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BI, 바이낸스 60억 달러 해킹 배후에 북한 지목

미 연방수사국(FBI)이 지난주 바이낸스에서 발생한 60억 달러 이상의 암호화폐 도난 사건의 배후로 북한을 지목했다. FBI는 해킹과 관련된 수백 개의 암호화폐 주소를 공개하며 북한 해커 조직 '트레이더 트레이터(TraderTraitor)'의 소행임을 공식 확인했다.
FBI 사이버 부서는 토요일 발표한 경고문에서 "민주주의 인민공화국(북한)이 2026년 10월 29일경 암호화폐 거래소 바이낸스에서 60억 달러 이상의 가상자산을 절취한 것에 책임이 있다"고 밝혔다. 이로써 지난 금요일 블록체인 분석 업체 TRM 랩스와 체이널리시스가 제기한 북한 연루설이 FBI에 의해 공식적으로 확인된 셈이다.
FBI는 비밀경호국(Secret Service) 및 IRS 범죄수사국(IRS Criminal Investigation)과 협력하여 해커들이 훔친 자산을 주로 이더리움으로 전환했으며, 탈중앙화 금융(DeFi) 및 즉시 환전 서비스(instant swap services)를 통해 자금을 추가로 세탁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FBI는 노드 운영자, 즉시 환전소, DeFi 서비스, 블록체인 분석 업체 및 기타 암호화폐 관련 기업들에게 절도 사건과 연관된 수백 개의 이더리움 주소, 19개의 비트코인 주소, 그리고 1개의 솔라나 주소를 포함하는 거래를 차단할 것을 촉구했다.
사건을 조사 중인 비밀경호국은 일요일에 발표한 성명을 통해 "공격 직후 몇 분 안에 훔친 암호화폐의 상당 부분을 식별하고 동결하기 위해 업계 파트너와 협력했다"고 밝혔다. 이러한 노력은 FBI, IRS 범죄수사국, 워싱턴 D.C. 및 캘리포니아 중부 지역 검찰청, 법무부 컴퓨터 범죄 및 국가 안보 부서와 계속해서 진행 중이라고 덧붙였다.
자금 세탁 작업은 이미 상당 부분 진행된 것으로 파악됐다. 블록체인 분석 업체 체이널리시스는 일요일 보고서에서 공격 후 해커들이 1,000개 이상의 주소, 3,000건 이상의 입금, 그리고 여러 트론(TRON) 기반 DeFi 프로토콜을 통해 5억 달러 이상을 트론 네트워크에서 이동시켰다고 밝혔다. 현재 대부분의 자금 보관 지갑은 비워졌으며, 훔친 자금은 Chainflip, Relay, THORChain, NEAR와 같은 크로스체인 서비스를 통해 이더리움, 비트코인 및 기타 블록체인의 새로운 지갑으로 이동했으며, 세탁업자들은 솔라나 네트워크로도 자금을 옮기기 시작했다고 체이널리시스는 전했다.
**인출 재개 및 자금 유출**
바이낸스는 일요일 오전 1시(미국 동부 시간)부터 단계적으로 인출을 재개하기 시작했으며, 첫 단계에 포함된 15개 네트워크 및 자산은 오전 7시 36분(미국 동부 시간)까지 모두 정상화되었다. 재개 후 첫 9시간 30분 동안 바이낸스는 46억 5천만 달러의 인출과 10억 1천만 달러의 예금을 처리했다. 이는 총 1,710억 달러 자산의 2.1%에 해당하는 순유출이며, 바이낸스는 이후 미국 달러를 포함한 법정화폐 인출도 재개했다고 밝혔다.
이번 사건은 암호화폐 거래소의 보안 취약성과 대규모 해킹 발생 시 고객 자산 보호에 대한 우려를 다시 한번 증폭시켰다. 특히 북한과 같은 국가 지원 해커 집단의 활동은 더욱 정교해지고 있어, 거래소들은 최첨단 보안 시스템 구축과 함께 비상 대응 계획 마련에 더욱 박차를 가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기관 투자자들의 자산 보안에 대한 우려도 고조되고 있다. 대규모 암호화폐 자산을 보유한 기관들은 이번 해킹 사건을 계기로 자체적인 보안 감사 및 강화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비트코인 ETF와 같은 기관 상품에 대한 잠재적 공격 가능성도 제기되면서, 암호화폐 시장 전반의 신뢰도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FBI가 공개한 해킹 관련 주소 목록은 향후 자금 추적 및 회수에 중요한 단서가 될 것으로 보이며, 관련 당국은 국제 공조를 통해 해킹 자금의 흐름을 면밀히 감시할 방침이다.
이번 사건은 암호화폐 시장의 성장과 함께 더욱 복잡해지고 있는 사이버 위협의 현실을 보여준다. 특히 익명성을 악용한 국가 주도의 해킹은 더욱 심각한 문제로 대두되고 있으며, 이에 대한 국제적인 협력과 기술적 대응이 시급한 상황이다. 바이낸스를 비롯한 주요 거래소들은 사용자 자산 보호를 위한 강력한 보안 조치를 지속적으로 강화해야 할 것이며, 투자자들 역시 거래소 선택 시 보안 수준을 면밀히 검토해야 할 필요성이 제기된다.
한편, FBI는 해킹에 사용된 수법과 북한 해커 조직의 활동 패턴에 대한 추가 정보를 분석 중이며, 이러한 정보는 향후 유사 범죄 예방에 활용될 것으로 기대된다. 또한, 미국 법무부는 이번 사건과 관련하여 북한과의 공조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있으며, 국제 사회의 협력을 통해 해킹 피해 복구 및 재발 방지 노력을 기울일 예정이다. 이번 바이낸스 해킹 사건은 암호화폐 시장의 성숙과 함께 직면하게 될 다양한 위험 요소들을 상기시키며, 더욱 안전하고 신뢰할 수 있는 디지털 자산 생태계 구축을 위한 지속적인 노력이 필요함을 시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