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데이터센터 규제 강화, 나스닥 기술주에 '찬바람' 부나

미국 유권자들이 인공지능(AI) 기술 발전의 핵심 인프라인 데이터센터에 대한 규제 강화 움직임에 힘을 싣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미국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시장에 미칠 영향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지난 화요일 치러진 선거에서 최소 29개 지역구의 유권자들이 데이터센터 건설에 대한 금지 또는 제한 조치를 지지한 것으로 파악되었다. 이는 AI 기술 발전의 기반이 되는 방대한 인프라 구축에 새로운 장애물이 될 수 있음을 시사한다.
이번 선거에서 제기된 데이터센터 관련 조치들은 단순히 건설을 금지하는 수준을 넘어, 추가적인 공공 승인을 요구하거나, 지방 정부의 자문 투표 형태로 진행되어 그 자체로 구속력을 갖지 않는 경우도 있었다. 하지만 이러한 조치들의 통과와 함께, 모라토리엄(일시 중단)을 지지하는 후보들의 당선은 향후 주 차원의 더욱 강력한 규제 도입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볼로피디아(Ballotpedia)에 따르면, 11월 3일 실시된 10개 주 전역의 선거에서 총 41건의 데이터센터 관련 조항이 투표 안건으로 올랐다. 이 중 28건은 찬성표가 데이터센터 개발을 제한하도록 설계되었으며, 13건은 개발을 허용하거나 지지하는 내용이었다. 따라서 후자의 경우, 반대 투표는 개발자들에게 패배로 간주될 수 있다.
데이터센터 규제 강화 움직임이 두드러진 지역 중 하나는 오하이오주다. 이곳에서는 풀뿌리 단체인 ‘컨서브 오하이오(Conserve Ohio)’가 지지한 10건의 헌장 조항이 모두 통과되었다. 특히 허버드(Hubbard) 지역에서는 유권자의 4분의 3 이상이 데이터센터 금지 조치를 지지했다. 이외에도 그랜빌(Granville), 트렌턴(Trenton), 선버리(Sunbury) 등 오하이오주 여러 지역에서 약 78%에서 82%에 달하는 높은 찬성률로 데이터센터 건설 제한 조치가 통과되었다.
일부 지역에서는 보다 강력한 공공 감시 요구가 제기되었다. 일리노이주 졸리엣 타운십(Joliet Township)에서는 거의 80%에 달하는 유권자들이 AI 데이터센터를 지지하는 자문적 제안을 거부했다. 위스콘신주 제인스빌(Janesville)에서는 과거 제너럴 모터스(GM) 공장 부지에 추진되었던 데이터센터 건설과 관련하여, 주요 개발 전에 추가적인 주민 투표를 요구하는 조항이 60% 이상의 찬성으로 승인되었다.
데이터센터는 AI 시스템을 훈련하고 운영하는 데 필요한 칩과 서버를 수용하는 시설이다. 이러한 시설은 막대한 양의 전력을 소비하기 때문에, 건설 예정 부지 주변 지역사회에서는 전기 요금 상승 및 전력망 용량 부족 문제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어 왔다. 또한, 용수 사용량, 소음 문제, 그리고 공공의 감시 없이 맺어지는 계약에 대한 비판적인 시각도 존재한다.
AI 관련 기업들은 이러한 지역사회의 반발 움직임을 인지하고 있으며, 이에 대응하기 위한 노력을 강화하고 있다. 일부 기업들은 로비 활동을 강화하는 한편, 공공 홍보 캠페인을 통해 대중의 인식을 개선하려는 시도를 하고 있다. 예를 들어, 오픈AI(OpenAI)는 데이터센터라는 명칭이 가진 부정적인 함의를 희석시키기 위해 이들 시설을 ‘컴퓨트 캠퍼스(compute campuses)’로 재브랜딩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이번 유권자들의 선택은 데이터센터에 대한 더욱 엄격한 감독을 약속한 정치인들의 승리와 함께 이루어졌다. 텍사스에서는 민주당 후보 지나 히노호사(Gina Hinojosa)가 신규 데이터센터 건설 모라토리엄을 공약으로 내세워 공화당 소속 주지사 후보를 제치고 당선되었다. 오하이오주에서도 주지사 당선인인 에이미 액튼(Amy Acton)이 데이터센터 건설 중단 및 보다 엄격한 규제 도입을 지지하는 입장을 표명했다.
이러한 규제 강화 움직임은 나스닥을 구성하는 주요 기술 기업들의 AI 인프라 투자 계획에 제동을 걸 수 있다는 우려를 낳고 있다. 데이터센터는 AI 기술 발전의 필수 요소이며, 이들 시설에 대한 접근성이 제한될 경우 AI 혁신의 속도가 둔화될 수 있다. 특히 AI 칩 제조사, 클라우드 컴퓨팅 제공업체, 그리고 AI 서비스 개발사들은 데이터센터 구축 및 운영에 상당한 투자를 해왔기 때문에, 이번 규제 움직임은 이들 기업의 성장 전망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산업 지도자들은 이러한 광범위한 규제가 미국의 AI 투자에 위험을 초래할 수 있다고 경고해 왔다. 블랙록(BlackRock)의 CEO 래리 핑크(Larry Fink)는 지난달, 미국 전역에 걸친 데이터센터 건설 모라토리엄이 심각한 경제적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고 언급했다. “만약 미국에서 일종의 모라토리엄이 발생한다면, 우리는...”이라며 그는 우려를 표했다.
이러한 데이터센터 규제 강화 추세는 나스닥 시장에 상장된 기술 기업들의 향후 실적 및 투자 계획에 상당한 불확실성을 야기할 수 있다. 투자자들은 규제 동향을 면밀히 주시하며, AI 관련 기업들의 인프라 투자 및 수익성에 미칠 잠재적 영향을 평가해야 할 것이다. 또한, 각 지역별 규제 현황과 정부 정책의 변화를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하며 투자 전략을 조정할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