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연준 보고서: 스테이블코인이 금융 위기 통제 어렵게 만들 수도

미국 뉴욕 연방준비은행(연준)이 발표한 최신 연구 보고서에 따르면, 스테이블코인이 향후 발생할 수 있는 통화 위기를 더욱 복잡하고 통제하기 어렵게 만들 수 있다는 경고가 나왔다. 특히 금융 불안정에 직면한 국가들의 지갑으로 달러 스테이블코인이 유입되는 양이 증가하는 현상이 관찰되었다.
보고서는 9개국(아르헨티나, 이집트, 이란, 미얀마, 나이지리아, 러시아, 터키, 영국)에서 2021년부터 2025년까지 발생한 9번의 금융 위기 사례를 분석했다. 연구진은 이들 국가와 관련된 것으로 추정되는 이더리움 이름 서비스(ENS) 등록 정보를 달러 스테이블코인 송수신 기록과 연결하여 분석을 진행했다. 분석 결과, 통화 위기나 은행 시스템 불안정이 시작된 주간에 해당 국가와 연계된 지갑들에서 달러 스테이블코인을 수신할 확률이 1.8%p 증가했으며, 수신 규모 역시 유의미하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위기 발생 2주 후부터는 스테이블코인 송금 활동도 1.3%p 증가하여, 국내 금융 시스템에 대한 신뢰가 하락할 때 블록체인 기반 달러에 대한 수요가 증가한다는 연구진의 가설을 뒷받침했다.
전통적으로 각국 정부는 은행 및 기타 규제된 금융 중개 기관을 통해 외환 구매 제한이나 국경 간 자금 이체에 대한 통제를 시행해왔다. 그러나 스테이블코인의 등장은 이러한 기존의 규제 채널을 우회하여 개인과 기업이 달러에 접근할 수 있는 새로운 경로를 제공한다. 이는 정부가 외환 통제나 자본 유출입 관리를 시행하는 데 있어 이전보다 더 큰 어려움에 직면할 수 있음을 시사한다. 현재 3천억 달러를 넘어선 스테이블코인 시장 규모는 향후 수조 달러까지 성장할 것으로 예상되며, 이는 뉴욕 연준이 지적한 대체 결제망의 중요성이 미래 통화 위기 발생 시 더욱 커질 수 있음을 의미한다.
연구진은 이번 연구를 통해 스테이블코인이 자본 통제 및 외환 규제의 효과를 약화시킬 수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금융 위기 상황에서 달러 스테이블코인은 국내 은행 시스템을 통하지 않고도 달러에 접근할 수 있는 수단으로 작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는 과거와 같이 전통적인 금융 시스템을 통해 자본 흐름을 통제하려 했던 정부의 노력에 새로운 도전 과제가 될 수 있다. 특히, 금융 시스템의 신뢰가 무너진 국가에서는 대안적인 가치 저장 및 교환 수단으로서 스테이블코인의 매력이 더욱 부각될 수 있다.
하지만 보고서는 스테이블코인 발행사들의 계정 동결이나 규제된 거래소에서의 거래 기록 등은 여전히 정부가 규제 집행을 위한 중요한 지점을 제공한다고 덧붙였다. 이는 스테이블코인 생태계 내에서도 규제 당국이 추적하고 개입할 수 있는 여지가 있음을 보여준다. 즉, 스테이블코인이 완전히 규제 사각지대에 놓여 있는 것은 아니지만, 기존 금융 시스템과는 다른 방식으로 규제 당국의 감시가 이루어질 필요가 있다는 점을 시사한다.
이러한 연구 결과는 전 세계적으로 암호화폐 시장, 특히 스테이블코인의 역할과 규제에 대한 논의를 더욱 활발하게 만들 것으로 보인다. 금융 안정을 책임지는 중앙은행들과 규제 당국은 스테이블코인이 제공하는 편의성과 동시에 야기할 수 있는 잠재적 위험을 균형 있게 평가하고, 효과적인 규제 방안을 마련하기 위한 노력을 강화해야 할 것이다. 디지털 자산 시장의 지속적인 성장과 함께, 전통 금융 시스템과의 상호작용 속에서 발생할 수 있는 새로운 위험 요소들을 선제적으로 관리하는 것이 중요해지고 있다. 뉴욕 연준의 이번 보고서는 이러한 맥락에서 중요한 시사점을 제공하며, 향후 금융 시장의 안정성을 확보하기 위한 정책 결정에 중요한 참고 자료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