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 7만2천 달러 돌파... 트럼프·美 재무부 호재에 숏 포지션 청산 '봇물'

비트코인이 6월 이후 처음으로 7만 달러를 돌파하며 암호화폐 시장의 강세 흐름을 이끌고 있다. 지난 월요일 이후 약 15% 급등한 비트코인은 목요일 7만 2,207달러까지 치솟으며 투자자들의 기대를 한껏 끌어올렸다. 블록체인 분석 업체 글래스노드는 이번 비트코인의 일일 상승 폭이 30일 변동성 대비 5.8 표준편차에 달한다며, 이는 2023년 10월 이후 최대 상승 충격이라고 분석했다. 이러한 가파른 상승세의 배경에는 미국 재무부의 국채 바이백(환매) 규모 확대 발표와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암호화폐 규제 법안 추진 의지가 복합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미 재무부 발표, 국채 시장 안정화 신호탄**
비트코인 랠리의 서막은 채권 시장에서 열렸다. 지난 8월 19일, 미국 재무부는 9월 9일부터 10년물 및 30년물 국채에 대한 유동성 지원 바이백 규모를 기존 20억 달러에서 최소 40억 달러로 늘리겠다고 발표했다. 당시 30년 만기 국채 금리는 2007년 이후 최고치인 5.34%까지 치솟으며 투자 심리를 위축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었다. 재무부의 발표 이후 국채 금리가 하락세를 보이면서, 금리 상승이라는 압박 요인이 완화되었고 이는 위험 자산에 대한 투자 심리를 개선하는 데 기여했다. 암호화폐 전문 매체 크립토슬레이트는 이러한 흐름이 비트코인이 여름 내내 67,000달러 부근에서 형성된 저항선을 돌파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했다고 보도했다.
**트럼프, 암호화폐 규제 명확화 법안 지지 '방아쇠'**
트럼프 전 대통령의 암호화폐 업계 인사들과의 만남은 비트코인 랠리에 또 다른 강력한 촉매제가 되었다. 코인베이스 최고경영자(CEO) 브라이언 암스트롱, 리플의 브래드 가링하우스, 크라켄 공동 CEO 아준 세티 등 업계 리더들과 함께한 백악관 회동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은 ‘공정한 버전’의 CLARITY Act(명확성 법안) 통과를 촉구했다. 이 법안은 디지털 자산이 증권 규제와 상품 규제 중 어느 쪽에 속하는지, 그리고 각 연방 규제 기관의 감독 권한을 어떻게 분담할 것인지를 명확히 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해당 법안은 상원의 8월 휴회 전에 중단되었으나, 9월 15일 절차 투표가 예정되어 있으며 통과를 위해서는 60표의 찬성이 필요하다.
코인베이스 CEO 브라이언 암스트롱은 X(구 트위터)를 통해 트럼프 전 대통령의 발언에 대해 "오늘 대통령이 전달한 메시지는 명확하다. 이 행정부는 Clarity Act 통과에 전념하고 있으며, 이는 암호화폐에 대한 일관된 규칙을 요구하는 유권자들의 목소리에 응답하는 것"이라고 화답했다. 그는 "규제 당국은 뜻을 같이 하고, 의회는 일정을 잡았으며, 업계 전체가 이 법안을 성공적으로 통과시킬 준비가 되어 있다. 6,700만 명의 미국인이 암호화폐를 소유하고 있으며, 이들은 이 법안을 원한다. 나는 상원이 이들의 목소리에 귀 기울일 것이라고 확신한다"고 덧붙였다.
이날 회동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은 미국 정부가 상당한 양의 비트코인 또는 기타 디지털 자산을 매입할 가능성에 대한 질문에 "잘 논의되고 있다(Well, it’s been talked about)"고 언급하며, 정부 차원의 암호화폐 보유 가능성에 대한 기대감까지 내비쳤다. 이는 암호화폐 시장에 대한 정부의 긍정적인 신호로 해석될 수 있으며, 기관 투자자들의 참여를 더욱 유도할 것으로 보인다.
**숏 포지션 대규모 청산, 상승세 가속화**
이러한 긍정적인 뉴스 흐름 속에서 수억 달러 규모의 숏 포지션(가격 하락에 베팅하는 포지션)이 대규모로 청산되면서 비트코인 가격 상승에 더욱 불을 지폈다. 총 31억 달러 상당의 숏 포지션이 이번 급등 과정에서 청산된 것으로 추정되며, 이는 강세장의 전형적인 특징 중 하나로 꼽힌다. 숏 포지션 청산은 가격 상승 시 포지션 보유자들이 손실을 막기 위해 비싼 가격에 비트코인을 매수하게 만들어, 결과적으로 가격 추가 상승을 유발하는 '숏 스퀴즈(Short Squeeze)' 현상을 촉발시킨다.
데이터 분석 업체 코인글래스(CoinGlass)에 따르면, 최근 24시간 동안 약 3억 5천만 달러에 달하는 암호화폐 선물 포지션이 청산되었으며, 이 중 2억 7천만 달러 이상이 숏 포지션이었다. 이러한 대규모 숏 포지션 청산은 단기적으로 비트코인 가격의 변동성을 크게 증폭시켰다.
**향후 시장 전망: 지속적인 상승 동력 확보 관건**
하지만 이러한 급격한 상승세 이후에는 차익 실현 매물 출회 가능성도 제기된다. 비트코인이 7만 달러를 돌파하면서 44,300 BTC 이상이 거래소로 유입된 것으로 파악되기 때문이다. 이는 대규모 매도 압력으로 작용할 수 있으며, 지속적인 가격 상승을 위해서는 강제적인 매수세(숏 포지션 청산) 외에 새로운 현물(spot) 수요가 이를 상쇄해야 한다는 분석이다. 특히, 최근 상승세는 규제 불확실성 해소 기대감과 국채 금리 하락이라는 거시 경제적 요인에 힘입은 바 크다. 향후 미국 연준의 통화 정책 방향, 새로운 암호화폐 관련 법안의 구체적인 내용 및 통과 여부, 그리고 기관 투자자들의 실제적인 시장 참여 확대 등이 비트코인의 중장기적인 가격 흐름을 결정할 중요한 변수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투자자들은 단기적인 가격 변동성에 일희일비하기보다는 거시 경제 지표와 규제 환경 변화를 면밀히 주시하며 신중한 투자 전략을 구사할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