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中 AI 모델 구축에 알리바바와 협력…규제 장벽 돌파

애플이 중국 시장 공략을 위해 자체 인공지능(AI) 모델 개발에 나섰으며, 이 과정에서 중국 현지 기업인 알리바바의 지원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중국 정부의 엄격한 규제 환경 속에서 해외 기업이 자체 AI 모델을 운영할 수 있는 첫 사례가 될 가능성이 높아 주목받고 있다.
로이터 통신은 익명의 관계자 세 명을 인용해 중국 국가사이버정보판공실(CAC)이 지난달 애플의 생성형 AI 서비스를 등록했으며, 이는 앞서 중국 내 서비스가 제한되었던 OpenAI의 챗GPT나 앤트로픽의 클로드와는 다른 행보다고 보도했다. 이러한 등록 절차는 중국에서 AI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한 핵심적인 규제 관문을 통과했음을 의미한다.
알리바바의 조 차이 회장(Chairman Joe Tsai)은 이미 지난 2월, 양사 간의 협력 관계를 공식적으로 확인한 바 있다. 그는 당시 "애플은 중국 내 여러 기업들과 접촉했으며, 최종적으로 우리와 사업을 함께하기로 결정했다"고 발언한 것으로 전해진다.
보도에 따르면, 애플은 자체 개발 AI 모델에 알리바바의 'Qwen' 모델과 바이두의 기술을 통합할 계획이다. 각 기술이 구체적으로 어떤 역할을 수행하게 될지는 아직 명확하게 밝혀지지 않았으나, 애플의 브랜드 AI 이니셔티브인 '애플 인텔리전스(Apple Intelligence)'는 향후 몇 달 안에 iOS 업데이트를 통해 중국 아이폰 사용자들에게 제공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 소식은 애플의 AI 사업이 그동안 순탄치 않았던 과정을 거쳐왔다는 점에서 더욱 의미가 깊다. 지난 1월, 애플은 자체 개발한 차세대 파운데이션 모델(Foundation Models)이 기술적 지연과 약한 초기 반응으로 인해 결국 구글의 제미나이(Gemini)를 사용하게 될 것이라고 발표한 바 있다. 이는 애플 인텔리전스의 경쟁력 약화에 대한 우려를 증폭시켰다.
또한, 애플은 지난 5월, 출시 시점에 제공되지 않았던 AI 기능을 두고 아이폰 구매자들을 오도했다는 주장에 대해 2억 5천만 달러(약 3,400억 원)를 지급하는 합의를 이끌어내기도 했다. 이러한 지연은 이미 AI 기능을 탑재한 스마트폰을 판매하고 있는 화웨이와 같은 중국 경쟁 업체들에게 뒤처지게 되는 결과를 초래했다.
지난 6월, 애플은 대화가 가능하고 이미지를 분석하며 개인의 맥락을 이해할 수 있는 개선된 시리(Siri) AI를 공개했다. 애플은 해당 기능이 연내 베타 버전에 진입할 것이라고 밝혔으나, 중국 내 규제 요건을 검토하는 동안에는 중국에서 사용할 수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번 알리바바와의 협력은 애플이 복잡한 중국 시장에서 AI 경쟁력을 확보하고, 규제 환경에 효과적으로 대응하기 위한 전략적 움직임으로 풀이된다. 중국 내 자체 AI 모델 운영 허가를 받는 것은 기술 기업들에게는 매우 까다로운 과제였으나, 애플은 현지 파트너십을 통해 이를 극복하려는 시도를 하고 있다.
애플 인텔리전스가 중국 시장에 성공적으로 안착한다면, 이는 중국 내 AI 생태계의 변화뿐만 아니라 글로벌 AI 기술 패권 경쟁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기술 통합 과정에서의 난제나 향후 규제 변화 등은 여전히 변수로 남아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