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낸스 해킹 의혹에 26억 달러 규모 스테이블코인 동결

암호화폐 업계가 또다시 대규모 해킹 의혹에 휩싸였다. 바이낸스에서 약 60억 달러 규모의 암호화폐가 유출된 것으로 추정되는 가운데, 테더, 서클, 리플 등 주요 스테이블코인 발행사들이 관련 자산 26억 달러 이상을 동결하는 긴급 조치를 단행했다.
이 사태는 지난 10월 29일(현지시간) 발생했으며, 암호화폐 분석 업체 카이로스 리서치의 보고서에 따르면 바이낸스의 핫월렛에서 약 57억 달러가 외부로 유출된 것으로 추정된다. 공격은 오후 4시 20분경(미국 동부 시간) 시작되었으며, 외부 주소가 이더리움의 EIP-7702 계정 위임 메커니즘을 사용하여 바이낸스 핫월렛에 실행 가능한 코드를 첨부하는 방식으로 이루어진 것으로 파악됐다.
최초 거래 발생 3분 후, 단일 트랜잭션을 통해 16억 USDT와 16만 7천 ETH를 포함한 63개의 토큰이 이동했다. 이와 거의 동시에 다른 바이낸스 핫월렛에서는 2만 8천 ETH가 동일한 목적지로 전송되었으며, 트론 네트워크의 6억 1,300만 USDT와 1만 8,270 BTC도 새로운 주소로 이동한 것으로 확인되었다.
보고서에 따르면 공격자는 초기 동결 조치 이후에도 자산 이동을 계속했다. 특히, 침해된 이더리움 지갑을 통해 2억 USDT가 추가로 전송되었으나, 이는 이후 동결되었다. 테더의 개입 이전, 공격자는 6,000만 달러 상당의 USDT를 디파이(DeFi) 대출 프로토콜인 아베(Aave)에 예치하고 약 1,9800 ETH(약 4,500만 달러 상당)를 빌린 것으로 나타났다. 이로 인해 아베는 대부분의 이더리움 대출 시장을 일시 중단했으며, 신규 예금 및 대출 활동을 제한했다. 아베 측은 자체 컨트랙트는 영향을 받지 않았으며 포지션은 초담보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고 밝혔지만, 예방 조치로 모든 DAO 운영 시장을 동결한다고 공지했다.
이번 사태와 관련하여 주요 스테이블코인 발행사들은 발 빠른 대처에 나섰다. 테더의 CEO 파올로 아르도이노는 X(구 트위터)를 통해 “업계와 파트너를 보호하는 것이 우리의 최우선 과제”라며, 이번 사건과 관련된 15억 6,700만 달러 이상의 USDT를 동결했다고 밝혔다. 서클 역시 이번 사건에 연루된 약 8억 2,300만 달러 상당의 USDC를 동결했다고 확인했으며, CEO 제레미 알레어는 법 집행 기관과 협력하여 유출 가능성이 있는 자산의 이동을 제한하고 수사에 적극 협조할 것이라고 말했다.
리플도 약 2억 달러를,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과 연관된 월드 리버티 파이낸셜은 2,700만 달러 상당의 USD1을 동결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팍소스(Paxos)는 1,906.67 PAX 골드(PAXG) 토큰, 약 800만 달러 상당을 동결했다고 공개했다.
이들 기관이 동결한 자산을 합하면 26억 달러를 훌쩍 넘는다. 이는 바이낸스에서 유출된 것으로 추정되는 총 자산 약 60억 달러의 상당 부분을 차지한다. 하지만 바이낸스 측은 아직까지 정확한 피해 규모를 공식적으로 확인하지 않아, 이번 해킹 사건의 전체적인 규모는 여전히 불확실한 상황이다.
이번 사건은 암호화폐 거래소의 보안 취약성과 대규모 자산 유출 가능성을 다시 한번 부각시켰다. 특히, 단일 거래소에서 막대한 규모의 자금이 유출되고 스테이블코인 발행사들이 긴급 동결 조치를 취하는 상황은 암호화폐 시장의 불안정성을 높이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규제 당국의 움직임과 바이낸스의 추가 조사 결과에 따라 시장은 상당한 영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더욱이, 이번 공격에 이더리움의 새로운 계정 추상화 기술인 EIP-7702가 활용된 점은 향후 보안 전문가들에게 새로운 과제를 안겨줄 것으로 보인다. 이 기술은 사용자 편의성을 높일 수 있지만, 동시에 잠재적인 보안 위험에 대한 면밀한 검토가 필요함을 시사한다.
전문가들은 이번 사태가 암호화폐 시장의 신뢰도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우려하며, 거래소들의 보안 강화와 함께 규제 당국의 적극적인 개입을 촉구하고 있다. 또한, 개인 투자자들에게도 자신의 자산을 안전하게 보관하기 위한 철저한 보안 수칙 준수를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