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라과이 금융 불안 고조…우에노 은행 사태로 시위 격화

파라과이 수도 아순시온에서 대규모 시위가 벌어지고 있는 가운데, 우에노 은행(Ueno Bank)의 계좌 동결 사태와 관련해 전직 대통령 후보가 시위대에 의해 제지당하는 사건이 발생하며 사태가 더욱 격화될 조짐이다. 이번 사태는 약 300만 명에 달하는 파라과이 성인 인구의 60%가 이용하는 디지털 은행의 갑작스러운 계좌 동결로 촉발되었으며, 공적 자금까지 상당액이 묶이면서 금융 시스템 전반에 대한 불신이 확산되고 있다.
파라과이 국영 통신사 AP통신에 따르면, 우에노 은행은 약 8억~8억 5천만 달러에 달하는 공적 자금을 보유하고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에는 연금 및 건강 보험 기금 등 국민들의 노후와 건강을 책임지는 핵심적인 자금이 포함되어 있어, 은행의 지급 불능 사태가 국가 연금 시스템까지 위협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이에 따라 국민들의 분노는 극에 달했으며, 시위대는 우에노 은행 본사 앞에서 자신들의 직불카드와 신용카드를 불태우는 퍼포먼스를 벌이며 강력한 불만을 표출했다.
이러한 격렬한 시위 현장에서, 전직 대통령 후보였던 파라과요 “파요” 쿠바스(Paraguayo “Payo” Cubas)가 시위에 참여하려 하자 시위대에 의해 거세게 저지당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시위대는 쿠바스에게 “분열주의자(divisor)”이자 “기회주의자(oportunista)”라며 비난하며 정치적 이득을 취하려는 태도를 비판했다. 일부 시위대는 쿠바스가 자신의 정당 명단에 포함시켰던 제나이다 델가도(Zenaida Delgado)와 하비에르 베라(Javier Vera)가 당선 후 정부 측으로 전향한 것에 대해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주장하며, 쿠바스가 현재 상원의 구성에 영향을 미쳤다고 비난하기도 했다.
한편, 파라과이 산티아고 페냐(Santiago Peña) 대통령은 우에노 은행의 모회사 지분을 2025년 3월까지 보유하고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으며, 이번 사태와 관련하여 목요일 대통령직 사임서를 제출했다. 그러나 의회는 페냐 대통령의 사임 수용을 위한 임시회에서 의사정족수를 채우지 못해 회의가 중단되었다. 이후 페냐 대통령은 탄핵 심판에 직면할 것이라고 밝혔으며, 자신을 방어할 시간을 더 달라고 요청했지만, 하원에서는 이미 78대 0으로 탄핵 절차 개시를 가결한 상태였다. 금요일에는 상원에서 페냐 대통령 측이 변호 준비를 위한 72시간 연장 요청을 거부했으며, 금요일 밤 탄핵 표결이 예정되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페냐 대통령의 후임으로는 빅토르 페드로 알리아나(Pedro Alliana) 부통령이 유력한 것으로 전해졌다.
파라과이 여당인 콜로라도당의 지도자이자 페냐 대통령의 정치적 멘토였던 호라시오 카르테스(Horacio Cartes)는 페냐 대통령에 대한 지지를 철회하고 탄핵을 지지한다고 밝혔다. 카르테스는 “우리는 공공, 민간, 그리고 은퇴자들의 자금 약탈 편에 서지 않을 것”이라며 이번 사태의 심각성을 강조했다. 이와 더불어, 엔리케 리에라(Enrique Riera) 내무장관과 카를로스 카르바요(Carlos Carvallo) 중앙은행 총재가 사임했으며, 우에노 은행 임원 8명이 체포되었다. 검찰은 페냐 대통령이 은행의 불법 행위에 대해 어떠한 책임이 있는지 조사하기 위한 형사 소송 절차에 착수했다고 알려졌다. 이 모든 상황은 파라과이 금융 시장의 불안정성과 정치적 혼란이 심화되고 있음을 시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