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주식 선물 상품 새 시대…암호화폐 '무기한 선물' 상장 허용

미국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가 개별 주식에 대한 무기한 선물 계약의 거래를 허용하며 암호화폐 시장에서 인기 있는 금융 상품이 전통적인 주식 시장에 처음으로 상륙하게 되었다. 이는 투자자들에게 새로운 기회를 제공하는 동시에 시장에 상당한 변화를 예고하고 있다.
CFTC는 화요일, "주식 무기한 선물(equity perpetual futures)"이라 불리는, 개별 주식에 연동된 무기한 계약 상품이 CFTC 등록 거래소에서 거래될 수 있다고 발표했다. 무기한 선물은 만기일이 없어 차입 포지션을 무기한으로 유지할 수 있다는 점에서 암호화폐 시장에서 오랫동안 각광받아 왔다. 투자자들은 증거금 및 펀딩 요건을 충족하는 한, 자산 가격 변동에 베팅하며 레버리지 효과를 누릴 수 있다. 그러나 이제까지 이러한 상품들은 미국 투자자들에게 대부분 제한적으로만 접근 가능했다.
마이클 셀리그 CFTC 위원장은 이번 조치를 "무기한 상품의 본토 유입(onshore)"을 위한 캠페인의 최신 단계로 설명했다. 그는 취임 연설에서 CFTC가 보유한 도구를 사용하여 무기한 파생상품을 미국으로 유치하고, 적절한 안전장치 하에서 번영할 수 있도록 지시했다고 밝혔다. 셀리그 위원장은 이번 주식 계약 상품 승인이 올해 초 규제된 미국 거래소에서 최초의 비트코인 무기한 선물을 승인한 CFTC의 이전 결정의 연장선상에 있다고 강조했다.
이는 암호화폐 전문 매체 디크립트(Decrypt)가 보도한 바와 같이, CFTC가 칼시(Kalshi) 거래소에서 비트코인 무기한 선물을 승인했던 역사적인 사례에 이은 것이다. 셀리그 위원장은 규제된 미국 시장으로 이러한 상품을 유입시키는 것이 미국 투자자와 트레이더들이 종종 규제되지 않는 해외 플랫폼에 의존해야 하는 상황을 벗어나, CFTC의 입증된 규제 프레임워크 내에서 보호받으며 상품에 접근할 수 있도록 보장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지난주 기록적인 바이낸스 해킹 사태를 언급하며, 해외 거래소들이 미국의 감독이 필요하다고 역설하기도 했다.
새롭게 승인된 주식 무기한 선물은 2000년 상품거래현대화법(Commodity Futures Modernization Act of 2000)에 따라 증권 선물 상품으로 분류되며, CFTC와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의 공동 감독 하에 놓이게 된다. 셀리그 위원장은 지난 3월 CFTC와 SEC가 체결한 역사적인 양해각서(MOU)가 이러한 상품들을 규제적 "무인지대(no man's land)"에 가두어 두었던 관할권의 공백을 해소하는 데 기여했다고 평가했다. 과거 폴 애트킨스 전 SEC 위원장은 이러한 상품들이 규제적 모호성 때문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언급한 바 있다.
이번 승인은 무기한 상품의 미국 내 유입을 가속화하려는 움직임 속에서 이루어졌다. CFTC는 암호화폐 거래소를 연방 감독 하에 두려는 계획을 공개하고, 암호화폐 무기한 선물을 문제 삼았던 시카고상품거래소(CME)의 소송을 기각했으며, 코인베이스와 같은 플랫폼들이 이러한 상품을 제공할 수 있도록 길을 열어주었다. 이러한 일련의 조치들은 미국 금융 시장의 규제 환경이 전통적인 상품과 디지털 자산 상품을 통합하는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음을 시사한다.
무기한 선물 계약은 투자자들에게 높은 레버리지를 제공하며, 이는 잠재적인 수익을 증폭시킬 수 있지만 동시에 상당한 위험을 동반한다. 만기가 없다는 점은 단기적인 시장 변동성을 헤지하기보다는 장기적인 방향성에 베팅하는 전략에 유리할 수 있다. 하지만 레버리지는 손실 또한 증폭시키므로, 투자자들은 철저한 위험 관리와 시장 분석을 바탕으로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
이번 결정은 나스닥을 비롯한 미국 기술주 시장에 새로운 투자 기회를 제공할 것으로 보인다. 투자자들은 개별 기술 기업의 주가 움직임에 대해 더 정교한 헤징 전략을 구사하거나, 특정 종목의 상승 또는 하락에 베팅하는 파생 상품 거래를 통해 포트폴리오 수익률을 높이거나 위험을 관리할 수 있게 되었다. 특히 혁신적인 기술과 높은 변동성을 특징으로 하는 기술주들은 무기한 선물과 같은 상품에 매력적인 대상이 될 수 있다.
하지만 동시에, 이러한 새로운 상품의 도입은 시장의 변동성을 더욱 심화시킬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암호화폐 시장에서 무기한 선물이 때때로 과도한 레버리지와 투기적 거래를 부추겨 급격한 가격 변동을 야기했던 사례를 고려할 때, 전통적인 주식 시장에서도 유사한 위험이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CFTC와 SEC의 공동 감독은 이러한 위험을 완화하기 위한 노력이지만, 실제 시장에서의 영향은 지속적인 관찰이 필요하다.
앞으로 미국 시장에서 주식 무기한 선물 거래가 활성화되면, 기관 투자자뿐만 아니라 개인 투자자들의 참여도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시장 유동성을 증가시키고 가격 발견 기능을 향상시키는 긍정적인 효과를 가져올 수 있다. 다만, 투자자 교육과 정보 제공이 병행되어야 하며, 규제 당국은 시장 감시를 강화하여 불공정 거래 행위나 과도한 투기를 방지해야 할 것이다. 이번 CFTC의 결정은 미국 금융 시장의 혁신과 규제 사이의 균형을 찾는 중요한 이정표가 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