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자산운용, 플룸과 토큰화 펀드 파일럿 테스트…韓 원화 상품 해외 활용 가능성 모색

국내 자산운용업계의 선두주자인 신한자산운용이 블록체인 기술 기업 플룸(Plume)과의 파트너십을 통해 토큰화 펀드 개발을 위한 개념증명(PoC)에 나선다. 이번 협약은 한국 원화 기반의 초단기 채권 펀드를 기초자산으로 활용하는 토큰화 펀드 파일럿 테스트를 목표로 한다. 이를 통해 국내 금융 상품의 온체인(on-chain) 시장에서의 해외 활용 가능성을 타진하고, 토큰화된 투자 상품에 대한 규제 준수 요건을 검증할 계획이다.
신한자산운용은 이번 파일럿 프로젝트에서 한국 원화로 발행되는 초단기 채권 펀드를 기초자산으로 삼는다. 또한, 글로벌 투자운용사 블랙록(BlackRock)의 BUIDL 토큰화 펀드를 벤치마크 삼아 토큰 발행 및 유통 프로세스의 효율성과 안정성을 테스트할 예정이다. 이 과정에서 백리스트 기반의 전송 제한, 온체인 운영, 고객알기제도(KYC) 확인, 자금세탁방지(AML) 통제 등 토큰화된 투자 상품에 요구되는 까다로운 규제 요건 준수 여부를 면밀히 점검한다.
이번 파일럿 테스트의 핵심 목표 중 하나는 이미 달러화 중심의 자산으로 대부분 구축된 온체인 시장에서 원화 기반 금융 상품의 활용 가능성을 탐색하는 것이다. 세계 금융 시장에서 기축통화로서의 달러의 위상은 절대적이지만, 한국 원화 역시 아시아 지역을 중심으로 상당한 경제적 영향력을 가지고 있다. 신한자산운용은 이번 프로젝트를 통해 한국 금융 상품이 글로벌 디지털 자산 시장에 성공적으로 안착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고자 한다.
신한금융그룹 차원에서도 블록체인 및 디지털 자산 분야에 대한 적극적인 투자가 이어지고 있다. 지난 4월, 신한카드도 솔라나 재단과의 업무협약(MOU)을 통해 스테이블 코인 결제 기술 테스트 및 비수탁형 지갑 활용 가능성을 탐색한 바 있다. 또한, 신한은행은 2023년 7월 스테이블 코인 송금 파일럿 프로젝트를 성공적으로 완료하며 디지털 금융 혁신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러한 그룹 차원의 연계된 노력은 신한자산운용의 이번 토큰화 펀드 개발 시도에 더욱 힘을 실어줄 것으로 예상된다.
토큰화(Tokenization)는 실물 자산이나 금융 상품의 가치를 블록체인 기술을 통해 디지털 토큰으로 표현하는 것을 의미한다. 이는 기존의 자산 운용 및 거래 방식에 혁신을 가져올 잠재력을 가지고 있다. 토큰화된 자산은 소액 투자, 24시간 거래, 투명성 증대, 거래 비용 절감 등 다양한 이점을 제공할 수 있다. 특히, 부동산, 미술품, 사모펀드 등 유동성이 낮았던 자산들의 유동성을 획기적으로 개선할 수 있으며, 투자 접근성을 높여 금융 시장의 효율성을 증대시킬 수 있다.
블록체인 기술의 발전과 함께 금융권의 토큰화에 대한 관심은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는 이미 블랙록의 BUIDL 펀드와 같은 토큰화된 펀드 상품에 대한 승인을 내주며 관련 시장의 성장을 촉진하고 있다. 국내에서도 금융당국의 가이드라인 발표와 함께 증권형 토큰(STO) 발행 및 유통에 대한 논의가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어, 이번 신한자산운용의 시도는 국내 토큰 증권 시장의 발전을 가속화하는 중요한 계기가 될 수 있다.
이번 신한자산운용과 플룸의 협력은 한국 금융 시장이 디지털 자산 시대로의 전환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또 하나의 사례이다. 원화 기반의 토큰화 펀드가 성공적으로 안착한다면, 이는 한국 금융 상품의 글로벌 경쟁력을 강화하고 새로운 투자 기회를 창출하는 데 크게 기여할 것이다. 또한, 규제 준수와 기술 혁신을 동시에 달성하려는 노력은 향후 다른 금융 기관들에게도 긍정적인 선례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신한자산운용은 이번 파일럿 테스트를 통해 얻은 경험과 인사이트를 바탕으로 토큰화 금융 상품 라인업을 확장하고, 글로벌 디지털 자산 시장에서의 입지를 강화해 나갈 방침이다. 이번 프로젝트의 성공 여부는 향후 국내 금융 시장의 토큰화 확산 속도와 방향을 결정짓는 중요한 변수가 될 것이다. 더불어, 디지털 자산 시장의 성장과 함께 투자자 보호 및 시장 안정성을 위한 규제 프레임워크 구축의 중요성 또한 재확인되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한편, 최근 한국은 9년간 이어져 온 기업의 암호화폐 금지 조치를 완화하며 디지털 자산 시장에 대한 규제 환경 변화를 예고하고 있다. 이러한 정책 변화는 국내 금융 기관들의 블록체인 기술 도입 및 디지털 자산 관련 사업 확장에 더욱 유리한 환경을 조성할 것으로 예상된다. 신한자산운용의 이번 토큰화 펀드 파일럿 테스트는 이러한 정책적 변화와 맞물려 더욱 큰 주목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