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더리움·솔라나, 스테이킹 수익률 축소 추진…월스트리트 ETF와 엇갈린 행보

월스트리트가 암호화폐 스테이킹을 배당 상품으로 활용하기 시작한 가운데, 이더리움과 솔라나 네트워크는 오히려 스테이킹 수익률을 낮추는 방안을 검토하며 엇갈린 행보를 보이고 있다. 이는 투자자들이 낮은 희석 가치를 더 선호하는지, 혹은 높은 수익률을 우선시하는지에 대한 중요한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그레이스케일 인베스트먼트는 최근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제출한 서류를 통해 자사 이더리움 및 솔라나 스테이킹 상장지수펀드(ETF)가 오는 8월 7일부터 스테이킹 보상을 현금으로 전환하여 분기별로 주주들에게 배당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는 월스트리트 기관들이 암호화폐 자산의 수익을 전통적인 금융 상품의 배당처럼 투자자에게 돌려주는 새로운 모델을 구축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하지만 이와 동시에 이더리움과 솔라나 네트워크 자체적으로는 프로토콜 수준에서 스테이킹 수익률을 줄이는 변화를 고려하고 있다. 이러한 움직임은 스테이킹을 통한 보상이 네트워크의 희소성을 강화하고 장기적인 가치 상승에 기여할 것이라는 주장과, 스테이킹 수익 감소가 검증자(validator), ETF 상품, 그리고 탈중앙화 금융(DeFi) 서비스의 수익성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우려를 동시에 낳고 있다.
**솔라나, 연간 인플레이션율 상향 조정으로 스테이킹 수익률 대폭 축소 추진**
솔라나 네트워크는 SIMD-0550 제안을 통해 연간 인플레이션율을 현재 15%에서 30%로 두 배 상향 조정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이러한 급격한 인플레이션율 조정은 현재 5.84% 수준인 모델링된 스테이킹 수익률을 3년 내에 2.25%까지 낮추는 것을 목표로 한다. 현재 일정대로라면 5.7년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되었던 종결 인플레이션율 1.5% 도달 시점을 약 2.8년으로 단축시키겠다는 계획이다.
이 제안이 통과될 경우, 스테이킹 비율이 68%라고 가정했을 때 첫해에는 4.34%, 둘째 해에는 3.00%, 그리고 셋째 해에는 2.25%로 스테이킹 명목 수익률이 하락하게 된다. 이러한 수익률 감소의 반대급부로, 향후 6년간 유통량에 추가로 편입될 SOL이 현재 가격(약 77.97달러) 기준으로 약 14억 7천만 달러(한화 약 2조 원) 상당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제안 작성자들이 제시한 약 15억 1천만 달러라는 수치와 근접한다.
현재의 일정을 따른다면 같은 3년 동안 단순 수익률로 약 13.15%를 복리로 얻을 수 있지만, 제안된 일정으로는 약 9.89%에 그치게 된다. 따라서 투자자가 총 수익률 면에서 동일한 효과를 얻으려면 SOL 가격이 3년간 약 3% 더 상승해야 하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
**이더리움, 스테이킹 비율 증가에 따른 소각량 확대 방안 모색**
이더리움 네트워크에서는 EIP-8363이라는 이름의 제안 초안이 지난 8월 초 공개되었다. 이 제안은 스테이킹 비율이 증가함에 따라 검증자 보상 중 소각되는 비율을 점진적으로 늘리는 것을 골자로 한다. 제안에 따르면, 이더리움 공급량의 약 절반가량이 스테이킹될 경우 검증자 보상의 100%가 소각된다.
이 제안의 한 작성자는 현재와 같은 방식으로 검증자 참여가 계속 증가하고 별도의 개혁이 이루어지지 않는다면, 2028년 1월까지 이더리움 공급량의 55%를 초과하는 7천만 ETH 이상이 스테이킹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러한 상황은 이미 충분히 네트워크 보안이 강화된 상황에서 더 많은 발행량을 통해 스테이킹을 유치하려는 네트워크의 노력이 불필요해지거나 오히려 역효과를 낳을 수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낮은 수익률을 통한 경제적 논리**
솔라나의 제안은 네이티브 스테이킹 수익률을 해당 경제 생태계 내에서의 '무위험 수익률'과 유사한 개념으로 간주한다. 즉, 현재 5.84%의 스테이킹 수익률이 존재한다면, 다른 디파이(DeFi) 활동, 예를 들어 예금, 유동성 공급 등은 이보다 더 높은 수익을 제공하거나, 최소한 이 수익률을 상회하는 추가적인 위험을 감수해야만 투자자들에게 매력적으로 다가갈 수 있다는 논리다.
따라서 스테이킹 수익률을 낮춤으로써, 이러한 자본 흐름이 다른 디파이 활동으로 전환되어 네트워크 전체의 효율성과 혁신을 촉진할 수 있다는 기대감이 형성되고 있다. 스테이킹 수익률 감소는 디파이 생태계 내에서 위험 대비 보상의 균형을 재조정하고, 더욱 창의적이고 효율적인 자본 배치를 유도할 수 있다는 것이다.
**월스트리트의 배당 모델 vs. 네트워크의 희소성 강화 전략**
그레이스케일과 같은 기관들은 스테이킹 보상을 현금화하여 배당하는 방식을 통해 전통적인 투자자들에게 암호화폐 자산에 대한 접근성을 높이고 안정적인 수익을 제공하려는 시도를 하고 있다. 이는 암호화폐 시장의 성숙과 제도권 편입을 가속화하는 긍정적인 측면이 있다.
반면, 이더리움과 솔라나 네트워크는 스테이킹 수익률을 낮추는 대신, 발행량 감소를 통해 자산의 희소성을 강화하고 장기적인 가치 상승을 추구하려는 전략을 취하고 있다. 이는 스테이킹에 참여하는 검증자나 투자자에게는 단기적인 수익 감소를 의미할 수 있지만, 네트워크 참여 동기를 희석시키지 않으면서도 인플레이션 압력을 완화하여 장기적인 생태계 건강성을 확보하려는 목적을 가진다.
그러나 이러한 상반된 전략은 암호화폐 시장 내에서 새로운 논쟁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스테이킹 수익 감소는 스테이킹 풀 운영사, 디파이 프로토콜, 그리고 개별 검증자들의 수입에 직접적인 타격을 줄 수 있으며, 이는 네트워크 참여를 위축시킬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향후 전망 및 투자자 고려 사항**
투자자들은 이러한 이더리움과 솔라나 네트워크의 변화 움직임을 면밀히 주시할 필요가 있다. 스테이킹 수익률 감소는 직접적인 투자 수익률에 영향을 미치겠지만, 발행량 감소를 통한 희소성 증대는 장기적인 자산 가치 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다. 현재로서는 어떤 전략이 시장 참여자들에게 더 큰 가치를 제공할지에 대한 명확한 결론을 내리기 어렵다.
스테이킹은 여전히 슬래싱(slashing, 잘못된 검증 행위에 대한 처벌)과 같은 위험을 수반하는 행위이다. 따라서 투자자들은 높은 수익률만을 쫓기보다는, 각 네트워크의 장기적인 비전과 기술적 발전, 그리고 거시 경제 환경 변화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신중한 투자 결정을 내려야 할 것이다. 특히, 월스트리트의 스테이킹 배당 모델과 네트워크 자체의 수익률 조정 전략이 어떻게 상호작용하며 시장에 영향을 미칠지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