셀러인 크립토빌리스(CryptoBilis)를 통해 판매된 기기와 관련된 손실 보고 이후 공개되었다. 이후 전설적인 Mt. Gox 거래소의 CEO였던 마크 카펠레스(Mark Karpelès)는 싱가포르 공항에서 구매한 레저 플렉스(Ledger Flex)에 스파이 임플란트가 포함되어 있었다고 주장했다. 또한, 다른 레저 사용자 역시 현지 IT 소매업체인 챌린저(Challenger)에서 구매한 변조된 기기를 가지고 있다고 주장하며, 이후 레저로부터 새로운 기기를 받았다고 밝혔다.
이러한 상황이 악화되자, 레저는 지난 10월 13일 인도네시아, 싱가포르, 태국, 필리핀, 베트남, 말레이시아, 홍콩 등지의 소매업체들에게 조사 결과가 나올 때까지 레저 기기 판매를 중단하도록 요청했다. 레저 측은 현재 영향을 받은 사례들을 검토 중이며, 싱가포르 경찰은 레저와 긴밀히 연락하며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번 사건은 암호화폐 하드웨어 월렛의 보안 취약점에 대한 우려를 증폭시키고 있으며, 사용자들이 기기 구매 시 더욱 신중해야 함을 시사한다.
레저 월렛은 개인 키를 오프라인 상태로 보관하여 해킹으로부터 자산을 안전하게 보호하는 것으로 알려져 왔지만, 이번 사건은 하드웨어 자체의 물리적인 변조 가능성을 보여주며 사용자들의 신뢰에 큰 타격을 입혔다. 특히, 이번에 문제가 된 변조는 단순히 소프트웨어적인 취약점을 넘어, 하드웨어에 직접 악성 코드를 심는 방식으로 이루어져 더욱 심각한 것으로 평가된다. 이는 일반 사용자들이 쉽게 탐지하기 어렵다는 점에서 심각성을 더한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물리적 변조가 가능한 경로는 다양할 수 있다고 지적한다. 제조 과정에서의 유출, 운송 중의 탈취 및 변조, 혹은 판매 유통 과정에서의 개입 등 다양한 단계에서 악의적인 행위가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 이번 싱가포르 사건처럼 공인 판매점이 아닌 일반 소매점이나 공항 면세점 등에서 발생한 경우, 유통 경로의 불투명성이 문제를 더욱 키울 수 있다.
이 사건은 암호화폐 자산을 안전하게 보관하기 위해 하드웨어 월렛을 사용하는 전 세계 수백만 명의 사용자들에게 경각심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사용자들은 앞으로 하드웨어 월렛을 구매할 때, 공식 판매 채널을 통하고, 제품을 받은 즉시 육안으로 인한 변조 흔적이 있는지 꼼꼼히 확인하는 등 추가적인 보안 조치를 취해야 할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다. 또한, 가능하다면 기기 자체의 무결성을 검증할 수 있는 절차를 거치는 것도 고려해 볼 만하다.
이번 사건으로 인해 레저와 같은 하드웨어 월렛 제조사들은 보안 감사 절차를 더욱 강화하고, 유통망 관리를 철저히 해야 하는 과제를 안게 되었다. 또한, 사용자들에게 더욱 명확하고 상세한 보안 가이드라인을 제공하여 잠재적인 위험으로부터 스스로를 보호할 수 있도록 돕는 것도 중요해졌다. 암호화폐 시장의 성장과 함께 보안 위협 역시 진화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로, 업계 전반의 보안 강화 노력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