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 숏 포지션 청산 '봇물' 속 7만2천달러 돌파

비트코인이 6월 이후 최고 가격을 경신하며 7만2천 달러선을 회복했다. 목요일(현지시간) 비트코인은 장중 한때 72,408달러까지 치솟으며 3.07%의 상승률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 6월 2일 플래시 크래시로 68,000달러 아래로 떨어진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이번 상승세는 이틀째 이어지고 있으며, 월요일 이후 약 15%에 가까운 상승폭을 기록했다. 특히 이번 가격 상승은 암호화폐 시장 전반에 걸쳐 막대한 규모의 숏 포지션 청산을 유발했다. 숏 포지션은 비트코인 가격 하락에 베팅하는 투자 전략으로, 가격이 상승할 경우 손실이 발생하며 담보 부족 시 강제 청산된다.
암호화폐 데이터 제공업체 코인글래스(Coinglass)에 따르면, 지난 24시간 동안 약 28억 5천만 달러(한화 약 3조 9천억원) 규모의 숏 포지션이 청산되었으며, 이는 19만 명 이상의 트레이더가 손실을 입었음을 의미한다. 이는 이전 날의 청산 규모까지 합하면 기록적인 수치다. 강제적인 숏 포지션 청산은 시장의 매수세를 더욱 강화시켜 가격을 추가적으로 끌어올리는 피드백 루프, 즉 '숏 스퀴즈(short squeeze)' 현상을 심화시켰다.
이번 비트코인의 급등은 거시경제적 배경과도 무관하지 않다. 미 재무부는 수요일(현지시간) 장기 국채 바이백(buyback, 자사채 매입) 규모를 최소 두 배로 늘릴 것이라고 발표했다. 이는 기존 20억 달러에서 40억 달러로 상향 조정되었으며, 오는 9월 9일부터 10~30년 만기 국채에 대해 적용될 예정이다. 장기 국채 바이백은 정부 부채 지원 및 차입 비용 완화를 목표로 한다.
미 재무부의 이러한 결정은 채권 수익률을 하락시키고 달러를 약화시키는 효과를 가져왔다. 일부 분석가들은 이를 연준의 과거 채권 매입 양적 완화(QE) 프로그램에 빗대어 'QE 라이트(QE Lite)'라고 칭하며, 금융 상황을 완화하는 효과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러한 발표는 백악관에서 조 바이든 대통령이 코인베이스, 리플, 로빈후드 등 암호화폐 기업 임원들과 만남을 가진 직후 이루어졌다.
시장 심리 또한 가격 변동만큼이나 빠르게 변화했다. 암호화폐 전문 매체 디크립트(Decrypt)의 모회사인 머리아드(Myriad)의 예측 시장에서, 하루 전만 해도 비트코인이 55,000달러까지 하락할 것이라는 베팅이 70%에 달했으나, 수요일 오후에는 그 확률이 50-50 수준으로 급락했다.
이번 목요일의 급등은 비트코인의 '데드 크로스(death cross)' 테스트 측면에서도 주목할 만하다. 데드 크로스는 50일 지수이동평균선(EMA)이 200일 EMA 아래로 하락하는 패턴으로, 단기적인 모멘텀이 장기 추세에 반전되었음을 나타내는 신호로 해석된다. 비트코인의 데드 크로스는 2025년 11월 16일에 형성되었으며, 이는 코인 가격이 6개월 후 약 57,832달러까지 하락했던 시기와 맞물린다.
이번 가격 반등은 이러한 약세 신호에도 불구하고 비트코인이 강한 매수세를 동반하며 상승세를 이어갈 수 있음을 시사한다. 시장 참가자들은 앞으로 연준의 통화 정책, 거시경제 지표, 그리고 암호화폐 산업 자체의 규제 동향 등 다양한 요인을 주시하며 시장의 향방을 예측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현물 ETF 승인 이후 기관 투자자들의 참여 증가와 더불어 비트코인이 새로운 가격대를 형성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