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낸스 64억 달러 해킹…역대 최대 규모 암호화폐 도난 사건 발생

전 세계 최대 암호화폐 거래소 바이낸스에서 약 64억 달러(약 8조 7000억 원) 규모의 사상 최대 암호화폐 해킹 사건이 발생하며 국제 사법 공조와 자금 동결 노력이 급속도로 진행되고 있다.
**사상 초유의 대규모 해킹, 40분 만에 64억 달러 증발**
미국 동부 시간으로 목요일 오후 4시 5분경, 미국 증시 마감 이후 발생한 이번 해킹은 약 20분이라는 짧은 시간 동안 바이낸스의 핫 월렛에서 여러 블록체인에 걸쳐 자금을 빼내 간 것으로 파악되었다. 블록체인 분석 기업 체이널리시스와 TRM 랩스에 따르면, 이번 사건으로 인한 총 피해액은 약 64억 달러에 달하며, 이는 2025년 2월 발생했던 바이비트 해킹 사건의 15억 달러 기록을 네 배 이상 뛰어넘는 규모다.
이번 공격은 개별 블록체인 자체의 취약점을 이용한 것이 아니라, 바이낸스 자체의 인프라를 겨냥한 것으로 밝혀졌다. 초기 조사 결과, 공격은 데브옵스(DevOps) 엔지니어의 노트북이 침해당하면서 시작된 것으로 추정되었으나, 바이낸스의 리처드 텡(Richard Teng) 최고경영자(CEO)는 이후 “더 복잡한 공격 과정”이었으며 “단순히 한 엔지니어의 권한을 사용한 것이 아니다”라고 언급하며 추가적인 침해 지점이 발견되었음을 시사했다. 바이낸스 측은 월렛 개인 키가 유출된 증거는 없으며, 공격자는 흔적을 지우기 위해 자체 파괴 메커니즘을 사용했다고 밝혔다.
**이더리움의 'EIP-7702' 규약, 해킹 경로로 이용돼**
특히 이더리움 네트워크에서는 2025년에 도입된 ‘EIP-7702’라는 기능이 해킹 경로로 이용된 것으로 분석된다. 이 기능은 일반적인 월렛이 일시적으로 스마트 계약 코드를 실행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데, 공격자는 50개의 사전 서명된 인증을 사용하여 바이낸스의 핫 월렛을 ‘스위퍼’(Sweeper) 계약으로 전환하고 자산을 대거 인출한 것으로 TRM 랩스는 분석했다.
텡 CEO는 이러한 위임 방식이 “정상적인 승인 통제를 통과하지 않았다”고 밝혔으며, 이는 이더리움 자체의 결함이라기보다는 바이낸스의 서명 인프라가 침해되었음을 시사한다. 이번 사건은 바이낸스의 자체 보안 시스템의 허점을 파고든 정교한 공격이었음을 보여준다.
**북한 연계 해킹 그룹 '트레이더트레이터' 배후 지목**
TRM 랩스와 체이널리시스는 이번 해킹의 배후로 북한과 연계된 것으로 알려진 해킹 그룹 ‘트레이더트레이터(TraderTraitor)’를 지목했다. 이들은 과거 바이비트 해킹 사건에서도 동일한 수법을 사용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트레이더트레이터는 앞선 바이비트 해킹 당시 탈취한 이더리움의 약 84%를 크로스체인 네트워크인 토르체인(Thorchain)을 통해 비트코인으로 전환한 바 있다.
이번 바이낸스 해킹으로 인해 북한의 2026년 암호화폐 탈취액은 10억 달러를 훌쩍 넘어섰으며, 단일 사건만으로도 다른 모든 범죄 수익을 압도하는 규모가 되었다. 이는 국가 차원에서 암호화폐를 이용한 자금 세탁 및 조달 활동이 얼마나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충격적인 사례다.
**바이낸스, 전액 보상 약속…안전 자산 기금(SAFU) 활용**
리처드 텡 CEO는 이번 해킹으로 인한 모든 손실을 바이낸스 자체 자금과 사용자 안전 자산 기금(SAFU, Secure Asset Fund for Users)을 통해 전액 보상하겠다고 약속했다. SAFU는 약 63억 4000만 달러 이상이 적립되어 있으며, 이는 고객 자산은 전혀 건드리지 않았다는 점을 강조하기 위한 조치다. 총 보상 규모는 약 50억 달러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 해킹 사건은 암호화폐 거래소의 보안 취약성 문제를 다시 한번 수면 위로 끌어올렸으며, 사용자들의 자산 보호에 대한 근본적인 질문을 던지고 있다. 또한, 국제 사법 당국은 탈취된 자금 추적 및 회수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으며, 서클(Circle)과 같은 스테이블 코인 발행사들은 일부 자산을 동결하는 등의 조치를 취하고 있다.
**국제적 공조와 자금 동결 움직임**
이번 바이낸스 해킹 사건은 단순히 한 거래소의 문제가 아닌, 전 세계 암호화폐 생태계 전체에 대한 위협으로 인식되고 있다. FBI와 비밀 경찰이 공조에 나서 탈취된 자금 추적에 나섰으며, 서클은 8억 달러 상당의 자산을 동결하는 등 즉각적인 대응에 나섰다. 이러한 국제적인 공조와 신속한 자금 동결 시도는 추가적인 피해 확산을 막고 범죄 수익을 추적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암호화폐 시장, 악재 속에서도 '견고함' 유지?**
이번 바이낸스 해킹 사건은 암호화폐 시장에 상당한 충격을 주었지만, 비트코인을 포함한 주요 암호화폐 가격은 예상보다 선방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는 과거 거래소 해킹 사건과는 다른 양상으로, 시장 참여자들의 학습 효과와 바이낸스의 신속하고 적극적인 대응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CEO 텡은 “우리의 시스템은 견고하다”고 강조하며 시장의 불안감을 진정시키려 노력하고 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이번 사건이 향후 암호화폐 규제 강화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하고 있다. 북한과 같은 특정 세력의 자금 조달 수단으로 암호화폐가 이용될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각국 정부의 감시와 통제 강화 움직임은 더욱 거세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 바이낸스 해킹은 암호화폐 시장의 성장통을 보여주는 또 하나의 사례이며, 향후 시장의 투명성과 안정성을 확보하기 위한 노력이 더욱 중요해질 것임을 시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