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SCI, 비트코인 보유 기업 지수 편출 위협… 2.8조 원 규모 자금 이탈 우려

세계적인 투자 지수 산출 기관인 MSCI(Morgan Stanley Capital International)가 비트코인을 대규모로 보유한 기업들을 주요 지수에서 제외할 수 있다는 새로운 규정 초안을 발표하면서 시장에 긴장감이 감돌고 있다. 특히 마이클 세일러가 이끄는 마이크로스트래티지(MicroStrategy, MSTR)와 같은 비트코인 대량 보유 기업들이 MSCI의 금융 자산 분류 방식 변화로 인해 투자 지수에서 편출될 위험에 직면했으며, 이는 약 28억 달러(한화 약 3조 8천억원) 규모의 패시브 자금 유출을 야기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MSCI는 이달 초, 기업의 재무제표를 기반으로 '비영업 회사(non-operating company)'를 식별하기 위한 새로운 분류 방안에 대한 자문 절차를 개시했다. 이번 제안은 단순히 암호화폐 보유량만을 기준으로 삼았던 기존의 접근 방식에서 벗어나, 기업의 전반적인 사업 활동 및 재무 구조를 포괄적으로 평가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MSCI가 제시한 새로운 방법론에 따르면, 특정 기준을 충족하지 못하는 기업은 주요 지수에서 제외될 수 있다.
MSCI는 지난 5월 2026년 데이터를 기준으로 MSCI ACWI IMI(All Country World Index Investable Market Index)에 해당 방법론을 적용했을 때, 마이크로스트래티지를 포함해 일본의 비트코인 보유 기업인 메타플래닛(Metaplanet), 그리고 런던에 상장된 우라늄 투자사 옐로우 케이크(Yellow Cake) 등 세 곳의 기업이 지수에서 제외될 수 있다고 밝혔다.
이러한 움직임에 대해 마이크로스트래티지는 즉각 반발하고 나섰다. 회사는 지수 제공 기관들이 시장의 흐름을 반영해야지, 기업의 자산 배분 결정에 영향을 미치려 해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마이크로스트래티지는 “MSCI의 제안은 규제 당국, 시장, 그리고 자사의 고객들과도 보조를 맞추지 못하고 있다”며, “비트코인도, 마이크로스트래티지도 MSCI의 도움이 필요하지 않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이 소식이 전해진 후, 마이크로스트래티지의 주가는 장외 거래에서 약 2% 하락하는 모습을 보였다.
MSCI의 이번 접근 방식은 올해 초 포기했던 암호화폐 관련 규정보다 훨씬 광범위하다. 기존의 규정은 주로 비트코인이나 기타 디지털 자산을 주요 사업으로 영위하거나, 총 자산의 50% 이상을 디지털 자산으로 보유한 기업들을 대상으로 했다. 그러나 MSCI는 올해 1월, 이러한 암호화폐 테마의 기업들을 지수에서 제외하려던 계획을 철회하고, 대신 사업 활동이 투자 지향적인 기업들의 더 넓은 범주를 연구하기로 했다. 이번 8월에 발표된 제안은 이러한 광범위한 검토의 결과물이다.
새로운 방법론 하에서 기업은 먼저 '영업 자산 비율'을 측정하는 핵심 스크린을 통과해야 한다. 총 자산 대비 영업 자산의 비율이 50%를 초과하는 기업은 통과하며, 이 기준에 미달하는 기업은 다섯 가지 재무 테스트로 구성된 두 번째 단계로 넘어가게 된다. 이 테스트들은 영업 자산, 영업 비용, 현금 창출 능력, 공정가치 변동에 대한 노출, 외부 자본 의존도 등을 평가한다.
또한, MSCI는 편입 심사 대상 기업에 대해 영업 자산이 총 자산의 20% 미만이거나, 영업 비용이 5% 미만, 영업 현금 흐름이 마이너스인 경우, 그리고 총 자산의 5% 이상에 해당하는 공정가치 변동이 있거나 외부 자본 의존도가 높은 경우 등을 주요 위험 신호로 간주한다. 자본 의존도 테스트는 조달한 자금의 비율이 자산의 20%를 초과하고, 재무제표상 자본 조달이 자산 축적에 사용된 것으로 나타나는 기업을 식별할 수 있다.
이번 MSCI의 규정 변경 움직임은 비트코인 현물 ETF 승인 이후 시장의 관심이 더욱 뜨거워지고 있는 가운데, 기존 금융 시장과 암호화폐 시장 간의 경계를 허무는 기업들에 대한 평가 기준이 더욱 엄격해질 수 있음을 시사한다. 특히, 규제 당국의 움직임과 더불어 MSCI와 같은 주요 지수 제공 기관들의 결정은 시장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에, 투자자들은 앞으로 발표될 MSCI의 최종 결정과 그에 따른 시장의 반응을 예의주시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MSCI는 오는 9월 30일까지 피드백을 접수받은 후, 10월 16일에 최종 결정을 발표할 예정이다.
이번 자문 절차는 단순히 특정 기업의 지수 편입 여부를 넘어, 향후 암호화폐를 자산으로 보유한 기업들이 전통 금융 시장에서 어떻게 평가받고 어떤 영향을 받을지에 대한 중요한 논의의 장을 열고 있다. 마이크로스트래티지와 같은 선도적인 비트코인 보유 기업들이 MSCI의 새로운 기준에 어떻게 대응할지, 그리고 이러한 움직임이 비트코인 및 관련 암호화폐 시장 전반에 어떤 파급 효과를 가져올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