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해커, 600만 달러 비트코인 갈취 시도…대규모 사이버 공격 기소

미국 검찰이 이란 소재 맙나 연구소(Mabna Institute) 소속으로 추정되는 17명의 해커를 대상으로 수년간 지속된 대규모 사이버 캠페인에 대한 기소장을 제출했다. 이 캠페인에는 2017년 HBO 해킹 사건과 약 600만 달러 상당의 비트코인을 요구하며 HBO를 협박하려 했던 시도도 포함된 것으로 드러났다. 이들은 최소 31.5테라바이트(TB)에 달하는 학술 데이터와 지적 재산을 탈취한 혐의를 받고 있다.
미 법무부는 화요일, 피고인들이 이란 정부 및 대학 고객들을 위해 해킹을 수행했다고 알려진 맙나 연구소 소속이라고 밝혔다. 이 연구소는 전 세계 수백 개의 대학, 기업, 정부 기관 및 기타 조직을 표적으로 삼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에 따르면, 이들은 특히 미국을 포함한 전 세계 대학 및 연구 기관에 침투하여 엄청난 가치의 정보와 지적 재산을 탈취했다.
이 사건에서 주목할 만한 인물은 베흐자드 메스리(Behzad Mesri)로, 그는 엔터테인먼트 대기업 HBO를 해킹하고 기밀 데이터를 훔친 혐의로 이전에 기소된 바 있다. 이번 기소장에는 사에이드 후샤르(Saeid Houshyar), 마누체르 하솀루(Manouchehr Hashemloo), 키반 파야즈(Keyvan Fayaz), 사베르 샤바지 발로제(Saber Shahbazi Ballojeh), 아르만 카자디안(Arman Kahzadian) 등 5명의 피고인이 HBO 해킹에 직접적으로 관여했다고 명시되어 있다.
존 A. 아이젠버그(John A. Eisenberg) 미국 법무부 국가안보 담당 차관보는 성명을 통해 "이번 추가 기소는 이란 혁명수비대(IRGC)를 포함한 단체의 지시에 따라, 피고인들이 전 세계 대학 및 기타 연구 기관을 해킹하여 수십 테라바이트의 정보와 막대한 가치의 지적 재산을 탈취했다는 혐의를 제기한다"고 밝혔다.
미 법무부의 발표에 따르면, 맙나 연구소는 전 세계 10만 개 이상의 교수 계정을 표적으로 삼았으며, 미국 대학 144곳과 해외 대학 178곳에서 약 8,000개의 계정을 침해한 것으로 나타났다. 해커들은 스피어피싱(spearphishing) 기법과 탈취한 자격 증명을 사용하여 연구 논문, 학술지, 학위 논문, 전자책 등 다양한 자료를 훔친 것으로 알려졌다.
FBI 사이버 부서의 브렛 리더먼(Brett Leatherman) 차장 또한 "이 피고인들은 이란 정부의 이익을 위해 미국 및 동맹국의 대학, 기업, 정부 기관의 지적 재산을 표적으로 삼은 광범위한 해킹 대행 사업을 구축하고 이를 통해 이익을 얻었다"고 지적했다.
이 사건은 미국과 이란 간의 긴장이 고조되는 가운데 발생했다. 최근 전쟁으로 인해 양국 간의 갈등이 심화되었고, 미국은 이란과 IRGC가 자금 이동 및 제재 회피에 이용한다고 주장하는 암호화폐 네트워크를 와해하기 위한 노력을 강화하고 있다.
실제로 지난 6월, 미국 재무부는 노비텍스(Nobitex)를 포함한 4개의 이란 암호화폐 거래소를 테러 자금 조달 및 제재 회피를 지원했다는 혐의로 제재했다. 재무부는 또한 노비텍스가 IRGC와 연계된 랜섬웨어 공격자들과의 거래에 연루되었다고 지적한 바 있다.
이어 7월에는 이란 중앙은행 및 IRGC를 포함한 국방 관련 기관과 연계된 4개의 암호화폐 지갑에서 1억 3,100만 달러 이상을 동결시켰다. 8월에는 IRGC를 위해 수백만 달러를 세탁한 혐의로 두 개의 암호화폐 거래소를 추가로 제재하는 등, 미국은 이란의 암호화폐를 통한 자금 세탁 및 제재 회피 시도를 적극적으로 차단하고 있다.
이번 맙나 연구소 관련 해킹 사건은 단순히 데이터 탈취를 넘어, 암호화폐를 이용한 자금 세탁 및 제재 회피 활동과 연계되어 있다는 점에서 국제 사회의 안보와 금융 시스템에 대한 위협을 다시 한번 상기시키고 있다. 특히, 학술 데이터와 지적 재산을 대상으로 한 이번 공격은 미래 기술 개발과 연구 활동에도 장기적인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를 낳고 있다. 향후 미국 검찰의 추가적인 수사와 관련국들의 공조를 통해 이란의 사이버 범죄 활동에 대한 더욱 명확한 진상이 규명될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