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선거 후 금·비트코인 동반 상승… 3.78억 달러 숏 스퀴즈 '변수'

미국 중간선거 이후 안전자산 선호 현상이 뚜렷해지면서 금 가격과 비트코인이 동반 강세를 보이고 있다. 하지만 3억 7,800만 달러 규모의 숏 스퀴즈(short squeeze)가 시장에 등장하며 향후 시장 흐름에 대한 의구심을 자아내고 있다.
11월 4일(현지시간) 비트코인은 75,600달러 수준에서 반등을 시작했으며, 금 선물은 3.4% 급등한 4,061.10달러를 기록하며 최근 3개월래 가장 큰 일일 상승폭을 나타냈다. 이는 민주당의 중간선거 압승 이후 달러 약세가 뚜렷해진 가운데 나타난 현상이다. 투자자들은 미국 달러 가치 하락에 대비해 비트코인과 금과 같은 희소 자산으로 자산을 보호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으며, 이는 '가치 하락(debasement) 거래'라는 전략으로 이어지고 있다.
이러한 '가치 하락 거래'는 투자자들이 통화 가치 하락과 정부 부채 증가에 대한 헤지 수단으로 비트코인과 금을 매수하는 전략을 의미한다. 최근 몇 달간 비트코인이 금과 유사한 움직임을 보인다는 분석이 기관 투자자들 사이에서 확산되고 있다. 실제로 지난 8월, 그레이스케일(Grayscale)은 비트코인의 90일 상관관계가 연초 거의 0에서 0.50 이상으로 상승했다고 보고했으며, 나스닥-100 지수와의 상관관계는 0.60 이상에서 약 0.33으로 감소했다고 밝혔다. 비트와이스(Bitwise) 또한 비트코인과 금의 관계가 2020년 이후 가장 강한 수준에 도달했다고 분석했는데, 당시에는 전례 없는 재정 및 통화 부양책으로 인해 전통 화폐의 구매력에 대한 우려가 고조된 바 있다.
이러한 우려는 상당한 경제적 기반을 가지고 있다. 의회예산국(CBO)은 미국의 연방 적자가 2026년 1조 9천억 달러에 달하고, 2036년에는 3조 1천억 달러로 확대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으며, 공공 부채는 GDP의 120%까지 상승할 것으로 예측된다. 이러한 거시 경제적 배경은 비트코인과 금이 안전 자산으로서의 역할을 강화하는 요인이 되고 있다.
그러나 이번 시장 반응은 비트코인과 금이 동반 상승한 다른 요인들도 시사한다. 10년 만기 미국 국채 수익률은 약 4.95%에서 4.89%로 하락했으며, 향후 1년간의 인플레이션 기대치는 약 2.4%에서 2.1%로 낮아졌다. 국채 수익률 하락은 금과 같이 이자가 발생하지 않는 자산을 더욱 매력적으로 만들며, 금융 환경 완화는 비트코인을 포함한 투기적 투자에 대한 지원을 강화할 수 있다. 또한, 동반 상승한 주식 시장의 흐름 역시 이러한 해석을 뒷받침한다. 투자자들은 분할된 정부가 추가적인 연방 지출을 제한할 수 있다는 점을 기대하고 있으며, 이는 시장의 불확실성을 줄이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코인셰어스(CoinShares)의 리서치 책임자인 제임스 버터필(James Butterfill)은 비트코인이 이미 민주당의 선거 승리 결과 상당 부분을 가격에 반영했으며, 이후 예상보다 낮은 수익률과 선거 결과에 대한 시장의 긍정적 반응 덕분에 회복할 여지가 남아있다고 분석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3억 7,800만 달러에 달하는 숏 스퀴즈는 시장의 상승 동력이 일시적인 것인지, 아니면 새로운 수요 증가에 기반한 것인지에 대한 의문을 제기한다. 숏 스퀴즈는 가격 하락을 예상하고 주식을 빌려 판 투자자들이 예상과 달리 가격이 오르자 손실을 줄이기 위해 서둘러 주식을 되사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현상으로, 단기적인 가격 상승을 유발하지만 근본적인 시장의 힘과는 다를 수 있다.
향후 비트코인이 75,700달러에서 77,700달러 사이의 가격대를 유지하고, 지속적인 ETF 유입이 관찰된다면 '가치 하락 거래'에 대한 주장이 더욱 강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반대로 이러한 수준을 유지하지 못하고 하락세로 전환될 경우, 최근의 상승이 숏 스퀴즈에 의한 일시적인 반등에 불과했음을 시사할 수 있다.
결론적으로, 미국 중간선거 결과는 투자자들에게 정치적 불확실성 해소라는 긍정적인 신호를 보냈으며, 이는 안전자산인 금과 함께 비트코인의 가격 상승을 견인했다. 하지만 숏 스퀴즈라는 변수가 등장하면서 향후 시장의 방향성을 예측하는 데 신중해야 할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투자자들은 거시 경제 지표, ETF 유입 추이, 그리고 단기적인 수급 요인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투자 전략을 수립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