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은퇴 자산에 암호화폐 편입, 77% '위험' 인식

미국 성인의 77%가 은퇴 계획에 암호화폐를 포함하는 것에 대해 위험하다고 인식하고 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은퇴 자산 운용 분야에서 암호화폐의 역할에 대한 논쟁이 뜨거운 가운데, 미국 정부는 대체 자산에 대한 접근성을 확대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어 주목된다.
국립 은퇴 연구소(National Institute of Retirement Security)가 발표한 이번 조사에 따르면, 대다수의 미국인들은 암호화폐가 은퇴 자금 마련에 적합하지 않다고 보고 있다. 이러한 부정적인 인식에도 불구하고, 트럼프 행정부와 연방 규제 당국은 은퇴 계좌에 대체 자산의 편입을 확대하는 방향으로 정책을 추진하고 있으며, 이는 암호화폐와 같은 비전통적인 투자 상품을 은퇴 저축 논의의 중심으로 끌어들이고 있다.
실제로 미국 노동부는 2025년 5월, 401(k) 플랜 수탁자들에게 암호화폐 투자 시 '극도의 주의'를 기울일 것을 촉구했던 기존 지침을 폐지했다. 이는 암호화폐 투자를 찬성하거나 반대하는 입장을 취하지 않고, 중립적인 접근 방식으로 회귀하겠다는 의사를 밝힌 것이다. 이러한 결정은 암호화폐 시장 참여자들에게 긍정적인 신호로 해석될 여지가 있다.
이어 2025년 8월 7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확정 기여형 은퇴 플랜에 대체 자산에 대한 접근성을 확대하는 것을 목표로 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이 행정명령에는 디지털 자산을 보유하는 투자 수단을 포함하며, 노동부와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접근을 용이하게 하기 위한 규제 변경을 고려하도록 지시하는 내용이 담겨 있다. 이는 은퇴자들이 보다 다양한 투자 포트폴리오를 구성할 수 있는 길을 열어주는 조치로 평가된다.
트럼프 대통령의 행정명령이 발표된 지 며칠 후, 노동부는 2021년 지침을 철회했다. 이 지침은 401(k) 수탁자들이 대체 자산을 고려하는 것을 만류하는 내용을 담고 있었으나, 노동부는 이제 투자 결정을 중립적이고 원칙 기반의 접근 방식으로 평가해야 한다고 명시했다. 이러한 정책 변화는 은퇴 시장에서 대체 자산의 위상을 점진적으로 높여갈 것으로 예상된다.
가장 최근인 2026년 3월, 노동부는 401(k) 수탁자들이 투자 라인업에 대체 자산을 포함할 수 있는 방법에 대한 규칙 초안을 제안했다. 이 초안에는 소송 위험을 줄이기 위한 안전 장치를 마련하는 한편, 수수료, 유동성, 가치 평가 및 성과와 같은 요소를 고려하도록 하는 요구 사항이 포함되어 있다. 이러한 구체적인 규제 제안은 대체 자산 투자에 대한 불확실성을 해소하고, 투자자들이 보다 안전하게 투자에 참여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하지만 이러한 제안에 대해 일부 의원들의 반발도 만만치 않다.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 엘리자베스 워렌 상원의원, 바비 스캇 하원의원은 6월에 노동부에 해당 제안을 철회할 것을 촉구했다. 이들은 암호화폐의 높은 변동성과 불충분한 투자자 보호 장치를 문제 삼으며, 제안된 규칙이 은퇴 자산에 대한 위험을 증가시킬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러한 비판은 암호화폐와 같은 고위험 자산이 은퇴 계획에 편입될 경우 발생할 수 있는 잠재적 문제점을 지적하며, 투자자 보호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목소리다.
이처럼 미국 내에서 은퇴 자금 마련 수단으로서 암호화폐에 대한 시각은 극명하게 엇갈리고 있다. 일반 대중의 회의적인 시각과 규제 당국의 점진적인 접근 확대 사이에서, 암호화폐의 미래는 여전히 불확실한 요소로 남아있다. 투자자들은 이러한 정책적 변화와 시장의 반응을 면밀히 주시하며 신중한 투자 결정을 내려야 할 것이다.
한편, SEC의 암호화폐 관련 규제 초안이 새로운 ICO 붐을 촉발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왔다. 이는 암호화폐 시장에 대한 전반적인 규제 환경이 강화될 것임을 시사하며, 투자자들은 규제 동향을 예의주시해야 할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