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낸스 '해킹'은 절도 아닌 '키 오용' 가능성… 25억 달러 의혹 조사

암호화폐 거래소 바이낸스에서 발생한 수십억 달러 규모의 해킹 의혹과 관련하여, 블록체인 보안 업체 블록에이드(Blockaid)의 최고경영자(CEO) 이도 벤-나탄(Ido Ben-Natan)은 단순한 개인 키(private key) 절도가 아닌, 거래 서명 인프라에 대한 '오용' 가능성을 제기했습니다. 이는 역대 최대 규모의 암호화폐 해킹 사건으로 기록될 수 있는 이번 사건의 원인 규명에 새로운 국면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벤-나탄 CEO는 코인텔레그래프와의 인터뷰에서 블록에이드의 예비 분석 결과, 공격자들은 개인 키를 직접적으로 빼내지 않고도 악의적인 거래를 승인하도록 서명 시스템을 조작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습니다. 그는 “이는 서명 인프라의 침해로 보이며, 개인 키가 유출되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덧붙였습니다. 이번 분석은 유사한 공격 사례에 대한 블록에이드의 경험과 온체인 활동 관찰을 기반으로 한 예비적인 평가입니다.
현재까지 바이낸스 측은 약 25억 달러 이상의 암호화폐가 유출된 이번 사건의 정확한 해킹 방식을 공식적으로 확인하지 않았습니다. 다만, 이 사건으로 인해 암호화폐 시장이 요동치며 바이낸스 자체 발행 암호화폐인 BNB 가격이 7% 하락하고 비트코인 가격도 하락세를 보였습니다.
**블록에이드, 악성 지갑 위임 식별**
블록에이드는 X(구 트위터)를 통해 공개한 온체인 분석 보고서에서 공격자가 단일 거래 내에서 50개의 EIP-7702 권한을 묶어 바이낸스 14번 계정을 대상으로 삼았다고 밝혔습니다. 이 중 하나의 권한이 해당 계정의 무결성(nonce) 요구 사항과 일치하여 거래가 승인된 것으로 파악되었습니다. EIP-7702는 계정이 스마트 계약 코드에 대한 실행 권한을 위임할 수 있도록 하는 표준입니다. 블록에이드에 따르면, 영향을 받은 계정은 검증되지 않은 스위퍼(sweeper) 계약으로 위임되었으며, 이를 통해 지정된 운영자가 토큰과 이더(ETH)를 모두 빼낼 수 있었습니다.
벤-나탄 CEO는 이번 작전이 여러 개의 침해된 장치를 사용하고 거래소 네트워크를 통해 이동했을 가능성이 있지만, 이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고 설명했습니다.
**북한 및 바이비트 공격과의 유사성**
이러한 서명 조작이 지난 2025년 2월 발생했던 바이비트(Bybit) 해킹 사건과 유사한지 묻는 질문에, 벤-나탄 CEO는 두 사건이 “매우, 매우 유사하다”고 답했습니다. 당시 바이비트의 공식 발표에 따르면, 공격자들은 Safe 개발자의 자격 증명을 침해하고 지갑 제공업체의 인프라에 접근한 후, 서명자들을 속여 악의적인 거래에 서명하도록 만들었습니다.
벤-나탄 CEO는 바이비트 사건과 마찬가지로, 이번 바이낸스 사건에서도 온체인 준비 작업의 정교함을 볼 때 북한 관련 사이버 공격 그룹의 작전과 유사한 패턴을 보인다고 언급했습니다. 이는 이번 해킹 사건의 배후에 특정 국가와 연계된 조직적인 공격이 있을 가능성을 시사합니다.
**사건의 파장과 시장 전망**
이번 바이낸스 해킹 의혹은 암호화폐 시장 전반에 걸쳐 큰 충격을 안겨주었습니다. 거래소의 보안 취약성은 투자자들의 신뢰를 저해하고, 이는 곧바로 시장 유동성 감소와 가격 하락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특히, 25억 달러라는 막대한 규모의 자금이 유출되었다는 점은 암호화폐 생태계의 근본적인 보안 문제에 대한 우려를 증폭시키고 있습니다.
시장 분석가들은 이번 사건이 향후 암호화폐 거래소들이 보안 시스템을 강화하고, 개인 키 관리 및 거래 승인 프로세스의 투명성을 높이는 데 대한 압력을 더욱 가중시킬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또한, 탈중앙화 거래소(DEX)에 대한 관심이 다시 높아질 가능성도 제기됩니다. 하지만 DEX 역시 자체적인 보안 위험과 사용자 편의성 문제를 가지고 있어, 단기적으로 시장 전체의 불확실성을 높이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습니다.
현재 바이낸스 측은 자체적인 조사와 함께 외부 전문가들과 협력하여 사건의 진상을 규명하고 있으며, 고객 자산 보호를 위한 조치를 강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하지만 수십억 달러에 달하는 자금의 흐름을 추적하고 회수하는 것은 매우 어려운 과제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입니다.
암호화폐 업계는 이번 사건을 통해 얻은 교훈을 바탕으로, 기술적 혁신과 함께 더욱 견고한 보안 체계를 구축하는 데 총력을 기울여야 할 것입니다. 이는 암호화폐 시장이 장기적으로 지속 가능한 성장을 이루기 위한 필수적인 과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