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더리움, 3배 속도 목표 업그레이드…수백만 개 스마트 계약 ‘위험’

이더리움 네트워크의 처리 속도를 최대 3배까지 끌어올리는 것을 목표로 하는 새로운 업그레이드 제안이 수백만 개의 기존 스마트 계약에 예상치 못한 문제를 야기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이더리움 재단은 최근 '글람스터담(Glamsterdam)'이라는 코드명으로 불리는 업그레이드 후보 일정을 통해 계정 생성, 스토리지, 계약 코드 배포 등에 대한 가스 비용을 대폭 인상하여 네트워크 처리량을 3배 수준으로 높일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는 각 연산이 소비하는 네트워크 자원에 맞춰 가스 요금을 재조정함으로써 달성될 수 있다는 것이 재단의 설명이다.
하지만 이러한 변화는 이더리움의 상태(state) 증가 방식을 근본적으로 변경하며, 일부 스마트 계약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거나 예상치 못한 오류를 발생시킬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현재 제안된 두 가지 주요 변경안, EIP-8037과 EIP-8038은 아직 공식 검토 단계에 있으며, 실제 적용 시점은 2026년 4분기로 예정되어 있다. 이 기간 동안 개발자들은 새로운 매개변수에 맞춰 도구를 수정하거나, 변경 불가능한 계약을 업데이트하거나 다른 솔루션으로 이전해야 하는 과제를 안게 된다.
**새로운 상태 생성 비용 대폭 상승**
이번 업그레이드의 핵심은 '상태(state) 생성'에 대한 비용을 대폭 늘리는 데 있다. 이더리움의 각 노드는 새로운 계정, 스토리지 슬롯, 배포되는 계약 코드 등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네트워크 상태를 저장하고 관리해야 한다. 이에 대한 부담을 줄이고자 가스 비용을 재조정하는 것이다.
이더리움 재단에 따르면, 2026년 1월 기준 Geth 데이터베이스의 상태 부분은 약 390GiB에 달했다. 이전 가스 한도를 3,000만에서 6,000만으로 늘린 후, 하루에 생성되는 새로운 상태의 평균량이 약 105MiB에서 326MiB로 증가했으며, 이는 연간 약 116GiB의 증가율을 보였다.
이번 제안은 이러한 증가율을 기반으로, 의도적으로 2억 가스 한도라는 엄격한 시나리오에 비례적으로 적용하여 연간 약 387GiB의 상태 증가를 예상하고 있다. 이는 현재 390GiB에서 시작하여 1년 이내에 650GiB라는 성능 임계치를 초과할 수 있는 수준이다.
EIP-8037은 이러한 상태 증가를 제어하기 위해 새로운 상태의 각 바이트당 1,530 가스의 일반 비용과 별도의 '상태 가스(state-gas)' 차원을 도입한다. 기준 블록 한도를 1억 5,000만 가스로 설정할 경우, 연간 평균 120GiB의 성장을 목표로 한다. 최악의 시나리오에서는 2억 가스 한도에서 재가격 책정 후 연간 160GiB의 성장을 제시하고 있다.
트랜잭션 수준에서 사용자는 실행 가스와 상태 가스를 모두 지불하게 된다. 이러한 분할은 계산 작업에 대한 여지를 남기면서도, 네트워크 상태에 대한 영구적인 추가 사항에 별도의 상한선을 둔다. 이는 단순히 처리량을 늘리는 것을 넘어, 네트워크의 근본적인 저장 공간 및 처리 능력에 대한 부하를 관리하려는 의도다.
**기존 스마트 계약의 '가스 가정' 문제**
문제는 많은 기존 스마트 계약들이 이러한 상태 증가 비용 변화에 대한 가정을 포함하고 있다는 점이다. 특히 '카운터팩추얼(counterfactual)' 계약이라 불리는 유형의 경우, 실제 상태 변경이 즉시 일어나지 않고 특정 조건이 충족될 때까지 지연되는 방식으로 설계된다. 이러한 계약들은 낮은 가스 비용으로도 효율적으로 작동하도록 최적화되어 있는데, 새로운 가스 비용 구조에서는 예상보다 훨씬 높은 가스 비용이 발생하여 '가스 부족' 오류를 일으키거나 아예 실행되지 않을 수 있다.
단순히 가스 한도를 높이는 것으로 해결될 수 있는 문제라면 상대적으로 수월하겠지만, 이번 제안은 특정 연산의 비용 자체를 근본적으로 바꾸기 때문에 단순히 한도를 늘리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 많은 스마트 계약들이 '가스 가정'을 기반으로 설계되었기 때문에, 이러한 가정이 깨지면 계약의 무결성과 기능 자체가 위협받을 수 있다. 특히 탈중앙화 금융(DeFi) 프로토콜이나 NFT 마켓플레이스와 같이 복잡하고 상호 의존적인 스마트 계약 시스템에서는 이러한 문제가 연쇄적으로 파급될 가능성이 있다.
이더리움 커뮤니티에서는 이미 이러한 잠재적 위험에 대한 논의가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다. 일부 개발자들은 이번 제안이 네트워크 효율성을 높이는 중요한 단계가 될 것이라 환영하는 반면, 다른 개발자들은 기존 계약과의 호환성을 보장하기 위한 추가적인 조치나 충분한 테스트 기간의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개발자 및 사용자에게 미칠 영향**
이더리움의 이번 업그레이드는 개발자와 사용자 모두에게 중요한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개발자들은 이번 변경 사항을 면밀히 검토하고, 자신들이 개발한 스마트 계약이 새로운 가스 비용 구조에서도 정상적으로 작동하는지 충분히 테스트해야 한다. 특히 가스 비용에 민감하게 설계된 계약이나, 상태 생성에 많은 비용이 드는 복잡한 로직을 포함하는 계약의 경우, 수정이 불가피할 수 있다.
사용자들 역시 업그레이드 이후 가스 비용의 변동을 주시해야 한다. 새로운 가스 비용 구조는 특정 연산의 비용을 낮출 수도 있지만, 상태 생성과 관련된 트랜잭션의 경우 비용이 증가할 가능성이 높다. 이는 이더리움 기반 애플리케이션의 사용 경험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으며, 특히 저렴한 가스 비용을 기대했던 사용자들에게는 부담이 될 수 있다.
이더리움의 장기적인 확장성과 효율성을 위한 이번 업그레이드 시도는 불가피한 측면이 있다. 하지만 수백만 개의 기존 스마트 계약과의 호환성 문제를 어떻게 해결해 나갈지가 업그레이드의 성공 여부를 가늠하는 중요한 척도가 될 것이다. 개발자 커뮤니티의 적극적인 참여와 테스트, 그리고 이더리움 재단의 투명한 정보 공유가 필수적인 시점이다.
이더리움 재단은 이번 제안에 대한 건설적인 피드백을 지속적으로 수렴하며, 최종 결정 및 적용 시점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개발자들에게는 충분한 테스트 기간을 제공하여, 이더리움 네트워크의 미래를 함께 만들어갈 수 있도록 독려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