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 8월 최고 성과 뒤 '9월 악몽' 시작

2017년 이후 8월 중 가장 강력한 상승세를 기록하며 25% 급등했던 비트코인이 'Rektember'라 불리는 9월에 접어들면서 약세 흐름을 보이고 있다. 9월은 비트코인 역사상 평균적으로 가장 낮은 수익률을 기록하는 달로, 투자자들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비트코인은 지난 8월 25%라는 놀라운 상승률을 기록하며 2017년 8월 이후 최고의 한 달을 보냈다. 이는 2024년 11월 이후 가장 강력한 월간 상승장이기도 했다. 그러나 9월이 시작되면서 이러한 긍정적인 모멘텀은 흔들리기 시작했다. 비트코인 가격은 77,000달러 아래로 하락하며 'Rektember'라는 별명에 걸맞은 부진한 출발을 보이고 있다.
데이터에 따르면, 2013년 이후 9월은 비트코인에게 평균 약 3%의 손실을 안겨주는 가장 어려운 달이었다. 지난 13년간 9월에 긍정적인 수익률을 기록한 경우는 단 5번에 불과했다. 다만, 최근 3년 연속 9월에 비트코인이 상승 마감했다는 점은 긍정적인 측면으로 볼 수 있다.
하지만 현재 시장에는 여러 가지 부정적인 요인이 작용하고 있다. 최근 잭슨홀 미팅에서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은 높은 인플레이션에 대해 강한 경고 메시지를 보냈고, 이는 채권 시장에 즉각적인 영향을 미쳤다. 국채 수익률은 새로운 사이클 고점에 도달했으며, 미국 10년 만기 국채 수익률은 4.784%까지 상승했다. 시장에서는 9월 16일 예정된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0.25%p 금리 인상 가능성을 66%로 반영하고 있으며, 연말까지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이러한 금리 인상 가능성은 금융 시장의 전반적인 긴축으로 이어지며, 위험 자산에 대한 투자 심리를 위축시킨다. 특히 달러 강세는 비트코인과 같은 위험 자산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경향이 있다. 또한, 최근 이란에 대한 미국의 공습이 이어지면서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 가격은 배럴당 88달러까지 상승하며 7월 말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는 에너지 비용 상승을 유발하고 전반적인 인플레이션 압력을 가중시킬 수 있다.
이처럼 높아진 금리와 상승하는 유가는 비트코인과 같은 위험 자산의 가격 상승에 강력한 역풍으로 작용한다. 전통적인 금융 시장 역시 9월에 평균적으로 부정적인 수익률을 기록하는 경향이 있어, 이러한 거시 경제적 요인들은 비트코인 가격에 상당한 하방 압력을 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비트코인 시장은 상반된 힘들이 충돌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비트코인 현물 ETF 승인 기대감, 증가하는 데이터 유입(DAT inflows), 그리고 온체인 활동 증가 등 긍정적인 요인들이 비트코인 가격을 끌어올릴 수 있을까? 아니면 전쟁, 고유가, 인플레이션, 그리고 잠재적인 금리 인상이라는 부정적인 요인들이 최근의 상승세를 멈추게 할까? 이러한 질문에 대한 답은 곧 드러날 것이다.
투자자들은 9월 16일로 예정된 FOMC 회의 결과를 예의주시해야 한다. 해당 회의는 연말까지 거시 경제의 전반적인 방향을 결정하는 중요한 분기점이 될 수 있다. 또한, 마이클 세일러가 이끄는 마이크로스트래티지(MicroStrategy)의 비트코인 매입 및 보유 전략 역시 시장의 주목을 받고 있다. 세일러 CEO는 최근 블룸버그와의 인터뷰에서 60,000달러 부근에서 비트코인을 매도하고 80,318달러에 다시 매수했다는 일부 보도에 대해, 회사의 자본 비용을 고려한 전략이었으며 부채 제로 및 70억 달러 규모의 달러 보유고를 확보한 상황에서 가격보다는 비용 관리에 초점을 맞춘 결정이었다고 해명했다. 이는 마이크로스트래티지가 단기적인 시장 변동성에 휘둘리지 않고 장기적인 관점에서 비트코인 전략을 추진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한편, 블록체인 기술의 제도권 편입 움직임도 가속화되고 있다.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는 거래 기록 보관 역할을 블록체인이 수행할 수 있도록 하는 등 증권 등록 기관(transfer agent) 규칙을 현대화하는 방안을 제안했다. 이는 블록체인 기술의 투명성과 효율성을 활용하여 기존 금융 시스템의 비효율성을 개선하려는 시도로 해석될 수 있다. 더 나아가, 씨티(Citi), 골드만삭스(Goldman Sachs), 뱅크 오브 아메리카(Bank of America)를 포함한 21개의 주요 은행들이 2026년까지 자체적인 스테이블코인 회사를 설립할 계획을 발표했다. 이는 기관 투자자들의 디지털 자산 채택이 더욱 가속화될 것임을 보여주는 중요한 지표이며, 암호화폐 시장의 제도권 편입 가능성을 더욱 높이고 있다.
암호화폐 시장 전반의 흐름을 보면, 주요 알트코인들 역시 약세를 보였다. 비트코인 하락세에 동조하며 이더리움(ETH)은 3%, 솔라나(SOL)는 4%, 라이트코인(LTC)으로 추정되는 HYPE는 2% 하락한 81달러를 기록했다. 다만, 파일코인(FIL)이 10% 상승하며 강세를 보였고, 파이넥스(PYTH)와 유니스왑(UNI)도 각각 7%, 6% 상승하는 등 일부 알트코인은 긍정적인 흐름을 이어갔다. 이러한 개별 알트코인의 강세는 특정 프로젝트의 호재나 기술적 모멘텀에 힘입은 것으로 보이지만, 전반적인 시장 분위기 반전에는 미미한 영향을 미쳤다. 특히 이더리움 ETF는 비트코인 ETF의 순유출에도 불구하고 800만 달러의 순유입을 기록하며 긍정적인 흐름을 이어가고 있어 눈길을 끈다. 이는 이더리움 기반의 투자 상품에 대한 기관 투자자들의 꾸준한 관심을 보여주는 증거로 해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