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암호화폐 투자 이익 1.38조 원 신고…극소수 부호가 절반 차지

영국 국세청(HMRC)이 최초로 발표한 암호화폐 관련 세금 신고 자료에 따르면, 2024-2025 회계연도에 총 17,600명의 납세자가 13억 8천만 파운드(약 2조 2천억 원)의 암호화폐 자산 처분 소득을 신고했으며, 이 중 13억 8천만 파운드(약 2조 2천억 원)를 자본 이득으로 보고했다. 주목할 점은 이 엄청난 규모의 이익 중 절반 이상이 단 240명의 투자자로부터 발생했다는 사실이다. 이들 상위 240명은 각자 100만 파운드(약 16억 원) 이상의 자본 이득을 신고했으며, 이들의 총 신고 이익은 7억 1,700만 파운드(약 1조 1천억 원)에 달한다. 이는 전체 신고 이익의 과반수를 차지하는 수치로, 암호화폐 시장의 부가 극소수의 투자자에게 집중되는 현상을 여실히 보여준다.
이번 HMRC의 발표는 영국에서 암호화폐 관련 자본 이득세(Capital Gains Tax) 데이터를 구체적으로 공개한 첫 사례라는 점에서 의미가 깊다. 이는 HMRC가 향후 암호화폐 사업자로부터 직접 정보를 제공받게 될 새로운 보고 규칙이 시행되기 전, 현재의 신고 현황을 파악하기 위한 공식적인 기준선을 설정했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현재 수집된 데이터는 '자기 평가(Self Assessment)' 신고서 내 암호화폐 관련 항목을 통해 취합된 것으로, 영국 내 모든 암호화폐 거래를 포괄하는 것이 아니라 신고된 자본 이득세 납부 대상 처분 내역만을 반영한다. 따라서 보고되지 않은 거래 활동이 어느 정도인지 정확히 파악하기는 어렵다.
하지만 이러한 정보 격차는 점차 줄어들 전망이다. 영국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암호화폐 자산 보고 프레임워크(CARF)를 도입할 예정이기 때문이다. CARF에 포함되는 암호화폐 사업자들은 2026년 1월부터 고객 및 거래 정보를 수집하기 시작했으며, HMRC는 2027년부터 이들 사업자로부터 직접 보고서를 받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 변화는 HMRC에 납세자 신고 내역과 별개의 데이터 세트를 제공함으로써, 신고된 이익과 암호화폐 플랫폼에 기록된 활동 간의 불일치를 식별할 수 있는 능력을 크게 향상시킬 것이다.
CARF 도입 준비가 본격화되면서 HMRC는 이미 암호화폐 관련 규제 준수 및 교육 활동을 통해 상당한 세수를 확보한 것으로 파악된다. 2024-2025 회계연도 동안 HMRC의 암호화폐 관련 규제 준수 및 교육 활동은 1억 6,800만 파운드(약 2,700억 원)의 추가적인 자본 이득세를 창출했다고 별도로 추정했다. 이는 HMRC가 암호화폐 시장의 과세 사각지대를 해소하고 납세자의 성실 신고를 유도하기 위한 노력을 강화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더불어, 이번에 발표된 자본 이득세 수치는 암호화폐와 관련된 일부 다른 세금 관련 사항을 제외하고 있다. 예를 들어, 고용, 채굴, 스테이킹, 대출 등에서 발생하는 소득은 소득세 규정에 따라 과세될 수 있으며, 이는 자본 이득세와는 별개로 취급된다. 따라서 이번 신규 통계는 표준화된 제3자 보고가 시작되기 전 HMRC에게 신고된 이익의 기준선을 제공하는 역할을 한다. 2027년부터 HMRC는 암호화폐 투자자들이 스스로 신고한 소득과 플랫폼이 기록한 거래 활동을 점점 더 비교할 수 있게 될 것이다. 이러한 강화된 정보 공유 및 분석 시스템은 향후 영국 내 암호화폐 시장의 투명성을 높이고 조세 회피를 방지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영국 정부는 암호화폐 시장의 성장을 지원하는 동시에, 투자자들이 세금 의무를 성실히 이행하도록 유도하는 균형 잡힌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CARF 도입은 이러한 노력의 일환으로, 국제적인 기준에 발맞춰 암호화폐 거래에 대한 과세 투명성을 확보하려는 의지를 보여준다. 앞으로 HMRC는 더욱 정교해진 데이터 분석을 통해 잠재적인 탈세 행위를 효과적으로 적발하고, 공정한 세금 징수를 강화해 나갈 것으로 전망된다. 이는 영국 암호화폐 투자자들에게도 변화하는 세금 규정에 대한 명확한 인지와 선제적인 대비를 요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