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 기업, 307 BTC 담보 대출 조기 청산… 막대한 손실 우려

비트코인 채굴 및 재무 기업 파워컴퓨트(PowerCompute)가 보유 중이던 307 비트코인(BTC)을 담보로 한 대출 계약의 조기 조정(reset)으로 인해 막대한 부채 증가를 겪으며 시장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이로 인해 파워컴퓨트는 약 376만 5천 달러의 추가적인 부채를 떠안게 되었으며, 이는 단순한 현금 상환이나 스테이블 코인 USDC 납부가 아닌, 원금에 추가되는 형태로 기록되었다는 점에서 주목받고 있다. 이번 사태는 암호화폐 기업들이 레버리지 투자를 활용하는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위험을 여실히 보여주는 사례로 평가된다.
파워컴퓨트의 자회사인 US Digital Mining and Hosting Co.는 지난 8월 28일 공개된 공시에 따르면, 아치 렌딩(Arch Lending)과의 30일 만기 콜러(collar) 대출 잔액이 기존 1,812만 7,131.88 달러에서 2,189만 2,131.88 달러로 증가했다고 밝혔다. 이 대출은 여전히 307 BTC로 담보를 유지하고 있지만, 연간 이자율은 기존 2%에서 6.5%로 대폭 상승했다. 콜러 계약은 특정 자산의 가격 변동 위험을 제한하기 위한 파생 금융 상품으로, 일반적으로 상한선과 하한선을 설정하여 가격 급등락에 따른 손실을 일정 부분 방지하는 역할을 한다. 하지만 이번 파워컴퓨트의 경우, 계약 조건에 따라 예상치 못한 상황이 발생하면서 오히려 부채 부담을 가중시키는 결과를 초래한 것이다.
파워컴퓨트의 부채가 증가한 구체적인 배경은 콜러 계약의 조기 청산과 밀접하게 관련되어 있다. 원래 8월 3일에 시작되어 9월 2일에 만기 예정이었던 콜러 계약은, 파워컴퓨트가 8월 25일, 즉 예정일보다 22일 먼저 계약을 종료하면서 조기 조정 절차가 진행되었다. 당시 비트코인의 기준 가격은 78,500달러로, 이는 파워컴퓨트가 설정한 지속적인 상한선인 66,370달러를 상회하는 수준이었다. 이러한 상황에서 파워컴퓨트의 차입 자회사는 계약 종료로 인해 발생하는 '언와인드 코스트(unwind cost)', 즉 계약 해지 비용을 별도의 현금이나 USDC로 상환하는 대신, 대출 원금에 가산하는 방식을 선택했다. 이러한 결정은 향후 더 큰 이자 부담으로 이어질 수 있는 위험한 선택으로 분석된다.
새롭게 체결된 30일 만기 콜러 대출은 8월 25일부터 9월 24일까지의 기간 동안 적용되며, 30/360 계산 방식에 따라 이자만 해도 118,582.38 달러에 달한다. 새로운 콜러 계약의 핵심은 9월 24일에 결정될 가격이다. 이날의 기준 가격이 71,112달러의 하한선, 75,000달러의 상한선, 그리고 93,500달러의 '넉인 배리어(knock-in barrier)'를 설정하고 있다. 특히 93,500달러라는 넉인 배리어는 이번 계약의 성패를 좌우하는 결정적인 요소가 될 전망이다.
이 계약의 조건에 따르면, 9월 24일 기준 가격이 93,500달러에 미치지 못할 경우, 상한선은 큰 의미를 갖지 않는다. 즉, 파워컴퓨트는 비트코인 가격이 75,000달러를 넘어서더라도 상승분을 그대로 보유할 수 있다. 하지만 만약 기준 가격이 93,500달러 이상으로 도달할 경우, 해당 기간 전체에 걸쳐 상한선이 적용되는 조건이 발동된다. 여기서 가장 주목할 부분은 93,500달러의 넉인 배리어이다. 만약 9월 24일 기준 가격이 이 93,500달러에 도달하거나 이를 초과할 경우, 파워컴퓨트는 '조건부 정산(conditional settlement)'을 해야 할 의무가 발생한다. 이 조건부 정산 금액은 307 BTC × (93,500달러 - 75,000달러) = 5,679,500달러로 계산된다. 이는 이자 비용을 제외한 금액으로, 이미 지급해야 할 확정된 부채라기보다는 특정 가격 조건 충족 시 발생할 수 있는 잠재적인 의무 사항이다. 파워컴퓨트는 이 금액을 보유 중인 BTC나 USD/USDC로 정산하거나, 혹은 대출을 연장할 경우 원금에 추가하거나 다음 콜러 계약의 상한선 및 이자율에 반영하는 옵션을 선택할 수 있다.
이번 파워컴퓨트의 사례는 비트코인 기업들이 성장 자금을 확보하거나 자본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대출 상품을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특히 아치 렌딩과 같은 기업들은 암호화폐 담보 대출 시장에서 중요한 역할을 수행하며, 콜러 계약과 같은 파생 상품을 통해 자산 가격 변동 위험을 관리하려는 기업들의 수요를 충족시키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금융 상품은 구조가 복잡하고, 시장 변동성에 민감하게 반응하기 때문에 투자자들에게 상당한 위험을 내포하고 있다. 파워컴퓨트의 경우, 조기 계약 종료와 예상치 못한 가격 상승으로 인해 높은 이자율과 잠재적인 대규모 정산 의무라는 이중고에 직면하게 되었다.
시장 전문가들은 이번 사건을 통해 암호화폐 기업들이 레버리지 사용에 있어 더욱 신중해야 함을 경고하고 있다. 특히 콜러 계약과 같은 상품은 가격 급등 시 이익을 제한하는 대신, 계약 조건에 따라서는 막대한 부채 증가나 손실을 야기할 수 있다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는 지적이다. 파워컴퓨트의 향후 행보, 특히 9월 24일 기준 가격이 93,500달러를 넘어서는지 여부는 암호화폐 금융 시장의 주요 관전 포인트가 될 것으로 보인다. 현재(8월 29일 UTC 기준) 비트코인 가격은 77,808.23달러 수준으로, 넉인 배리어까지는 약 20.2%의 상승 여력이 남아 있다. 이는 단기적인 시장 상황을 보여주는 스냅샷일 뿐, 9월 24일의 최종 가격을 예측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그러나 파워컴퓨트의 재무 건전성에 대한 우려는 이미 시장에 확산되고 있으며, 이는 비트코인 가격에도 일정 부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투자자들은 파워컴퓨트의 상황뿐만 아니라, 이와 유사한 금융 구조를 가진 다른 기업들의 재무 상태에도 주의를 기울일 필요가 있다.
또한, 이번 사건은 암호화폐 기업들이 단순한 채굴이나 운영을 넘어 복잡한 금융 전략을 구사하며 성장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하지만 이러한 금융 활동은 고도의 전문성과 시장 리스크 관리를 요구하며, 실패할 경우 기업의 존립 자체를 위협할 수 있다. 파워컴퓨트가 이번 위기를 어떻게 극복해 나갈지, 혹은 어떤 결정을 내릴지에 따라 향후 유사한 금융 상품을 이용하는 다른 비트코인 기업들에게도 중요한 선례가 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