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 7만 달러 돌파, 금리 향방에 달렸다

미국 재무부의 장기 국채 바이백(자사주 매입) 확대 발표에 힘입어 비트코인 가격이 급등하며 7만 달러 돌파를 시도했다. 지난 8월 19일, 비트코인은 장중 64,100달러에서 70,000달러까지 단숨에 치솟으며 시장의 주목을 받았다. 이는 미국 재무부가 예상치 못하게 장기 국채 바이백 규모를 두 배로 늘리기로 결정하면서 채권 금리가 하락하고, 수십억 달러 규모의 암호화폐 숏 포지션이 청산된 데 따른 결과다.
미국 재무부는 9월 9일부터 11월 4일까지 10년~20년 및 20년~30년 만기 국채의 유동성 지원 바이백 최대치를 기존 20억 달러에서 최소 40억 달러로 상향 조정한다고 발표했다. 재무부는 이번 조치의 명분으로 장기 국채 시장의 유동성 개선을 제시했다.
이번 조치는 단기적으로 암호화폐 시장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하락하는 장기 금리는 비트코인을 비롯한 위험 자산에 대한 자본의 경쟁을 완화시켰고, 이는 비트코인 가격 상승으로 이어졌다. 또한, 비트코인은 200일 이동평균선과 글래스노드(Glassnode)의 단기 보유자 비용 기준선(short-term-holder cost basis) 위로 올라서며 기술적으로도 긍정적인 신호를 보냈다. 이는 최근 매수세의 상당 부분이 본전에 도달했음을 의미하며, 추가 상승의 동력이 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이번 움직임이 '수익률 곡선 통제(yield-curve control)'로 이어질지에 대해서는 신중한 입장을 보이고 있다. 트레이더들 사이에서는 재무부의 이번 조치가 사실상 수익률 곡선 통제와 유사하다는 평가가 나왔다. 실제로 30년 만기 국채 금리는 전날 최고점인 5.34% 부근에서 5.19% 수준으로 하락했으며, 10년 만기 국채 금리도 4.65% 부근까지 떨어졌다. 하지만 이는 명시적인 수익률 곡선 통제와는 다르다는 지적이다.
TCW의 제이미 패튼(Jamie Patton)과 같은 고정 수입 전략가들은 재무부의 이번 조치만으로 장기 금리가 지속적으로 하락할 것이라고 보기는 어렵다고 분석했다. 그는 장기 금리를 끌어올리는 요인이 글로벌하며, 단일 매수 주체가 이를 완전히 제어하기는 어렵다고 설명했다. 또한, 새로 설정된 40억 달러 규모의 바이백 한도는 32조 달러가 넘는 전체 미국 국채 시장, 특히 20년 및 30년 만기 국채 5조 5천억 달러 규모에 비하면 상대적으로 작다는 점을 강조했다. 즉, 이번 바이백이 금리에 미치는 영향력은 제한적일 수 있다는 것이다.
이러한 가운데, 이날 함께 공개된 연방준비제도(Fed)의 7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의사록은 시장의 낙관론에 제동을 걸었다. 의사록에 따르면, 다수의 위원들은 해당 회의에서 0.25%p 금리 인상을 선호했으며, 인플레이션이 둔화되지 않을 경우 추가적인 긴축이 필요할 것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었다. 일부 위원들은 금융 여건이 인플레이션을 2% 목표치로 되돌리기 위한 충분한 수준으로 제한적이지 않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실제로 금리 동결 결정은 9대 3으로 통과되었으나, 해머스(Hammack), 카슈카리(Kashkari), 로건(Logan) 위원은 금리 인상에 찬성표를 던졌다. 또한, 인플레이션 위험이 상방으로 치우쳐 있다는 평가도 나왔다. 이러한 연준의 매파적인 기조는 향후 금리 결정에 대한 불확실성을 높이며, 암호화폐 시장에 다시 한번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연준 의사록은 발표 당일 시장에 즉각적인 큰 영향을 미치지 못했는데, 이는 재무부의 바이백 발표가 이미 시장의 관심을 압도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장기적으로는 연준의 통화 정책 방향이 비트코인 가격에 더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비트코인이 7만 달러를 넘어 추가적인 상승세를 이어가기 위해서는 실물 수요의 뒷받침이 필요하며, 특히 금리가 다시 상승할 경우 위험 자산에 대한 투자 심리가 위축될 수 있다는 점을 간과할 수 없다.
결론적으로, 비트코인의 최근 급등세는 재무부의 유동성 공급 효과에 힘입은 바 크지만, 향후 가격 흐름은 미 연준의 통화 정책과 시장 금리의 움직임에 크게 좌우될 것으로 보인다. 더불어 비트코인 현물 시장의 실질적인 수요 증가가 동반되어야만 지속적인 상승세를 기대할 수 있을 것이다. 투자자들은 이러한 거시 경제 지표와 시장 심리를 면밀히 주시하며 신중한 투자 결정을 내려야 할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