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상원, 암호화폐 규제 법안 9월 표결… CFTC, 자체 권한 활용 시사

미국 연방 상원이 암호화폐 시장의 명확한 규제 체계를 구축하려는 디지털 자산 시장 명확성 법안(Digital Asset Market Clarity Act, H.R. 3633)에 대한 표결을 오는 9월 15일로 예정하며 가시적인 진전을 보이고 있다. 이 법안은 암호화폐 시장의 전반적인 연방 규제 프레임워크를 수립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상원의 공식 일정에 따르면, 9월 15일 오후 2시 15분(현지시간)에 해당 법안에 대한 절차적 동의(cloture) 표결이 진행될 예정이다. 만약 이 표결이 통과되면 상원은 법안 자체에 대한 심의 단계로 나아갈 수 있게 된다. 다만, 이는 법안이 최종적으로 통과됨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상원에서의 표결은 민감한 사안인 암호화폐 규제에 있어 중요한 전환점이 될 수 있다. 상원의 규칙상, 법안 심의를 개시하기 위한 절차적 동의를 얻기 위해서는 총 60표의 찬성이 필요하다. 현재 상원은 53명의 공화당 의원, 45명의 민주당 의원, 그리고 2명의 무소속 의원으로 구성되어 있다. 만약 모든 공화당 의원이 찬성표를 던지고 상원이 완전하게 구성된다 하더라도, 민주당 또는 무소속 의원으로부터 최소 7명의 지지를 추가로 확보해야 한다. 이는 법안 통과를 위한 여전히 험난한 과정을 시사한다.
앞서 지난 5월, 해당 법안은 상원 은행위원회에서 초당적인 15대 9의 찬성으로 통과된 바 있다. 그러나 위원회에서의 표결 결과가 반드시 상원 전체에서의 지지를 보장하는 것은 아니다. 실제로 지난 7월, 앤젤라 알소브룩스, 코리 부커, 캐서린 코르테즈 마스토, 루벤 갈레고, 존 히켄루퍼, 마크 워너, 래파엘 워녹 등 7명의 민주당 상원의원들은 현재 법안의 내용이 윤리, 소비자 보호, 불법 금융, 이해 상충, 시장 무결성 측면에서 부족하다는 공동 성명을 발표하며 우려를 표명한 바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공화당의 짐 리쉬 상원의원은 법안 절차의 진행을 지지하며 9월 15일을 상원 절차의 시작점으로 규정했다. 아직 정확한 찬반 의원 집계(whip count)는 공개되지 않았다.
한편, 이번 상원 표결 결과에 대한 불확실성이 고조되면서, 의회 입법 없이 금융 관련 규제 당국이 자체적으로 취할 수 있는 조치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마이클 셀리그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 위원장은 지난 8월 20일, 만약 ‘CLARITY’ 법안이 민주당의 저항으로 계속 지연될 경우, CFTC는 기존에 보유한 권한을 바탕으로 암호화폐 시장에 대한 조치를 시작할 것이라고 밝혔다. 셀리그 위원장은 또한 올해 1월, 증권거래위원회(SEC)와 협력하여 암호화폐 자산이 각 규제 기관의 관할권 내에서 어떻게 분류되는지에 대한 공동 작업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
그의 초기 계획에는 토큰화된 담보 및 레버리지 소매 거래에 대한 규정 마련, 영구적인 파생 상품 거래 경로 설정, 그리고 잠재적인 면제 또는 안전 항구(safe harbor) 제공 등이 포함되어 있었다. 이러한 조치들은 새로운 법률 제정 없이도 시장의 특정 부분에 영향을 미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이러한 자체적인 규제 조치만으로는 의회가 구상하는 포괄적인 규제 체계를 완전히 대체하기는 어렵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CFTC는 현재 현물 디지털 상품 시장에서의 사기 및 조작 행위를 단속할 수 있는 권한을 가지고 있으며, 특정 레버리지, 마진 또는 금융 소매 상품 거래를 포함한 파생 상품을 규제할 수 있다. 셀리그 위원장은 의회의 법안이 통과될 경우, 거래 플랫폼 등록, 검사, 고객 자금 분리 등에 대한 보다 완전한 프레임워크가 구축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코인베이스 최고경영자(CEO)인 브라이언 암스트롱은 규제 당국이 9월 16일경 새로운 규제를 발표할 수 있다고 제안했지만, 셀리그 위원장의 발언이나 다른 공식 발표는 아직 이러한 예측을 뒷받침하지 않고 있다. 이번 상원 표결 결과와 CFTC의 행보가 암호화폐 시장의 미래를 결정할 중요한 변곡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