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지펀드, 비트코인 ETF 매도 후 이탈…국부펀드는 매수 '쌍끌이'

미국 기관 투자자들의 비트코인 현물 상장지수펀드(ETF)에 대한 투자 전략이 변화하면서 시장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최근 공개된 증권거래위원회(SEC) 제출 서류에 따르면, 지난 9개월간 일부 대형 헤지펀드와 은행들이 보유했던 비트코인 ETF 주식을 대거 매도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약 68,000개에 달하는 비트코인 가치에 해당하는 규모로, 현재 시세로 약 54억 달러에 달한다.
이번 매도세에는 밀레니엄, 브레반 하워드, 골드만삭스, D.E. 쇼 등 여러 유명 금융기관들이 참여했다. 일부 기관은 보유량의 3분의 1을 매각했으며, 심지어 전량 매도한 곳도 있었다. 이러한 움직임은 단순히 비트코인의 가격 변동성에 대한 전망과는 별개의 전략으로 풀이된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헤지펀드들의 매도가 비트코인에 대한 신념과는 무관하게 '차익 거래(arbitrage)' 전략의 매력 감소 때문이라고 분석한다. 과거에는 비트코인 ETF를 매수하는 동시에 선물 시장에서 비트코인에 대한 공매도를 병행하면, 두 가격 차이에서 수익을 얻을 수 있었다. 이 전략을 잘 활용하면 비트코인 가격의 등락과 관계없이 수익을 창출할 수 있으며, 이러한 차익은 현금 대신 국채와 같은 안전 자산에 투자하는 것보다 높은 수익률을 제공했다.
그러나 비트코인 가격이 최고점을 찍기 전, 해당 차익은 연 7.9%에 달해 국채 수익률보다 3.9%p 높았으나, 10월 말에는 4.8%로 절반 이하로 줄었다. 수수료와 자금 조달 비용을 제외하면 실제 수익률은 현금보다 약 1.5%p 정도에 불과했다. 갤럭시 디지털의 알렉스 쏜(Alex Thorn)은 "이러한 산술적인 이유 때문에 다중 전략 데스크(multi-strategy desks)가 시장에서 빠져나간 것"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선물 시장 데이터에서도 이러한 변화를 확인할 수 있다. 비트코인 ETF와 관련된 차익 거래 양측 모두 비슷한 규모인 약 57%씩 감소했다. 이는 헤지펀드들이 적극적으로 참여했던 차익 거래 활동이 크게 위축되었음을 시사한다.
반면, 헤지펀드들의 매도세와는 대조적으로 새로운 투자 주체들이 시장에 진입했다. 모건 스탠리의 자산 관리 부문, 무바달라(Mubadala), 아부다비 투자 위원회(Abu Dhabi Investment Council) 등은 약 20,000개의 비트코인을 추가로 매수했다. 이는 전체적으로 약 2,200개 이상의 기관들이 참여한 규모다. 즉, 헤지펀드는 매도했지만, 국부 펀드와 자산 관리사들은 오히려 매수세를 보인 것이다.
더욱 주목할 점은 SEC에 보고할 의무가 없는 소규모 투자자들의 행보다. 이들은 조언가, 패밀리 오피스, 일반 투자자 등 다양한 형태로 분류되는데, 비트코인 가격이 49% 하락하는 동안 보유량을 단 6.6%만 줄였다. 이는 일반 대중, 즉 '미들 아메리카'가 비트코인을 굳건히 보유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즉, 과거 차익 거래 목적으로 비트코인 ETF에 투자했던 투기적 자본은 빠져나갔지만, 장기적인 가치를 믿고 투자했던 진정한 투자자들은 흔들림 없이 자산을 지키고 있다는 분석이다.
올해 6월 이후, 기존에 매도에 나섰던 헤지펀드들은 다시 87,000개의 비트코인을 사들였다. 이번에는 단순히 차익 거래 목적이 아닌, 직접적인 비트코인 매수로 이루어지고 있다. 이는 시장에 대한 긍정적인 전망이 회복되고 있음을 나타낸다.
또한, 최근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금리 정책 변화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연준은 지난 수요일 기준금리를 동결했지만, 12월 금리 인상 가능성은 크게 낮아졌다. 한 달 전만 해도 트레이더들은 연말까지 두 차례의 금리 인상을 예상했지만, 현재는 그 가능성이 제로에 가깝다. 예상되었던 긴축 정책이 절반 수준으로 줄어든 것은 모든 위험 자산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이미 10월의 자금 흐름에서 이러한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 10월 중반까지만 해도 비트코인 ETF는 9억 700만 달러의 순유출을 기록했지만, 이달 들어서는 7억 2,400만 달러의 순유입을 기록하며 긍정적인 흐름으로 전환되었다. 이는 금리 인하 기대감과 더불어 기관 투자자들의 비트코인에 대한 관심이 다시 높아지고 있음을 보여주는 지표다.
결론적으로, 헤지펀드들이 차익 거래의 매력이 떨어진 이유로 비트코인 ETF 시장에서 이탈했지만, 국부 펀드와 같은 새로운 기관 투자자들이 그 자리를 메우고 있으며, 일반 투자자들도 굳건한 보유세를 유지하고 있다. 또한, 완화되는 금리 인상 기조는 향후 비트코인 및 기타 암호화폐 시장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이러한 시장 참여자들의 변화와 거시 경제 환경의 개선은 비트코인의 장기적인 성장 잠재력에 대한 기대를 더욱 높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