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규제 당국 앞, CME-칼쉬 대표 '예측 시장' 두고 격돌

미국 워싱턴 D.C.에서 열린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 주최 원탁회의에서 세계 최대 선물거래소인 CME 그룹의 테리 더피 회장과 예측 시장 플랫폼 칼쉬(Kalshi)의 루아나 로페스 라라 공동 창업자가 예측 시장 규제 문제를 두고 격렬한 설전을 벌였다. 전통 금융, 암호화폐, 예측 시장 업계 관계자들이 모인 가운데, 이벤트 계약의 규제 방안을 논의하는 자리에서 양측의 의견 충돌은 최고조에 달했다.
더피 회장은 예측 시장에 대한 강한 우려를 표명하며, 일부 계약이 시장 조작에 취약할 수 있다는 점을 지적했다. 그는 "우리는 서커스의 떠버기 장사꾼이 아니다. 우리는 미국에서 가장 부러움을 받는 시장을 운영하고 있다"고 강조하며, CME 그룹의 엄격한 규제 환경과 예측 시장의 그것을 대비시켰다. 특히 칼쉬가 제공하는 특정 계약에 대해 비꼬는 발언을 서슴지 않았다. 그는 "미국에 엄청난 경제적 중요성을 가진 또 다른 계약이 있다. 바로 내이선스 핫도그 먹기 대회"라며 조롱하듯 말했다. 또한, CME의 컴퓨트 계약 제안은 검토 중인데 반해, 칼쉬는 이미 컴퓨트 예측 시장을 운영할 수 있다는 점에 대해서도 의문을 제기했다.
칼쉬 측이 직접적으로 언급되자, 라라 공동 창업자는 CME 그룹의 과거를 거론하며 반격에 나섰다. 그녀는 "우리가 직접적으로 언급되었기 때문에 답변하고 싶다. 테리에게 묻고 싶다. CME는 역사상 시장 조작 문제나 어떤 이슈도 겪은 적이 있는가?"라고 질문했다. 이에 더피 회장은 "토론을 원한다면 기꺼이 하겠다"고 응수했지만, 라라 공동 창업자는 "단순한 질문에 대한 답변을 원할 뿐"이라고 받아쳤다. 더피 회장은 CME 그룹의 거대한 운영 규모를 언급하며, "내 규제 부서 인력이 너희 회사 전체 인력보다 많을 것"이라고 말했고, 라라 공동 창업자는 "그렇다면 효율성에 대해 좀 배워야 할 것 같다"고 응수했다. 더피 회장이 "믿을 만한 시장에 대해 좀 배워야 할 것 같다"고 답하자, 사회자인 월트 루켄이 개입하며 상황을 진정시키려 했다.
라라 공동 창업자는 더피 회장이 제기한 문제들이 예측 시장에만 국한된 것이 아니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그녀는 "모든 시장은 위험을 안고 있으며, 모든 신생 시장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이미 육상 및 해외의 모든 전통 시장과 모든 거래소에서 문제가 발생해왔다. 규제가 존재하는 이유는 이러한 문제를 발견하고, 해결하며, 올바른 방식으로 처리하기 위함"이라고 설명했다.
이후 DraftKings의 제이슨 로빈스 CEO는 회의 참가자들에게 서로의 사업 모델을 비방하는 것을 자제해 줄 것을 요청하며, "이 청문회에서뿐만 아니라 향후 커뮤니케이션에서도 서로의 비즈니스 모델이나 결정에 대해 비난하는 것을 자제해 달라"고 당부했다.
이러한 설전은 예측 시장이 규제 당국의 주요 관심사로 떠오르면서, 전통 금융 기관과 새로운 형태의 시장 플랫폼 간의 긴장이 고조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CME 그룹과 같은 전통 강자들은 시장 조작 가능성 및 규제 불확실성을 이유로 예측 시장에 대해 신중한 입장을 취하고 있는 반면, 칼쉬와 같은 신생 기업들은 예측 시장의 혁신성과 잠재력을 강조하며 보다 유연한 규제 환경을 촉구하고 있다. CFTC는 이러한 양측의 의견을 조율하며 향후 예측 시장의 규제 방향을 설정해야 하는 어려운 과제를 안고 있다. 이번 회의는 예측 시장이 단순한 도박이나 투기 수단을 넘어, 정보의 비대칭성을 해소하고 다양한 이벤트의 결과에 대한 확률적 베팅을 가능하게 하는 잠재력에도 불구하고, 그 투명성과 공정성 확보를 위한 제도적 장치 마련의 시급성을 부각시켰다.
미국 주식 시장 전반과 관련된 이번 논쟁은, 금융 시장의 진화와 함께 새로운 형태의 거래 메커니즘이 등장할 때마다 반복되는 규제와 혁신 간의 줄다리기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라 할 수 있다. 특히, 이벤트 계약 시장은 특정 사건의 결과를 예측하고 이에 베팅하는 방식으로, 전통적인 금융 상품과는 다른 접근 방식을 요구한다. 이는 예측력을 기반으로 한 정보 시장의 잠재력을 보여주지만, 동시에 시장 조작, 내부자 거래, 그리고 결과의 명확성 확보와 같은 복잡한 규제적 딜레마를 야기한다. CME 그룹은 수십 년간 쌓아온 안정성과 신뢰를 바탕으로 예측 시장의 잠재적 위험을 경고하는 반면, 칼쉬는 혁신적인 아이디어와 기술을 통해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려는 의지를 드러내고 있다. 두 거대 기관의 대립은 결국 이러한 새로운 금융 상품을 어떻게 바라보고, 어떤 틀 안에서 발전시켜 나가야 할지에 대한 근본적인 질문을 던지고 있다. CFTC는 이러한 양측의 주장을 면밀히 검토하여, 시장 참여자들의 신뢰를 확보하고 금융 시장의 건전한 발전을 도모할 수 있는 합리적인 규제안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 이는 단순히 예측 시장에 국한된 문제가 아니라, 향후 등장할 수 있는 다양한 혁신 금융 상품에 대한 선례를 남긴다는 점에서 그 중요성이 크다고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