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CFTC 위원장, 의회 입법 지연 시 자체 규제 추진 예고

미국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의 마이클 텔리히(Michael Tellig) 위원장이 의회의 암호화폐 시장 구조법(CLARITY Act) 입법 지연 시 CFTC 자체적으로 규제 추진에 나설 것을 시사했다. 이는 암호화폐 산업에 대한 불확실성을 해소하고 규제 명확성을 제공하려는 노력의 일환으로 해석된다.
텔리히 위원장은 목요일 열린 CFTC 혁신 자문위원회 inaugural meeting(초기 회의)에서 이러한 입장을 밝혔다. 그는 의회가 암호화폐 시장 구조법 통과를 위해 노력하는 동안 CFTC가 마냥 기다리고만 있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오히려, 의회의 협력이 부족할 경우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제시한 정책 목표 달성을 돕기 위해 CFTC가 적극적으로 나설 수 있다고 언급했다.
텔리히 위원장에 따르면, 그는 이미 CFTC 직원들에게 등록 및 미등록 기업이 레버리지 또는 마진 기반 암호화폐 자산 거래를 제공하도록 허용하고, 개발자 보호 방안을 모색하도록 지시했다. 이는 암호화폐 시장 참여자들에게 보다 명확한 가이드라인을 제공하고, 혁신적인 기술 개발을 지원하는 동시에 투자자를 보호하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그는 "우리는 CLARITY Act가 표결될 시간을 줄 것이지만, 민주당이 양측의 타협을 반영하는 초당적인 결과물을 지지하지 못하고 공정한 법안을 대통령 책상까지 보내지 못한다면, 안심해도 좋다. 나는 CFTC 직원들에게 이 산업을 위한 새로운 규칙을 신속하게 제안하도록 지시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법안 통과에 대한 기대와 함께, 만약의 경우에 대한 대비책을 명확히 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암호화폐 시장 구조법으로 알려진 CLARITY Act는 현재 미국 상원이 9월에 복귀할 때까지 사실상 중단된 상태다. 상원 다수당 대표인 존 튠(John Thune)은 해당 법안에 대한 클로처(cloture, 토론 종결) 표결을 진행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 법안이 상원을 통과하려면 60표의 찬성이 필요하며, 하원으로 돌아가 최종 승인 또는 거부권을 행사하기 위해 대통령에게 전달될 수 있다.
텔리히 위원장의 이번 발언은 하루 전, 그가 트럼프 전 대통령 및 다른 암호화폐 업계 지도자들과 백악관 회의에 참석한 직후 나온 것이다. 당시 트럼프 전 대통령은 미국이 '중국보다 앞서 나가기' 위해 CLARITY Act의 '공정한 버전'을 통과시킬 것을 의회에 촉구했다.
하지만 의회 내에서는 CLARITY Act에 대한 논란이 여전하다. 다수의 민주당 의원들은 트럼프 일가의 암호화폐 투자(2025년 14억 달러 수익 추정)와 관련된 더욱 강력한 윤리 조항을 시장 구조법에 포함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수요일에 '많은 민주당원'들이 CLARITY Act를 지지한다고 말했지만, 상원 통과 요건인 60표의 문턱을 넘을 만큼 충분한 의원들의 지지를 얻을지는 미지수다.
CFTC 위원장의 이번 행보는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의 최근 움직임과도 맥을 같이 한다. SEC는 화요일 디지털 자산 규제에 대한 예비 규칙을 발표했다. SEC는 이러한 규칙이 암호화폐 기업들에게 토큰이 '투자 계약'으로 간주되는 것을 방지하고 발행자를 위한 특정 면제 조치를 제공하는 '안전 항구(safe harbor)' 정책을 제공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는 금융 당국이 암호화폐 시장에 대한 규제 프레임워크를 구축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음을 시사한다.
현재 CFTC는 위원회 구성이 완료되지 않은 상태다. 텔리히 위원장은 혁신 자문위원회 위원장인 월트 루켄(Walt Lukken) 및 지정된 연방 공무원인 마이클 파살라쿠아(Michael Passalacqua)와 함께 목요일 회의에 참석했다. 상원의 승인을 받은 유일한 인물로서, 그는 위원회의 권한을 행사하며 규제 공백을 메우려는 의지를 분명히 하고 있다. 암호화폐 시장의 급격한 성장과 함께 규제에 대한 요구도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CFTC의 자체 규제 추진이 업계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