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더, 4240만 달러 USDT 동결 소송…법적 권한 논란

암호화폐 시장에서 스테이블코인 발행사 테더(Tether)가 약 4,240만 달러(약 580억 원) 상당의 테더(USDT)를 법적 권한 없이 동결했다는 혐의로 뉴욕 연방 법원에 피소되었습니다. 이번 소송은 암호화폐 자산의 동결 및 몰수 과정에서 발행사의 역할과 법적 책임에 대한 중요한 논쟁을 불러일으키고 있습니다.
**소송 제기 배경 및 주장**
소송을 제기한 두 명의 태국 사업가, Nutthawat Rukthammachalern과 Natthawat Kasamvilas는 지난해 10월, 자신들이 보유하고 있던 USDT가 테더에 의해 동결되었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이들은 당시 법원 영장이나 법적 명령 없이, 단지 국토안보수사국(Homeland Security Investigations) 요원의 비공식적인 요청에 따라 테더가 해당 자산을 동결했다고 밝혔습니다. 해당 USDT는 이더리움 네트워크 상의 10개 주소에 분산되어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소장에 따르면, 테더는 법적 절차를 거치지 않고 이들 사업가의 계정이 포함된 이더리움 주소를 블랙리스트에 올렸습니다. 약 3개월이 지난 후에야 노스캐롤라이나 연방 치안 판사가 해당 토큰을 몰수하고, 대체 USDT를 발행하여 정부 통제 지갑으로 이전하라는 내용의 압류 영장을 발부했습니다. 그러나 원고 측은 이 영장이 과거의 동결 행위를 소급하여 승인하지 않았으며, 최종 몰수 판결 전에 원본 토큰을 소각하는 것을 허용하지도 않는다고 반박하고 있습니다. 즉, 테더의 조치가 영장 발부 이전에 이미 이루어졌으며, 이는 부당하다는 주장입니다.
원고 측 변호인단은 아직 이에 대한 즉각적인 논평을 내놓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이들은 테더가 USDT 스마트 계약의 관리 기능을 통해 다양한 네트워크에서 암호화폐 주소를 블랙리시트할 수 있는 권한을 가지고 있음을 인정하면서도, 이번 동결이 적법한 절차를 거치지 않았다고 강조하고 있습니다. 블랙리스트에 오른 토큰은 블록체인 상에서는 여전히 존재하지만, 전송이 불가능하며 테더는 해당 주소의 USDT를 소각할 수 있는 권한을 가지고 있습니다.
**테더의 입장 및 이전 사례**
테더는 그동안 자금 세탁, 테러 자금 조달 등 불법 활동에 연루된 자산을 동결하는 데 적극적인 역할을 해왔습니다. 지난 4월, 테더 CEO 파올로 아르도이노(Paolo Ardoino)는 “USDT는 불법 활동의 안전지대가 아니다”라며, “제재 대상 기업이나 범죄 네트워크와의 신뢰할 만한 연결고리가 확인되면 즉각적이고 단호하게 조치한다”고 강조한 바 있습니다. 또한, 테더는 현재 65개국 340개 이상의 법 집행 기관과 협력하고 있으며, 이를 통해 불법 활동과 관련된 44억 달러 이상의 자산을 동결하는 데 기여했다고 밝혔습니다.
이번 소송의 원고들은 자신들이 USDT를 2차 시장에서의 사업 거래를 통해 취득했으며, 테더 계좌를 개설한 적도 없고, 회사로부터 직접 토큰을 구매한 적도 없으며, 테더의 이용 약관에 동의한 적도 없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이는 테더가 일반적으로 불법 활동에 연루된 것으로 의심되는 자산을 동결하는 것과는 다른 상황임을 시사합니다.
**암호화폐 시장 및 규제 논의에 미칠 영향**
이번 소송은 암호화폐 시장에서 스테이블코인의 법적 지위와 발행사의 책임 범위에 대한 중요한 질문을 던집니다. 테더와 같은 스테이블코인 발행사는 종종 법 집행 기관의 요청에 따라 특정 주소의 자산을 동결하거나 소각하는 기능을 수행합니다. 이는 범죄 수익 환수나 제재 이행에 도움이 될 수 있지만, 동시에 자산의 자유로운 이동이라는 암호화폐 본연의 가치와 충돌할 수 있다는 지적도 있습니다.
특히, 이번 사건에서처럼 법원 명령이 아닌 '비공식적인 요청'에 의해 자산이 동결되고, 이후에야 법적 절차가 이루어진 경우, 이는 법치주의 원칙에 대한 도전으로 해석될 수 있습니다. 투자자들은 자신이 보유한 자산이 갑작스럽게 동결될 수 있다는 불안감을 느낄 수 있으며, 이는 스테이블코인 시장 전체의 신뢰도에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또한, 테더가 사용하는 '블랙리스트' 기능은 사용자들에게 투명하게 공개되고 명확한 기준에 따라 운영되어야 한다는 요구가 커지고 있습니다. 어떤 기준으로, 어떤 절차를 거쳐 자산 동결이 이루어지는지에 대한 명확성이 부족하다는 비판이 제기되어 왔습니다. 이번 소송은 이러한 투명성 및 절차적 정당성 확보의 필요성을 더욱 부각시키고 있습니다.
향후 재판 과정에서 법원은 테더가 가진 자산 동결 권한의 법적 근거, '비공식적인 요청'의 효력, 그리고 소급 적용의 가능성 등을 심도 있게 다룰 것으로 예상됩니다. 이번 판결은 암호화폐 시장의 규제 프레임워크를 구축하는 데 중요한 선례가 될 수 있으며, 스테이블코인 발행사의 책임과 의무에 대한 새로운 기준을 제시할 가능성도 있습니다.
테더 측은 아직 공식적인 입장을 밝히지 않았지만, 이번 소송 결과에 따라 스테이블코인 시장의 안정성과 투자자 보호 방안에 대한 논의가 더욱 활발해질 것으로 전망됩니다. 암호화폐 자산의 투명하고 안전한 관리를 위해 발행사, 규제 당국, 그리고 투자자 간의 긴밀한 협력이 요구되는 시점입니다.